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시리즈라고 얕보지 마라!

심플2000시리즈 - THE 지구방위군 2 -
D3 퍼블리셔가 개발하고 있는 심플시리즈는 이름에 걸맞게 실험적이면서도 간단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100편이상 발매됐고 장르도 액션, 어드벤처, 퍼즐, 슈팅 등 매우 다양하다. 일본에서 보통 게임소프트는 6~7000엔대인데 심플2000시리즈의 가격은 2000엔!! 뭐 퀄리티야 보장할 순 없지만 부담 없이 싼 맛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에 지금까지 판매량이 시리즈 통합 수천만 장을 넘어선다. 심플시리즈는 국내에서도 AK(Amusement Korea)덕분에 얼마 전부터 1만9000원이란 저렴한 가격에 정식발매되고 있다. 지금 소개할 게임은 그 중에서도 지구방위군 2로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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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느려질 거라면 표현하고 싶은 만큼 표현해 보자!
필자가 지구방위군 2의 게임화면을 처음 봤을 때는 "어쭈, 제법인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출하게 뛰어난 그래픽은 아니지만 가격을 감안했을 때 매우 준수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아니 솔직히 말해 가격이상의 퀄리티를 뽐내고 있었다)적으로 등장하는 거미나 개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작은 존재가 아닌 지구를 침략하러 온 거대생물체이기에 주인공에 비하면 수배~수십 배는 큰 녀석들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별다른 장비도 없이 총만 들고 괴물과 맞서야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모델링이 많이 어설프다면 흉측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위압감마저 느낄 수 없게 되는데 지구방위군 2의 거대개미나 거미의 모델링은 매우 준수한 편이라 그 녀석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거미의 북실북실하게 털로 뒤덮인 8개의 다리와 거대한 눈 등 진짜 괴물 같은 모습을 실감나게 볼 수 있다.(특히 빌딩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거미줄을 멀리서 쭈욱 내뱉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덕분에 일반인이 가진 벌레에 대한 혐오감을 자극해 굳이 클리어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벌레 자체를 쓰러뜨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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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위에서 열거한 적들이 한 둘이 아니라 화면전체를 뒤덮는 데에 있다. 거대 생물체가 도시 곳곳에 퍼져 돌아다니고 있다! 그야말로 지구의 위기이며 지구방위군이 활약할 최고의 무대가 아닌가! 하지만 여기서 문제점이 하나 있다. 많은 물량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그에 맞게 게임을 최적화 시키지 못하면 소위 말하는 느려짐, 프레임저하가 발생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우려는 지구방위군 2에 그대로 적중해 게임하는 내내 프레임저하 현상이 지속된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에 마이너스 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프레임저하를 걱정하여 개체수나 맵의 크기를 줄였다면 정말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됐을 지구방위군이지만 심플2000시리즈의 실험정신 덕분인지 그에 개의치 않으며 화면을 꽉 채우는 개체수로 플레이어를 압도해 싼 가격에 별 기대도 하지 않고 구입했던 게임에서 거대한 스케일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어떻게 보면 프레임저하 현상이 기술적인 한계가 아니라 지구 위기의 순간을 잘 표현하기 위한 연출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의 느려짐은 장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몰입하면서 즐길 수 있다는 데에 필자 스스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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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수도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그래픽도 그래픽이지만 어째서 이 게임이 심플 시리즈인지 반문하게 된 또 한 가지 이유는 총71개에 달하는 미션들 때문이다. 요즘 출시되는 게임들은 RPG가 아닌 이상 10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게임은 1만9000원짜리 게임이면서도 노멀모드를 기준으로 약 20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자랑한다. 지구를 침략하려 하는 외계생명체와의 대립을 다루고 있는 만큼 맵 상의 모든 적을 소탕한다는 것으로 일관된 미션이긴 하나 도시, 해안, 들판, 동굴, 지하도 등 다양한 맵을 준비해 최대한 지루함을 덜어주려 한 모습이 보인다. 심플의 한계인지 미션 71개에 1:1 대응함수가 성립되진 않지만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다. 여담이지만 심플시리즈의 무서운 점은 바로 이런 점이다. 뭐 애초에 4~5만원인 게임이 미션 71개에 각각 새로운 맵을 사용하는 것도 드물긴 하지만 심플시리즈는 이런 불만이 있어도 애초에 가격이 싸서 부담이 없다보니 "심플인데 뭐..."하면서 그냥 넘기게 되는 것이다.(애초부터 기대치가 낮은 것이 이런 장점으로 작용할 줄이야)맵이 좀 많이 중복된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미션을 진행하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적들이 식상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니 지루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혹시나 71개의 미션을 모두 클리어하고도 성에 차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난이도를 올려서 도전해보라! 제작진은 최고난이도의 경우 전 세계에서 1~3인 정도가 클리어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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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은 심플하구나!
