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는 아이들 '금지'보다는 '조절'
"너 또 게임하니? 공부는 언제 하려고. 당장 꺼라"
어린 아이들의 게임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모님들의 주름살 또한 같이 늘어가고 있다.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정작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게임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더구나 매일 일 때문에 집을 비우게 되는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 게임에 열중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최근 이런 부모들의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이 하나 출간됐다. 일간스포츠에서 게임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박명기 기자가 쓴 '우리 아이, 책 읽는 습관을 길러준 책뚜껑 편지'(상상공방ㆍ8500원)가 그 주인공.

이 책은 저자가 딸 세연이가 취학 이전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책을 사주면서 책 안쪽 표지에 썼던 편지와 책 소개를 담은 책으로 딸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고심한 아버지의 애정이 담겨 있다.
"야근과 술자리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 정도 집에 못들어갔으니 정말 불량 아빠였죠. 그래서 딸과 대화할 방법을 찾다가 가족회의를 통해 매달 15일에 책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이 된 세연이는 원래부터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등의 게임도 많이 즐기는 아이였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친구들이 주로 즐기는 게임을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된 것. 하지만 아버지와 책을 통해 나누는 비밀 대화 덕분에 게임보다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됐다. 아이들이 많이 읽는 해리포터 시리즈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기 힘든 반지의 제왕을 초등학교 때 다 읽었을 정도다.

"세연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잘 통했는데 둘째 현진이는 게임하고 만화만 좋아해서 큰일이네요. 하지만 억지로 게임을 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게 막는다고 막아지나요. 허허"
박명기 기자는 게임을 하는 것을 억지로 막는 것은 아이들의 반발심만 키울 뿐이라며,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 다음 남는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은 말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는 금지보다는 대화를 통한 조절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로 세연이는 책 읽는 습관을 통해 자기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 필독 도서를 많이 읽었기 때문에 수업을 들을 때도 자신감이 생기고, 사고의 폭도 넓어졌다. 게임과 만화는 다른 사람이 상상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책은 읽는 사람이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일 때문에 여전히 불량 아빠지만 아이들 줄 책을 고를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 매달 15일이면 불량 아빠의 중죄에 면죄부를 받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아빠도 딸도 매일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박명기 기자 가족만의 비밀스런 행사일인 '15일'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만약 집에 게임을 지나치게 하는 아이가 있다면 박명기 기자의 말처럼 무조건 뭐라고 하기 보다는 대화를 통해 자기 스스로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게 훨씬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애정어린 편지가 담긴 책을 같이 준다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