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용 게임으로 본다면 손색이 없다...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사실 게임은 "뭔가 재미있는 것 좀 없을까?" 라는 지극히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일종의 놀이다. 그런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결국 게임은 재미있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되는데, 그렇다면 재미란 것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는 수많은 정답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느끼는 재미란 것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단 한 개의 정답만이 존재할 순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많은 정답들 중에서도 분명 모범 답안은 있다. 그 모범 답안이란 과연 무엇일까. 지금부터 리뷰를 시작할 187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187)'는 바로 그 모범 답안과도 같은 게임이다.

적당한 그래픽
187의 그래픽 수준은 솔직히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만 놓고 따져본다면 타 게임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나 게임의 컨셉이 약간 다르다고는 하나 187도 어찌됐든 간에 넓은 의미에선 레이싱 장르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임이다 보니 실사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그래픽 수준을 자랑하는 타 레이싱 게임들과 그래픽 수준 면에서 솔직히 비교가 많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187은 지금까지의 레이싱 게임과는 조금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단순히 눈에 보이는 그래픽만 가지고 다른 레이싱 게임들과 비교하기에는 사실 좀 무리가 있다. 순수하게 누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가를 겨루는 레이싱 게임과는 달리 187은 거기에 총격전이란 공격적인 요소를 한 가지 더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레이싱 게임에서 시각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배경 그래픽과 자동차 모델링 외에도 자동차를 타고 추격하면서 벌이는 총격전이 얼마나 게임 속에서 잘 표현되어지고 있는가를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따져볼 때 187은 일단 합격점이다. 적의 총격을 받았을 때 피해에 따른 차량 파손 표현도 적당한 선에서 단계별로 제대로 이루어져 있고, 총격전을 표현하고 있는 다양한 그래픽 효과도 봐줄 만 하다. 또한 맵 여기저기에 배치되어 있는 기름통과 같은 배경 오브젝트들이 잘못해서 부딪히면 폭발한다는 식으로 플레이어를 비롯한 NPC 차량들과 훌륭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덕분에 이를 이용하면 플레이어의 차로 적의 차를 들이 받아 기름통 쪽으로 몰아 넣어버린다는 식의 악랄한 전략(?)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187 만의 재미를 좀 더 살려주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요소들이 없었더라면 187의 그래픽 수준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필자는 주저하지 않고 시대에 뒤쳐진 눈이 피곤해지는 그래픽이라고 했을 것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요소들이 187만의 게임 컨셉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기 때문에 게임의 컨셉과 들어맞아 그냥 그럭저럭 봐주면서 게임을 즐기기에는 별 무리가 없는 그래픽이란 의미를 담아 적당한 그래픽이란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다. 머리 속에서 비판적인 사고 능력 스위치를 잠시 내리고 좋은 면만 바라본다면 좀 더 좋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전체적인 그래픽 수준이 타 게임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 이상 표현 수위를 올리면 아무래도 당신 돈 받은 거 아니냐는 식의 거센 비난 여론이 일 것 같아서 적당하다는 표현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표현은 도저히 무서워서 못 하겠으니까 나머진 직접 해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187의 주인공 Buck!!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물살을 가르며 질주!!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인정 사정 볼 것 없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나한테 까불면 이렇게 된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완전히 망가져버린 자동차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폭발…!!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무서운 금발의 아가씨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 동네 아가씨들은 다 왜 이래!!

