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게임의 멀티유즈, 성공하는 방법은 없을까?

게임제작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영화 못지않은 연출과 그래픽을 보유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면서 영화도 실제와 같은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게임도 그 영화 속 그래픽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영상을 중요시하는 두 매체 간에 쓰이는 그래픽 퀄리티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시절이 점점 오고 있는 즈음, 그래서 두 개의 매체는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이름으로 점점 더 융합해가고 있는 듯하다. 한 개의 콘텐츠를 이용해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는 이 방식은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영화,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가고 있다.


이중에서 영화 출시와 동시에 게임을 출시하는 방식은 최근 가장 보편화 된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 중 하나로 워너브라더스社의 매트릭스나 판타지 소설로도 유명한 반지의 제왕, 액션 히어로 스파이더맨, 수퍼맨 등이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영화를 소재로 한 많은 게임들이 영화의 평가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마는 것이 현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들은 오히려 만화 보다 더 세밀한 표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반해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들은 영화의 스토리나 캐릭터성 등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의 경우인 게임을 영화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영화들이 흥행 참패의 쓴잔만 마시고 있다.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이 두 분야가 연거푸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원소스 멀티유즈 사업, 특히 영화와 게임의 그 기묘한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게임을 영화로.. 벗어날 수 없는 단조로움

게임을 소재로 영화화하려는 시도는 80~90년대 과거에도 아이들 대상의 영화에서 간간히 시도되곤 했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등장했던 게임들은 '수퍼 마리오' 같이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걸 기본으로 제작한 영화 역시 단조롭고 획일화된 영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영화가 가진 1시간 이상의 러닝 타임을 메울 수 없는 단조로운 이야기들은 결국 '스트리트 파이터' '모탈 컴뱃' 같은 별 내용 없이 액션 신으로 시간을 때우는 영화들이 등장하게 했다.


그러나 90년 중반부터는 이러한 단조로움을 탈피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발달 및 하드웨어 등의 발전은 좀 더 사실적인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했으며, 그런 시도는 게임의 스토리, 질, 게임성의 다양한 발전을 이루게 했다. 한 마디로 게임의 스토리나 오락성이 영화가 가진 그것을 능가할 만한 상황까지 왔으며, 게임의 콘텐츠를 충분히 영화가 소화를 시킬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캡콤에서 제작한 '바이오해저드'를 영화화 시킨 '레지던트 이블'(2002년)이다. 좀비를 피해 생존해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게임의 마니아들에게도 참신한 재미를 선사했으며, 게임을 즐기지 않은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한 인식의 확대 및 오락성을 제공했다. 게임이라는 소재는 대중적이라는 요소가 제한하고 있는 마니악한 장르를 대중화 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증명한 셈이다. 이후 Id社의 FPS 게임 둠을 소재로 한 영화 둠과 최근 개봉한 '사일런트 힐' 'DOA' 등도 이런 시장적 분위기에 맞춰 등장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계속적인 실패를 겪고 있는 상황은 왜?

영화를 게임으로, 게임을 영화로 제작할 때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명성과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 영화나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을 쉽게 타켓층으로 흡수할 수 있고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때도 좀 더 손쉽게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국내에 영화보다 먼저 등장한 '반지의 제왕' 게임 시리즈 같은 경우는 5만장 정도 판매되는 등의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으며, 최근 개봉한 'DOA' 영화 역시 동명의 대전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를 알고 있는 팬들에게 어필하면서 관객몰이를 하는데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장점에 비해 단점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먼저 영화를 게임화 시킨 작품은 영화를 보는 것보다 먼저 그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딱히 다른 장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영화의 스토리와 게임의 스토리가 비슷하고 게이머는 단지 정해진 영화의 스토리에 맞춰 게임을 진행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을 미리 만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반감 시키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반대로 게임을 영화화 시키는 것은 게임에서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상황을 접할 수 있다는 점과 가상의 캐릭터가 현실의 배우들에 의해 재탄생되는 점 덕분에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작품들이 캐릭터만 영화에 사용하고 스토리나 다른 요소들은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제작되는 것 때문에 영화를 보러온 게이머들에게는 실망을, 영화 팬들에게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꼬이는 듯한 엉성한 스토리에 좌절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전 세계 1000만장 이상 팔았지만 영화 흥행에 대 참패한 '파이널 판타지'나 세가의 건슈팅 게임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영화화 시킨 동명의 작품 등을 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영화나 게임에 대한 관객, 또는 팬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 실망으로 돌아오는 것도 있겠지만 이런 명성만 믿고 대충 만드는 개발사에도 책임이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비용. 라이센스 문제나 흥행 이후 런닝 개런티 같은 경우도 영화 제작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영화의 출시와 진행 소재의 제한 때문에 폭넓은 게임을 제작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 장르의 다양화, 명성 빌릴 생각 버려야

이런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이 두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이 둘의 공통의 문제인 '제한'이라는 요소를 버린다면 이 두 사업의 활로도 찾을 수 있다. 영화를 게임화 시키면서 생기는 소재, 스토리의 제한적인 부분을 없앤다면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도 영화와 다른 재미를 제공해줄 수 있다. EA에서 출시한 '반지의 제왕 : 중간계 전투'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은 영화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게이머는 로한, 곤도르, 아이센가르드, 모르도르 등의 4진영을 선택해 각각 영화에 맞는 스토리라인을 즐기거나 영화와 전혀 다르 이야기를 경험할 수도 있다. 특히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되어 있어 손쉽게 영화의 대규모 전투를 볼 수 있으며, 영화에서 등장한 친숙한 영웅과 병사, 몬스터 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작의 팬들은 물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 최근 Xbox360용으로 출시된 '수퍼맨 리턴즈' 역시 영화를 게임화 시킨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원작에서 등장한 수 있는 전투는 물론, 도시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찾아내 도와주는 등 영화 속 영웅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대로 게임을 영화화 시킨 작품으로는 호러 무비 마니아들에게 큰 호평을 받는 '사일런트 힐'이나 '레지던트 이블'도 원작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색다른 느낌을 줘 게임의 팬들과 영화 팬들을 매료 시켰다. 특히 '사일런트 힐'은 시리즈 전체를 따라가는 듯한 스토리라인과 게임에서 본 몬스터를 정밀하게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스타워즈' 영화의 세계관을 이용한 '스타워즈 구 공화국의 기사단' 역시 마니아들에게는 영화, 게임 모든걸 만족시켜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소재라는 부분의 제한을 어느 정도 줄이고 원작을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고 만든다면 각각의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 필연적인 관계 게임과 영화

Xbox를 출시하면서 빌게이츠 회장은 "이제 게임은 예술 중 하나로 인정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어즈 오브 워'나 '엘더스크롤 오블리비언'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다크 메시아 카멜롯' 등처럼 영화 못지않는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는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어 게이머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영화와 게임의 경계는 이미 무너진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까지는 영화나 소설, 그림들이 들어가는 그 예술의 경지에 선택되지 않고 있을 뿐. 영화와 게임, 이 둘의 필연적인 동거가 앞으로 어떤 멋진 작품을 영화 마니아와 게이머들에게 보여줄지, 그리고 그들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날이 언제올지 기대해보자. 확실한 건 그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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