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e The Baseball!!!
"9회말 2사 주자 만루, 팀은 3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 타자는 큰 것 한 방을 노리고 투수를 노려보고 있고, 마운드 위의 투수는 그런
타자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과감하게 포수에게 공을 던진다"
야구를 좋아하시는 팬이라면 누구나 손에 땀을 쥘만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야구의 재미를 제대로 게임 속으로 녹여낸 야구 게임이 나왔으니 바로
지금부터 소개드릴 PS3로 발매된 MLB 08: 더 쇼입니다.

메인을 장식한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
사실성의 극대화
스포츠 게임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아케이드성과 현실성의 딜레마라는 점입니다. 현실성과 아케이드의 느낌을 어느
비율로 게임에 녹여내느냐에 따라서 게이머들의 선호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파와 위닝의 팬들이 긴 논쟁을 벌여왔고, NBA 라이브와
2K 시리즈의 팬들이 긴 논쟁을 벌여왔던 것이죠. 하지만 유독 야구 게임에 있어서는 아케이드의 느낌을 살리는 것 보다는 현실성을 부각시키는
게임들이 일방적이다 싶을 정도로 좋은 평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입니다.(트리플 플레이 시리즈가 하이히트 시리즈에 비교당하며 받았던 비난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죠)이런 야구게임 시장이기에, 더 쇼 시리즈의 사실성은 더욱 크게 부각됩니다. 전력투구를 하면
제구가 제대로 안되어 사구를 양산하거나 공이 가운데로 몰려서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높아지고, 투수의 자신감이라는 항목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이 되면 공을 제어하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타자 역시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타격이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야구의
심리적인 요소를 게임에서 표현해 내고 있는 점은 감탄을 자아내는 요소입니다.

디트로이트의 간판타자 커티스 그랜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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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당하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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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어지간한 선수의 투구 폼과 타격 폼은 모두 다 구현해 놓았다는 점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항목입니다. 유명한 투수의 폼은 물론이거니와, 그렇게까지 유명하지 않은 투수의 폼까지, 특색이 있다 싶은 폼은 거의 다 구현됐습니다. 또한, 타자의 타격 모션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높고 낮고, 안쪽인지 바깥쪽인지에 따라서 타자의 타격 자세가 변하기 때문에 모션에 까다로운 분들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주자가 야수의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하는 모션도 꽤 다양하고 자연스럽습니다.

타구의 낙하지점은 공으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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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하는 선수를 달래주는 1루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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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밸런스도 상당히 잘 맞아서 툭하면 홈런이 나온다거나, 안타가 수두룩하게 양산되는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한 시즌을 돌려서 나오는 기록을 보게 되면, 근거가 있다 싶은 정도의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밸런스 부분은 상당히 제작사에서 신경을 쓴 느낌입니다.
더 이상 같은 비난은 받지 않는다
더 쇼 시리즈는 기존의 MVP 베이스볼 시리즈의 제작이 중단된 이후부터 야구 게임의 새로운 주류로 박차고 올라 왔고, 꾸준히 개선되며 특유의
사실성으로 큰 인기를 얻어 온 시리즈입니다. 매 시리즈마다 좋은 작품을 선보이며 많은 인기를 얻었기에, 이 시리즈의 현실성의 측면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은 사실 새삼스러운 행동입니다. 하지만 전작의 경우 PS3의 버전에 한해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는데요. 이유인 즉, PS2와
PS3의 그래픽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비난을 의식해서일까요? 이번 작품의 그래픽은 상당한 수준을 보여줍니다. 물론
묘사가 아주 조금씩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만, 필자처럼 단점을 찾아보겠다고 눈에 불을 키고 찾는 경우가 아니면 찾아내기 힘들거니와 설령
찾아냈더라도 "할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은 이 팀의 팬이라 용서할 수 없다!"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부분입니다.

