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센, '마니아를 버리고 대중성과 타협하다'
게임은 흔히 두 가지 형태로 제작된다. 게임을 잘 알고 게임을 심도 있게 즐기는 마니아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마니악한 게임과 간단하고 심플한 조작덕분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라이트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캐주얼 게임이 그것.
이중에서 마니아한 게임들은 라이트 게임에 비해 방대한 스토리와 심오한 게임성, 높은 자유도 등 다양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조작이나 플레이 방식 등이 어려워 웬만큼 게임을 즐긴 게이머들이 아니라면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라면 캐주얼 게임 보다는 심도있는 마니악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 강한 편인데 '그라센'을 개발한 위플라이 엔터테인먼트도 이런 개발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회사 중 하나였다.
덕분에 그동안 만들어온 '오더 온라인'은 상당히 마니악한 게임이 되어 버렸다. 모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알다시피 너무 마니악한 게임은 결국 흥행에는 실패하는법 '오더 온라인' 역시 너무 마니악한 탓에 대중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런 쓰라린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법! 최근 위플라이 엔터테인먼트는 과거의 '오더 온라인'을 새롭게 재구성해 '그라센'이라는 이름으로 바꾼뒤 MMORPG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물론 기존의 '오더온라인'에서도 칭찬을 받았던 신선한 방식인 5명을 가지고 진행하는 방식은 그대로 살렸고 다만 그동안 문제가 되던 높은 난이도와 어려운 게임성을 대폭 완화해서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대폭 수정해서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게임동아는 곧 있을 프리오픈 베타를 앞둔 '그라센'의 개발자들(천영호 개발실장, 김창현 운영이사, 정윤철 마케팅 팀장)을 만나 대중성을 강화한 '그라센'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예전 '그라센'은 게임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았고, 외형적으로도 부족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게임성은 게이머들에게 쥐약이었죠.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픽 엔진을 대폭 개량했으며, 게이머들이 쉽게 게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말, 편의 기능들을 추가했습니다"
한 번의 실패는 개발자들에게 독이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이 되었다고 말하는 천영호 개발실장. 그는 이런 실패에 대한 경험이 게임을 더욱 대중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고, 개발팀이 게임에 대해 좀 더 고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곧 프리 오픈 베타를 '그라센'은 도움말 기능, 튜토리얼 등 다양한 편의 기능 외에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많은 콘텐츠를 게임 속에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게임을 대중적으로 한다고 해서 마니아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없는 건 아닙니다. 저희 쪽에서는 게임을 즐기면 즐길수록 마니아한 요소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획했고 개발 했습니다. 특히 타 게임의 길드전과 흡사한 점령전이나 2개의 종족이 서로를 사냥하는 대규모 종족전들은 한두 명의 게이머가 모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레벨은 캐릭터들이 다수 모여야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이미 점령전에 대한 테스트는 거의 끝났다고 말하는 김창현 운영이사는 '그라센'이 최대 5명의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점이 대규모 전투에서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개된 5개의 직업을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기사단 스킬이 다르며, 그 조합들이 어떻게 파티나 길드를 이루는 것에 따라 대규모 전투의 전략마저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5명의 기사단을 조정하면 각 캐릭터의 개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무기나 아이템의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를 인첸트해 능력을 향상 시키고, 이 캐릭터를 다른 게이머들과 교환할 수 있다. 특히 쓸모없는 캐릭터들을 합체 시켜 한 개의 새로운 캐릭터로 만드는 것도 가능해 외모는 비슷해서 성능 면에서는 차이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점도 '그라센'만의 특징이라고 김이사는 말했다.
'저희는 '그라센' 게임의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했습니다. 길드 상태에서 플레이할 경우 추가적인 경험치를 받거나 적립된 게임 머니를 로또처럼 한명에게 몰아주는 시스템, 파티를 하면 보너스 경험치를 받을 수 있는 등 다른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면 즐길수록 더 빨리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는 '그라센'이지만 콘텐츠적인 면에서도 많은 추가가 있다고 설명하는 정윤철 마케팅 팀장은 커뮤니티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 외에도 파티가 아니면 잡을 수 없는 네임드 몬스터, 다수의 파티 요원이 없으면 잡을 수 없는 커다란 레이드 몬스터 등도 대량 추가해 사냥의 재미와 파티를 재미를 살렸으며, 시시각각 열리는 점령전을 통해 길드간의 우열을 가릴 수 있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초보자들을 배려하고 다수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 게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개빌팀의 배려이기도 하다.
"제가 실제로 웬만한 게임들을 전부 즐기다보니 마니아 성향이 강한 게임에 대한 고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이 개발하시는 분들이 보여주시는 대중성과 타협해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 시간을 플레이해서 재미를 모두 주는 게임성보다는 차근차근 즐기다보면 오래 우려낼수록 맛있는 설렁탕 같은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곧 프리오픈을 실시하는 '그라센'을 경험하는 게이머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은 천실장은 자신이 대중성을 더 강화한 만큼 더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길 원했다. 마니아성과 대중성, 그 중점을 찾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그라센'이 많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