지구방위군 2의 조작은 노멀모드와 테크니컬모드로 나누어져 있으며 노멀모드의 조작은 굉장히 간단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방향키를 이용해 캐릭터를 이동시키며 R1과 R2버튼으로 좌우 수평이동, 네모로 사격, 동그라미로 무기교체를 할 수 있다.(방향키로 X버튼을 조합하여 점프나 긴급회피도 사용가능)캐릭터를 움직이면 그에 맞춰 앞에 있는 적을 자동으로 록온하기 때문에 사격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손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노멀모드는 지상에 있는 적이야 별 무리 없지만 공중에 있는 적을 록온할 때는 공중과 지상의 적을 번갈아가면서 자동록온 하기 때문에 시점이 많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다. 자동인 만큼 어느 정도의 핸디캡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걸로 조작이 형편없다고 생각하기엔 아직 이르다. 테크니컬 조작으로 플레이할 경우는 R3스틱으로 조준점을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시점변경이나 공중의 적을 록온하기 힘든 문제는 사라진다. 대신 자동이 아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적을 록온하는 데에 약한 모습을 보이니 어떤 조작을 택할지는 플레이어가 선택하기 나름이다.(필자는 테크니컬 조작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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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우주방위군과 다양한 무기
심플시리즈 중에서도 그 게임성을 인정받아 후속편이 등장한 만큼 전작의 보병은 물론이요, 페일윙이라는 신규 대원도 추가됐다. 페일윙은 보병과는 다르게 X버튼으로 점프가 아닌 비행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무작정 날아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에너지 게이지가 있어 에너지 조절을 잘 하면 보병을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스피디함과 활공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대원들이 외계생명체로부터 지구를 지키는데 큰 힘이 될 무기들이 100가지 넘게 준비돼 있고 무기의 특성 또한 세분화돼 있어서 스테이지에 알맞은 무기를 찾아 공략&수집하는 재미가 잘 살아 있다.(적을 쓰러뜨리면 나오는 웨폰 아이템을 입수하면 다음 스테이지부터 장비무기 변경 메뉴를 통해 간단하게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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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심심하지 않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배경음악은 없었지만 각종효과와 음성이 게임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미션을 시작하면 작전상황실에서 오퍼레이터가 긴박한 목소리로 전장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이 현실감을 더한다. 그리고 정말 거대한 생물이군, 쏴도 쏴도 끝이 없어!!, 오지마~ 오지마!!, 우아아악!!! 무전을 통해 들리며 지구방위군이 쏘아대는 총탄에 맞고 쓰러지는 괴물들의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 건물이나 우주선이 파괴될 때 발생하는 굉음 등 사운드의 인상은 강렬하며 지구를 지켜야 하는 비장감까지 느끼게 해준다.(수많은 무전이 오고 가지만 아군은 보지 못했다... 어디서 싸우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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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 성능이 이만큼 좋은 게임을 찾아보긴 힘들다
질보다 양 혹은 양보다 질, 이것은 얼핏 보면 '양' 혹은 '질'을 포인트로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가격, 즉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가 제일 중요한 문제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는데 가진 돈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위와 같은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구방위군 2는 일반 게임가의 1/3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어서 부담은 적고 그 가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매우 크니 질보다 양, 양보다 질을 고민할 필요없이 두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된다.(취향차이로 실망하더라도 들인 돈이 적어서 위안도 되고~)필자는 심플시리즈라면 "재미도 없는 게임이니 가격이라도 싸게 책정하여 많이 팔아보자, 그까짓 거 대충 만들어서 싸게 팔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게임인줄 알고 있었는데 지구방위대 2를 플레이 해본 다음에는 "이게 심플이야?!! 이런 게임을 1만9천원에 즐길 수 있다니"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것을 입증하듯 XBOX360으로 발매되는 지구방위군 3편은 심플 시리즈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가격(?)으로 발매될 것이라고 하니 지구방위군의 재미는 검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전혀 팔리지 않는 게임이라면 애초 이런 계획은 불가능하지 않는가?)필자가 고작 1만9천원에 B급게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게임을 두고 왜 이리도 권하는지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면... 당장 게임샵으로 달려가 필자와 함께 지구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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