태양 아래의 색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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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조명 아래의 색감은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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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요소 역시 훌륭합니다. 미국 야구 중계 특유의 유머러스한, 때로는 조금 능글맞게 들리기도 하는 멘트가 적절한 타이밍에 나오기 때문에(투수가 97마일의 강속구를 던지면 해설자가 웃으며 놀란다거나, 때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을 외치는 것 같은)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옆에서 게임하는 것을 구경만 해도 야구 중계를 보는 느낌을 전해준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강화된 기존의 시스템과 모드
전작에서 그래픽적인 측면에 비난을 받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늘 완성도에 있어서 칭찬을 받아왔던 게임이고 그 완성도가 이번 작품에도 여전히
이어져왔기에 딱히 게임의 시스템 부분을 지적할 부분은 없습니다. "전작과 너무 변한 게 없다" 라고 할 있습니다만,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이 뚜렷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더 쇼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게스 히팅 시스템은 새롭게 변화되었습니다. 구질과
투구 방향을 예측하면 그 자리에 갈색의 원이 정확하게 표시되는 방식이었습니다만, 새로운 게스 히팅 시스템은 공이 들어올 방향만 대략적으로
알려줄 뿐 공이 들어올 자리까지 완벽하게 표시해 주지는 않습니다. 방향과 구질을 완벽히 예측했더라도 볼과 스트라이크의 구분을 게이머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것이 기존 방식과의 가장 큰 변화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방식을 원하는 게이머를 위해서 옵션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바꿀 수 있어서, 기존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진기명기에 자주 나오는 장면
매 경기마다 그 선수의 포지션에 맞는 플레이를 하고, 플레이의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얻고 그 포인트로 선수를 성장시켜 나가는 육성의 개념이 들어간 게임 모드인 로드 투 더 쇼 모드는 골 리절트 시스템을 강화하여 더욱 흥미진진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는 1.0에서 2.0이 되었다고 할 만큼 크게 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그리고 옵션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게임의 배경음악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요소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수비수 입장에서 공만 보고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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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입장에서 앞만 보고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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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훌륭한 야구 게임. 하지만 지적 할 부분은 지적하자
이 게임의 현실성을 언급할 때 스탯의 밸런스를 칭찬했습니다만 모든 기록이 균형 있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단 한 항목, 도루가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나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한 시즌을 치루고 리그 기록을 보게 되면, 도루 좀 한다고 이름이 난 선수들은 100개는 기본이고
140개를 넘는 경우도 종종 나옵니다.(참고로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도루는 138개입니다)다른 부분은 다 잘 맞춰놓고 도루만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죠. 또한 매우 우수한 모션을 자랑합니다만, 내야 빠른 직선 땅볼을 2루수가 잡았는데 갑자기 느릿
느릿한 포구와 송구 모션으로 병살을 실패하는 장면이 나온다거나 쉬운 타구를 역동적인 액션으로 처리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등의 어이없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맥 빠지는 요소입니다.

도루 80개 가지고는 명함도 못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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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마일의 사나이 주마야. 컨디션이 안좋아서 99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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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좀 고쳐주세요... 너무 많아요...
버그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버그의 존재가 당연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할만한 요소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쇼08의 경우는 "버그 테스트는 하고 출시했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버그가
많습니다.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버그는 제외하더라도 뭔가 좀 찜찜한 버그부터 게임 진행 자체를 방해하는 버그까지 다양한 증상을 지닌
버그가 여럿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겪을 확률도 높은 유명한 버그를 소개하자면 체크 스윙을 하다가 공이 배트에 맞으면, 내야수들이 모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멈춰있는 버그와 끝내기 홈런을 치게 되면 홈런으로 기록이 되지 않는 이 두 가지입니다. 물론 오랜 기간 플레이하면서
이런 버그를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분들도 있습니다만, 열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버그를 다섯 가지나 겪는 게이머도 있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버그는 물론 존재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에 관한 밸런스 조절이 네트워크 패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업데이트의 속도가
느리고 변경점을 눈으로 찾아보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기본 로스터는 이적 현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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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진행 중의 특이사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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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09: 더 쇼를 기다립니다
이번 작품에서 다량의 버그 발견이라는 제작진은 의도하지 않은, 게이머들은 기대하지 않은 단점이 MLB 08: 더 쇼의 평판을
깎아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야구 게임 마니아에게 더 쇼 시리즈가 전하는 매력은 여전합니다. 출시 이후로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글의 서두에 예를 들어서 언급했듯이, 야구가 주는 긴장감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한 야구 게임은 드물기
때문이죠. 이런 야구의 맛을 제대로 게임으로 표현한 작품. MLB 08: 더 쇼입니다.

시원하게 날려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