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WHO WIN? ‘콘솔 온라인 게임’ VS ‘PC 온라인 게임’

"게임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할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게임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엔터테인먼트, 즉 놀이에서 졸업하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 일본의 어느 게임 평론가가 게임비평에 기고한 글에 있었던 말이다. 10여 년 전에도 그는 게임의 꾸준한 발전을 예고했고, 또 게임이 변화를 겪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까지의 게임 모습을 볼 때, 그의 예언은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비디오 게임이 나름의 발전을 계속해서 이루어나가고 있고, PC 게임도 온라인에 접목되어 파격적인 발전을 계속해 게임업계가 점점 팽창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의 시장 넘보기]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은 앞서 1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태생이 다르고, 그 특징이 다르다.

먼저 비디오 게임 제작사들은 적은 리소스에서 최적의 효과를 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또한 특정 컨셉에 맞추어 재미를 부각시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진삼국무쌍'은 수많은 적을 호쾌하게 날려버리는 쾌감을, '메탈 기어 솔리드'에서는 치밀하게 작전을 짜서 임무를 수행하는 스릴을 남겨주는 식이다. 한정된 공간과 세계관 속에서 고도로 계산된 재미를 주는데 비디오 게임사들은 익숙하며, 기존의 게임 시장을 장악했던 만큼 이름만 들어도 놀랄만한 유명 시리즈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PC 온라인 게임사는 한정된 상황에서 최고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노하우는 적을지 몰라도, P2P 방식이나 서버에서 여러 명이 활동할 때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 또한 비디오 게임 쪽에서 배제된 영역인, '오랜 시간 게이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운영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게임을 즐기게 만드는 방법도 알고 있다.

이렇게 비디오 게임사와 PC 온라인 게임사는 각자 특징적인 강점을 가진 채, 서로의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 과거에 비디오 게임기로만 게임을 개발하던 제작사들은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커졌다는 소식에 귀를 쫑긋하게 세우며 PC 온라인 게임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PC 온라인 게임 제작사들도 비디오 게임 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연일 기웃거리고 있다. 이러한 두 세력의 크로스 성향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두 세력은 다른 쪽을 잠식하고자 하는 형태로 서서히 경쟁을 준비하는데 이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부터 두 계층은 자신만의 능력으로 상대 시장에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MS가 Xbox Live라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크림슨 스카이'로 여러 명이 공중에서 자유로운 격돌을 일으키게 하고,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자유 대전을 가능하게 했다곤 해도 그것은 '이런 것도 되는구나'라는 '부수적인' 서비스 개념이었지,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그 게임을 산다, 혹은 그 게임기를 산다'는 개념을 안겨주지 못했다.

온라인 게임사도 마찬가지, PC의 무한확장 시스템에서의 개발환경에 익숙했던 그들은 콘솔의 한정된 리소스에서 비디오 게임사들이 내놓은 수준의 고퀄리티 게임을 내놓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또한 비디오 게임계에 '명작' 등의 실적이나 인지도가 없었던 그들은 기존의 비디오 게이머들에게 어떠한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도, 또 어떤 강점을 살려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협력라인이 탄생하다]

결국 두 계층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협력하는데 동의하게 된다. 지난해 말 일산 KINTEX 전시장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2006'에서 비즈니스 관이 3일 내내 해외 개발사들과 국내 개발사들과의 만남으로 뜨거웠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그리고 두 계층의 협력 효과를 단적으로 낸 작품이 바로 네오위즈와 EA가 협력한 '피파 온라인'이다. EA가 자신의 유명 시리즈인 '피파'의 라이센스와 게임 제작능력을 내놓고, 네오위즈가 네트워크 프로그래밍과 운영을 맡아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 비디오 게임사들의 시선을 한 순간에 사로잡았다.

이런 기운과 함께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다른 개발사와 합작으로 지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아졌으며, 세계 유수의 비디오 게임 개발사들이 한국 개발사에게 손을 벌리는 것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됐다. 소니, 닌텐도 등 플랫폼 홀더조차 국내 유수의 PC온라인 게임 제작사에게 앞 다투어 손을 벌리고 있고, 국내 온라인 게임 제작사들 또한 비디오 게임 시장에 침을 흘리며 플랫폼 홀더들과 손을 잡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디오 게임사와 PC 온라인 게임사가 협력하고 있는 것이 결코 그쪽으로의 전력투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의 시장을 안정적으로 계속 확보해나가면서 상대의 시장을 공략하길 바라고 있으며, 지금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기 위함이다. 단적으로 EA는 '피파 온라인'을 발매했지만 여전히 '피파07'도 내놨다. EA는 '피파07'에 여전히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렇기 위해서 '피파온라인'과는 다른 차별화된 요소를 내놓으려 하고 있다.

