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드라마 같은 게임, ‘풍림화산’
'나이트 온라인' '열혈강호 온라인' '영웅 온라인' 등 제작한 것마다 연이어 성공시키며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명가로 떠오른 엠게임. 이 엠게임이 2006년 새로운 도약을 선포하며 새로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2종을 내놓았다. 뮤지컬 같은 이색 홍보 영상으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은 '홀릭'과 애니메이션 같은 색다른 그래픽으로 무장한 오리엔탈 판타지 '풍림화산'이 그 주인공이다. 요즘 워낙 많은 게임이 등장하고 있어 하나의 게임에만 집중해도 성공하기 힘든 시기인데 다른 장르가 아닌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2종을 같이 내놓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모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풍림화산'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훈 개발실장은 두 게임이 게임성도 다르고, 오랫동안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개발에 매진해 온 엠게임이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 왜 풍림화산인가?
'풍림화산'은 원래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말로 군사를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날쌔게 하고, 나아가지 않을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있고, 적을 치고 빼앗을 때는 불이 번지듯이 맹렬하게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故其疾如風, 其徐如林, 侵掠如火, 不動如山)
이동훈 실장은 '풍림화산'이라는 뜻이 게임의 성격에 잘 어울리며, 어감도 굉장히 좋아 이 제목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풍림화산'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제목으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풍, 림, 화, 산 네글자에 맞게 성격이 부여된 4명의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등 제목과 게임성을 연결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보통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서는 캐릭터가 게이머의 분신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이름이나 성격을 부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풍림화산에서는 캐릭터에 이름과 성격을 부여하고, 그 성격에 맞는 한가지 계열의 무기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별로 스토리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그 캐릭터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결국, '풍림화산'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것 자체가 이동훈 실장에게는 커다란 도전이 된 것이다.
* 무협이 아니라 오리엔탈 로드 무비 판타지다
"무협이라면 무조건 중국(중화풍)을 생각하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요즘 서양 판타지와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무협을 많이 선택하는데 이렇게 무협 게임이 많이 등장하면서 무협 자체도 소재가 점점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죠"
'풍림화산'이 오리엔탈 로드 무비 판타지라는 독특한 장르명을 가지고 선보이게 된 것은 이동훈 실장의 이러한 생각 때문이다. 기존 무협 게임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를 완전히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협이라는 단어가 가진 고정관념을 없애고 동양 문화 전체를 게임에 담기 위해 오리엔탈 판타지라는 더 큰 목표를 선택한 것.
이동훈 실장은 이러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각 계열 캐릭터의 뚜렷한 개성을 내세워 게이머가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이 아니라 주인공으로서 게임을 즐겨나가는 형식으로 게임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동훈 실장은 "기존의 무협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풍림화산'만의 요소를 더해 신비롭고 다양한 동양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며 "'풍림화산'은 주인공이 길동무를 만나고, 믿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모험을 떠나며 겪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 로드 무비 같은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을 위해 엄청난 수의 퀘스트로 게임을 도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퀘스트가 스토리적인 재미를 주는데 효과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게이머들이 퀘스트에 치여 다른 것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훈 실장은 "퀘스트는 수보다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드라마를 보면 뻔한 시나리오라고 해도 분위기, 대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시청자를 감동시키는 것처럼 완성도 높은 퀘스트와 여러 시스템들을 잘 조화해 게이머들을 감동시키겠다"고 말했다.
* 애니메이션 같은 역동적인 게임
"보통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은 귀여운 느낌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가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선택한 이유는 보다 역동적이고 화려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픽 얘기가 나오자 이동훈 실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요즘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선택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풍림화산'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냈기 때문.
이동훈 실장은 "깊게 파고 들 수 있는 스토리와 진지한 내용, 때로는 해학적이기도 한 내용을 다루려면 그래픽도 진지하고 가볍지 않은 설정이 필요했다"며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이지만 아이들 보다는 성인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전투 역시 굉장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대전 게임처럼 상대를 공중으로 띄워서 공중콤보를 먹인다거나 공중전을 벌이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 아직은 준비 단계
현재 '풍림화산'은 2차 오리지널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리지널 테스트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 이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알파 테스트 개념으로 이번 오리지널 테스트가 끝나면 곧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동훈 실장은 "이번 2차 오리지널 테스트에서 4종류의 캐릭터를 모두 공개하고 그래픽 개선 작업과 퀘스트 시스템을 일부 선보였지만 이것만으로 '풍림화산'이 어떤 게임이라고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더 많이 수렴해 게이머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풍림화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직 오리지널 테스트인 만큼 그래픽 이외에는 다른 게임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요소를 찾기 힘든 상태이지만 이동훈 실장의 머리 속에 있는 '풍림화산'은 무협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더욱 멋지게 변할 '풍림화산'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