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뇌나이 58세?, 日이어 한국도 '뇌게임 열풍'
게임업계가 온통 '뇌 게임' 얘기로 뜨겁다. 과거에도 틈틈이 '프로게이머의 뇌, 일반인과 다르다' 는 식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요즘처럼 뜨겁게 '뇌'가 이슈가 된 적은 없는 듯.
이렇게 국내에 뜨거운 '뇌 바람'이 불고 있게 된 계기는 단연 한국닌텐도의 '장동건' CF 때문이다. 장동건이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L(Daul Screen Lite)을 선전하면서 자신의 뇌 나이가 58세로 측정됐다고 선전했기 때문. 이런 '장동건 효과'로 여기저기서 뇌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고, 점점 뇌 관련 게임이 쏟아지면서 '뇌 이야기'가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 일본 닌텐도의 치밀한 '뇌' 전략>
이러한 뇌 열풍의 진원지를 찾아가보면 약 2년 전의 일본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당시 일본에서는 '뇌'와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방송에서는 간단한 산수 문제라던가 일본어, 한문을 이용한 말장난 등 비교적 간단한 문제들을 출제해 출연자 및 시청자가 그 문제를 푸는 식의 방영을 주로 진행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자 각 출판 업계 역시 서둘러 뇌와 관련된 정보 및 뇌의 활용법 등을 기재한 책들을 출판했고, 이러한 뇌 활용 관련 서적이 2005년 말 일본 월간 베스트 셀러 10위 안에 링크되기도 했다.
일본 닌텐도는 이러한 기류에 착안해 NDS의 터치스크린과 음성 마이크 기능을 이용한 게임으로 만들어냈고, 그 게임이 바로 '뇌를 단련하는 어른의 DS'(한국판 이름 :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다.

2005년 중순에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이 게임은 닌텐도는 단순한 덧셈, 뺄셈에서부터 당시 일본 전체적인 문제로 인식되던 '한문(漢字)을 쓰지 못하는 20, 30대'를 겨냥한 한문풀이 등 상당히 폭넓은 주제를 다루어 큰 인기를 얻었다. 발매되자 마자 15만 장 이상 판매되며 승승장구했고, 꾸준히 팔려나가 현재는 전세계 1천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주 고객층은 일반 게이머들을 포함해 3, 40대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기류만 탄 것이 아니고, '뇌를 단련하는 어른의 DS'의 경우 그 가격대를 포기하고 280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발매됐다. 이 가격이 가지는 큰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일본은 출판물의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인데 출판물 중에서도 하드커버(단행본의 형태로 겉의 표지가 딱딱한 판이 들어가 있는 제본형태)의 경우는 그 가격이 1500엔 이상을 훌쩍 넘는다. 한마디로 뇌와 관련된 서적 두 권을 사서 무겁게 들고 보는 것보다는 가벼우면서도 언제라도 쉽게 들고 다니면서 뇌와 관련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소프트웨어는 사회 전반적인 흐름과 구매자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를 적절히 조합한 결과물로, 닌텐도의 치밀한 전략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닌텐도는 한국 버전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에도 한글 읽기, 받아쓰기를 넣는 등 철저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2만8천원의 저가로 발매하고, 또 전연령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장동건을 기용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미국, 유럽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 장동건 효과에 이어 국내 게임들 '뇌 열풍'>
이러한 닌텐도의 뇌 게임 전략으로 '뇌 붐'이 생겨나자 국내에서도 다양한 뇌 관련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다양한 게임이 등장하는 분야는 모바일 게임 파트.
AK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월 중순 SK텔레콤을 통해 퍼즐 모바일 게임 '우뇌 트레이닝'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우뇌 파라다이스' 모바일 게임을 한국판으로 컨버전한 것으로, 자신의 우뇌의 체크 및 발달을 도와주는 8가지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게임들은 3~4개의 버튼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으며, 순발력과 사고, 추리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해 말 KTF를 통해 '브레인 대한민국'이란 이름으로도 발매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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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에서도 1월 말에 SK텔레콤과 KTF를 통해 '영어뇌습격'이란 게임을 내놔 뇌 게임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영어뇌습격'은 4마리의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게임을 진행하며 20가지의 아이템, 2200개의 영어 단어와 문장을 완성하는 '종합 수집형 퍼즐 게임'으로, 강아지들의 재롱을 보면서도 매일 단어를 모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이동통신사에 따르면 5-6개의 '뇌' 관련 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외에도 세중나모에서는 온라인용 두뇌 단련 게임 '뇌력(가칭)' 개발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 해 상반기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이 게임은 일본 뇌 영상 연구 분야 1인자인 의학박사 가와시마 류타의 지도감수를 받아 개발 중인 것으로, 온라인상에서 단순 계산을 여러 번 반복하는 두뇌 단련 훈련을 통해 뇌 기능의 저하를 막도록 도와주는 게임이다. 게임은 플래시 게임의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며, 게임을 통해 두뇌 나이를 직접 측정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세중나모 측은 먼저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진행한 후 모바일 서비스를 추가해 '두뇌 단련 용' 유무선 연동 서비스로까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휴대용 게임기 NDSL의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과 함께 PSP에서도 '스도쿠&네모네모 로직'이 발매돼 뇌 게임에 합류했다. 이 게임은 난이도 조정이 되어 있어 쉽게 즐기면서도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

이러한 뇌 게임의 등장에 따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고 있다. 게임 쪽에서 점점 이슈가 되는 '뇌 이야기'가 일본처럼 방송-도서가 함께 하는 범 국민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