결국 그들이 서로의 시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별개의 시장'이라는 개념이다. 자신의 시장을 지키면서 상대의 시장을 넘나드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이 완전히 같아지지 않을 이유]

전문가들은 이렇게 두 집단의 공동 제작 체제가 구성되고, 비디오 게임이 빠르게 온라인화 된다고 해서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은 끝까지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채 다르게 발전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 중 각 캐주얼 게임들은 이미 Xbox360이나 PS3로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고 꾸준히 발전해가겠지만, PC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인 MMORPG가 비디오 게임 쪽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점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그 이유는 역시 확장성과 과금체계에 있다. 현재 Xbox360의 기본 하드용량은 20기가 수준, 이는 PC에 있는 제법 용량이 되는 MMORPG 2, 3개면 끝나는 용량이다. 또 신작 동영상도 받고, 게임마다 지속적으로 패치를 받기엔 용량으로 볼 수 있다. '게임 하나를 즐기기 위해 가진 용량의 1/3 이상을 할애한다는 것'은 해당 게이머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PC 같은 경우에는 하드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거의 무한으로 확장할 수 있지만, 비디오 게임기의 경우에는 전용하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용량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

과금 체계는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한다. MMORPG의 경우 일반적인 PC 온라인 게임처럼 패키지를 팔지 않고 클라이언트를 무료로 배포한 다음 월정액을 받을 경우 소니나 MS 등 플랫폼 홀더 입장에서는 돈을 벌 방도가 없다. 플랫폼 홀더의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하드웨어 판매가 아니라 라이센스 수익과 게임 패키지 생산에서 얻어지는 수익이기 때문이다. (현재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게임시디를 프레스 하는 것은 플랫폼 홀더가 독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홀더는 하드웨어 가격을 거의 한계까지 낮춰 하드웨어 보급을 늘린 다음 패키지 생산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런 제약 없이 게임을 배포해온 PC 온라인 게임사의 입장에서 볼 때 '불필요한 지출'이다. 또한 소니 같은 경우는 PS2 시절 '과금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서비스 불가'라는 방침을 세운만큼 기존 PC 온라인 게임사가 바라보기엔 서비스하기 '불편'한 부분이 많고, 비디오 게임기 자체가 국지적으로 보급되어 있어 서비스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기존에 '파이널 판타지 11'이 발매됐다곤 하지만 당시의 스퀘어에닉스는 소니의 자회사나 같은 개념이었고, 플랫폼 홀더가 직접 발매했다고 보는 게 더 나은 판단이다.

이외에도 기술적인 문제도 많다. PC 온라인의 경우에는 개발사에서 모든 것을 총괄하지만 비디오 게임기의 온라인 서비스는 플랫폼 홀더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PC 온라인의 경우에는 윈도우(혹은 리눅스)라는 공통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제약 없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지만 비디오 게임기의 경우에는 플랫폼 홀더에서 제공하는 전용 운영체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용 운영체제를 이용한다는 것은 기존에 사용했던 기술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시간적인 문제와, 하드웨어의 제한으로 인한 기능 구현의 문제 등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현재 국내에서 성행하고 있는 PC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이 부분유료화 게임들인 걸 감안하면 향후 비디오 게임 온라인 게임의 부분 유료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도 플랫폼 홀더와 개발사 양쪽에 상당한 고역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비디오 게임으로 현재 PC 온라인 게임만큼의 '자연스러운 돈벌이'를 하는 것은 플랫폼 홀더라는 존재 자체로 번거로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온라인에 특화된 게임인 만큼 뒤늦게 온라인을 시작한 비디오 게임보다는 훨씬 유리한 입장이지만 분명 비디오 게임을 쫓아가기 힘든 부분도 가지고 있다. 비디오 게임기는 게임에만 모든 성능을 집중시킨 기기이지만 PC는 게임에만 모든 성능을 집중시킬 수 없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게임기는 운영체제가 리소스를 최대한 적게 먹도록 최대한 간략하게 만들어져있지만 PC는 윈도우만으로도 상당한 리소스가 소모된다. 때문에 PC 온라인 게임이 비디오 게임과 같은 그래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사양의 PC가 필요하다. 물론 요즘 나오는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비디오 게임 못지않은 그래픽을 제공하고 있지만 똑같은 그래픽을 즐기려고 할 때 비디오 게임기보다 PC쪽의 사양이 더 높아야 한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만약 PC 온라인 게임이 비디오 게임과 똑같은 그래픽을 제공하겠다고 나선다면 이것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전부 슈퍼컴퓨터를 구입하라는 얘기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PC 온라인 게임은 MMORPG처럼 많은 인원이 함께 모여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 특화되어 발전될 것이고, 비디오 온라인 게임은 소규모 인원만 즐길 수 있지만 PC 온라인 게임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을 제공하는 온라인으로 특화되어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 시장의 구성]

이렇게 온라인이라는 화두로 변해가는 비디오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향 후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아직까지 비디오 게임기가 크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의 경우는 최근 모 리서치 회사에서 2011년에도 비디오 게임기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국내나 아시아 지역 쪽에서는 PC 온라인 게임이 계속적인 급성장을 이뤄 상당 수준 비디오 게임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화가 계속적으로 진행될수록 PC 온라인 게임과의 교집합이 커져 갈 것이라는 점이다. Xbox360이나 PS3로 '위닝 일레븐'의 온라인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향후 자연스럽게 '위닝 일레븐'이 PC에서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러한 형태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비디오 게임 온라인 서비스와 PC 온라인 게임이 서로의 영역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공유하는 부분이 커진다고 하더라도 서로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노하우를 일정 수준 이상 흡수한 다음에는 각자의 시장 영역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발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 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 게임이 완전한 단일 플랫폼으로 통일되지 않는 이상 PC 온라인 게임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라고 하면서도 "PC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 서비스가 서로 공유되면서도 차별화되기 위해 안간힘을 써 나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디오와 PC 게임은 자체적으로 발전을 이뤄나갈 것이며, 각자의 영역을 구축한 채 점점 더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