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 대표, '고집스런 12년'

장인과 상인의 차이는 무얼까?

아마도 상인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념을 바꾸는데 인색하지 않다면 장인은 이익에 반하여 움직이지 않는 고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인정은 못 받고 있지만 게임업계에도 많은 장인들이 숨어있다. 지금도 그들은 주위의 시선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네오액트사의 김현민 대표도 바로 이런 장인같은 사람들과 같은 부류다.

김현민 대표가 처음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건 1995년. 그가 손댄 게임은 바로 공절의 히트작으로 지금도 종종 세간에 화제가 되는 '짱구는 못말려'였다. 하지만 그 이후로 김 대표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잖아요. 그래픽이라든가 시나리오에도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을 담다 보니 신기하게도 재미라는 요소하고는 멀어지더라구요. 재미없으니깐 그러니깐 당연히 소비자들에게는 외면 받았고요"

영화나 예술작품에는 작가의 심도있는 메세지가 재미라는 요소가 없어도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가는 반면에 게임이라는 분야는 재미라는 요소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무척 다가가기 힘들었다는게 그의 푸념이었다.

"처음 하고 싶었던건 영화 였거든요. 그런데 이게 좀 문제가 있더라고요. 영화의 디랙터가 꿈이었는데 거기 까지 가는데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요. 스텝부터 시작해서 10년? 아니 그 이상도 더 걸리죠. 하지만 게임은 어느 정도 기술을 공부하고 들어오자마자 직접 제작 하기 시작하잖아요. 그래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죠. 그러다가 나름대로 정신을 차리고 1999년에 네오액트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선택한 일은 우선은 먹고 사는 일이었다. 마침 삼성 소프트 맴버쉽 출신인지라 삼성과 여러 가지 아동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함께 하면서 어느 정도의 게임 개발 자금을 확보해 갔다. 그런 그가 준비한 자금으로 처음 게임을 개발한 게임이 바로 지금의 '포키포키'다.

"왜 자꾸 아동용 소프트 웨어와 게임을 만드냐고요? 사실 아직까지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저도 작가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깐 꾸밈이 없는 솔직한 시장을 찾게 됐어요. 그 시장이 바로 여성 아이들 시장인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김대표가 무조건 자신만의 고집을 극심할 정도로 이어가지는 않았다. 분명 게임이 '영화랑 비슷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차이가 있다' 라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려우고 복잡한 영화 좋죠. 나름대로 남는 것도 있고 그렇다고 그걸 매일 볼 수는 없잖아요? 게임은 매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결국 그런 그가 선택한건 재미있는 요소, 아니 파티 분위기 였다. 그래서 '포키포키'를 플레이 하는 게이머들을 보면 마치 파티를 즐기는 분위기다. 분명 서로 경쟁을 하면서 게임은 즐기는데 승패와 상관없이 웃고 떠든다.

"처음 실력이 없어서 상대편에게 지더라도 승자보다 보상이 더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져도 즐겁고 이겨도 즐겁고 그런 거죠. 게임이라는게 화를 내거나 머리를 쓸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게임을 하는 시간동안 만큼은 모든걸 잊고 즐겁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가 제 지론입니다"

그래서일지는 몰라도 김현민 대표가 이끄는 네오액트의 표어는 easy and fun이다. 쉽고 즐겁게, 그의 신념처럼 그와 그의 군단이 만든 게임은 쉽고 재미있다. 항상 즐겁게 게임만 만들고 싶다는 김현민 대표, 장난스럽게 웃는 그의 얼굴에는 부드럽지만 고집 센 장인의 모습이 잠시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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