---|---

사운드는 수준급
사운드는 박수 한 번 쳐 줄만 하다. 갱스터들 간의 암투를 주 스토리 소재로 삼고 있는 본 게임에 딱 들어맞는 음울하면서도 강한 비트의 배경 음악은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고, 187 만의 화끈한 자동차 총격전을 좀 더 박진감 있게 만들어주는 실감나는 효과음도 게임의 질을 한층 올려주고 있다. 또한 실제 갱스터들이 사용하는지는 아직까지 필자가 한반도를 떠나 본 일이 없어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어쩐지 모르게 실제로 사용할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다양한 영어 욕설과 은어들을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들려주는 성우의 실감나는 목소리 연기도 아주 감칠맛 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까지 잘 만들어져 있으니 어디를 책 잡아 어떻게 욕을 할 것이란 말이오. 그렇기에 187 의 많은 부분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분명 사운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아마도 직접 플레이 해본다면 사운드 부분만큼은 다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칭찬하게 될 것이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화끈한 액션…!!
서두에 썼듯이 187 은 재미란 것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란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187 이 게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재미는 이미 다들 예상하고 있겠지만, 바로 화끈한 액션이다.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것도 모자라 적에게 마구 총질까지 해대는 게임이니 어디 오죽하랴. 이러한 재미는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들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파괴적인 본성을 자극하는 지극히 원초적인 재미로써 흔히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화끈한 재미란 식으로 표현하곤 한다. 이게 모범 답안인 이유는 이러한 재미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게임을 포함한 수많은 매체에서 지겨울 정도로 반복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재미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나게 때려부수면서 화끈하게 터뜨리고 마지막에는 멋지게 마무리 짓는 게 바로 이러한 재미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공식이자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범 답안답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재미는 확실히 대다수의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현실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재미를 통해서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기운을 차리니까 참으로 좋은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뿐이다. 사람의 본성에 근간한 원초적인 재미이기에 남는 것도 원초적인 것에 불과하고 그 재미가 지속되는 기간 또한 대단히 짧다.
처음 187을 즐길 땐 자동차를 타고 도심 한 가운데를 질주하면서 무차별로 적에게 총격을 가하는 화끈한 재미에 푹 빠져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스테이지가 하나 둘씩 계속 반복되어 간다. 그리고 이제 셋 넷씩 반복되어 가고, 그 다음에는 다섯 여섯씩 반복되어 가고…… 그래, 그렇게 끝이 없다. 사람이 배가 고플 때는 간절히 무엇인가를 먹길 원하지만 따뜻한 한 끼 밥을 먹고 나면 언제 배가 고팠냐는 듯이 금새 돌아서는 것처럼 이러한 재미 또한 마찬가지다. 뭔가 화끈하게 재미있는 것 좀 없을까 하고 애타게 찾다가도 막상 화끈한 재미의 도가니탕에 빠져들게 되면 금새 지겨워져 버린다. 이게 바로 이러한 재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에 근간하고 있는 재미이기에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지만, 너무나도 단순하기에 또 금새 질려버리고 만다는 것. 결국 모범 답안이기에 누구나 수긍은 하지만 그렇기에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식상해서 거부감이 든다는 뜻이다.
다행히도 187 은 다양한 스테이지와 무기를 통해서 이러한 단점을 조금이나마 메우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대다수의 스테이지가 적의 차량을 때려부수면서 레이스에서 1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긴 하지만, 몇몇 개의 스테이지는 아군 차량을 호위하거나 경찰을 피해 달아나야 한다는 식으로 전혀 다른 스테이지 목표를 제공하고 있어서 그나마 식상함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 가능한 무기 또한 일반 권총에서부터 기관총, 샷 건, 화염병 등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범 답안의 숙명이란 것은 쉽게 피해갈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의 중반쯤에 이르면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할 것이며, 결국에는 그저 지겨워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다소 연장해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단순히 게임의 재미란 측면만 놓고 본다면 187은 분명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화끈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괜찮은 게임이다. 수작이라고 표현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화끈한 재미는 그럭저럭 잘 살려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저 그러한 재미가 지속되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 문제가 될 뿐이다. 재미란 것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서두에 썼던 것처럼 필자에게 있어서 187의 재미란 이처럼 짧디 짧은 하루살이 같은 것이었지만, 다른 어떤 이에게는 187의 모범 답안 같은 재미가 언제까지고 계속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섣부른 판단은 내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시대는 이제 모범 답안이 아니라 오답이라 할지라도 자기만의 생각이 담긴 이른바 개성이란 것을 원한다는 점, 이 말만큼은 꼭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아군 차량을 호위하는 미션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라!!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하지만 갱스터의 운명이란 어차피 이런 것?!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번엔 어떤 자동차를 타 볼까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다양한 스테이지, 하지만 다 거기서 거기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쏴대기만 할 텐가

---|---

달리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다!!
재미있거나 말거나!! 돈 주고 사거나 말거나!! … 모든 건 이제 유저들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 있다. 187은 어찌 됐든 그럭저럭 괜찮은 게임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저 원초적인 재미에 근간하고 있다 보니 빨리 질릴 가능성이 다른 게임에 비해 높다는 게 단점일 뿐이다. 이쯤 되면 다들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을 것이다. "접대용" …그렇다!! 187은 확실히 혼자서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집으로 찾아온 손님과 함께 한 때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즐기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게임이다. 2인 플레이도 지원하고 있고,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금새 익숙해질 수 있을 정도로 키 조작도 쉬운 편에 속하기 때문에 접대용 게임으로 본다면 정말 손색이 없다. 또한 둘이서 한 명은 차량 운전, 한 명은 사격으로 임무를 나눠서 함께 즐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친구와 둘이서 힘을 합쳐 한 번 도심을 마구 휘저어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한다는 가정 하에 재평가를 한다면 187은 평가를 한 두 단계쯤은 올려줄 수 있을 정도로 접대용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게임이니까 유저들이 이 점 감안하여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접대용으로 구입하기에는 다소 기회비용이 높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뭐 그거야 사람마다 다르니까 이제부턴 진짜로 알아서 선택하고 알아서 책임지자. 달리거나 죽거나!! 재미있거나 말거나!! 지르거나 말거나!! 유후~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비록 영어지만 자세한 게임 설명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달리거나 죽거나!!

---|---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