e스포츠의 상징, 프로리그가 가진 의미와 과제
e스포츠 최대 축제로 불리우는 'SKY프로리그2006' 전기리그 결승전이 지난 29일 광안리를 뒤흔들며 막을 내렸다.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중을 모으며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프로리그, 그 열기는 이번 시즌 결승전에서도 식지 않았다. 이번 시즌 관람객 또한 경찰 집계로만 4만명으로, 실제 유동인구를 세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행사 직전에 폭우처럼 몰아쳤던 소나기는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아서게 만들었지만, 비가 그치자 또다시 인산인해를 방불케 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모여들어 e스포츠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상 프로리그가 이만큼 큰 인기를 몰고 올 수 있었던 것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의 연이은 대기업 창단 팀들의 분발이 컸다. 충분한 지원과 환경으로 기세가 등등했던 여러 창단 팀들의 강력함은 SK텔레콤이나 KTF 등 기존의 강팀에게 큰 위협이 됐다. 창단팀들과 기존 강호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했고, 따라서 마지막 주차까지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며 게이머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 아수라장을 거치고 살아남은 두 팀, SK텔레콤 T1과 MBC게임 히어로. 그야말로 '관록'과 '패기'의 대결이었으며, 도저히 질 수 없는 강력한 힘과 하늘을 찌르는 기세가 충돌하는 결승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최강자로 군림했던 SK텔레콤은 이번에도 치밀한 전략과 팀워크로 4:1로 MBC게임을 제압, 4연속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MBC게임의 돌풍은 지난 KTF를 4:0으로, 신흥 '라이벌' CJ를 4:2로 무찌르는 것으로 만족하며 사그러들어야 했으며, 많은 이들은 '이변은 없었다'고 이번 전기리그를 평가했다.
10만이 넘는 관중들과 환호성, 확실히 프로리그는 국내 e스포츠 최대의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전날 전야제 행사에서 럼블피시, 버즈, 캔 등의 인기 가수가 출연해 공연을 하는데도 단 5천명 정도의 관중이 동원된 것을 보면, 같은 장소에서 다음날 펼쳐진 프로리그 결승전의 4만명은 그야말로 e스포츠의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이렇게 프로리그가 정착하는 데는 약 7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해서 프로리그는 e스포츠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으며,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더욱 큰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e스포츠 관계자들은 프로리그 자체가 계속 '스타크래프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한계설을 꺼내놓고 있다. 더 발전하지 않으면 결국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 프로리그를 더욱 더 확대해서, '스타크래프트'를 포함해 최근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페셜 포스'나 '피파 온라인' 같은 게임과 더불어 하는, 진정한 e스포츠 최대의 행사로 거듭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다른 게임에 비해 엄청나게 포션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 정도긴 하지만, 단순히 매년 광안리에서 개최되는 행사로만 알려져서는 e스포츠의 진정한 상징성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안리 10만 관중 등 프로리그의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가 7년의 세월동안 정착해온 만큼 그러한 시스템을 새로운 e스포츠 종목에 접목시키고 보강해 보다 종합적이고 글로벌한 행사로 발돋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