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재윤, 이윤열 잡고 우승…'게임의 신 탄생'
"아무리 이윤열이 천재라도, 이윤열은 사람이에요, 사람이 신을 어떻게 이깁니까"
스타리그 중계를 하던 한 해설자는 마재윤의 맹공에 이윤열의 병력이 줄어감에 따라 이렇게 소리쳤다.
'게임의 신'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완벽한 플레이를 했던 마재윤. 마재윤(CJ엔투스)은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펼쳐진 신한은행스타리그 시즌3 결승전에서, '천재테란' 이윤열(팬택)을 3:1로 누르고 우승하면서 그간 이윤열과의 본좌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MSL 3회 우승에 4회 결승 진출, 슈퍼파이트 총전적 9승1패로 최고의 기세를 보이고 있는 마재윤은 이번 결승전에서 4회 온게임넷스타리그 우승을 노리던 이윤열을 누름으로써 진정한 최강 프로게이머로 거듭났다. 만약 오는 3월3일 펼쳐지는 MSL 마저 우승하게 되면 양대 스타리그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최고수끼리의 대결이었던 만큼 경기는 매우 치열했다. 1경기에서부터 마재윤은 저그에게 불리한 전장 롱기누스2에서 특유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장기전 끝에 이윤열을 물리치며 1승을 선취했다. 이윤열은 빠르게 멀티를 확보하며 병력을 생산, 중앙을 장악하며 마재윤을 압박했지만 마재윤은 끝임 없는 수비로 이윤열의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두 선수는 최고의 창과 방패 대결이라고 할 정도로 치열한 교전을 주고 받았지만, 마재윤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 잇따라 멀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디파일러를 활용해 상대의 병력을 하나씩 잡아냈다. 결국 마재윤은 상대의 모든 멀티에 동시에 공격을 가하는 파상공세로 GG를 받아냈다.
이어 마재윤은 한 순간에 본진까지 이윤열의 병력 진입을 허용해 2경기를 내주며 1:1의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에 질세라 똑같은 방식으로 3경기를 잡아냄으로써 또다시 기세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 마지막 승부가 된 4경기 역시 마재윤은 발끈한 이윤열의 초반 벙커링 전략을 침착하게 막아내고 '게임의 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수의 뮤탈리스크, 디파일러로 파상공세를 펼치며 이윤열을 굴복시켰다.
첫 온게임넷스타리그 본선진출에 이어 바로 우승까지 이어지는 로열로더이자 진정한 본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재윤은 그동안 이윤열이 '4강에 올라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그리고 '결승에서 저그에게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경력을 이날 우승으로 모두 깨뜨리며 4천만 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또한 MSL에 이어 온게임넷스타리그까지 우승해냄으로써 그동안 '반쪽짜리 강자'라는 짐도 떨쳐냈다.
마재윤은 "우승하고자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감격에 겨워 더이상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마재윤은 차후 펼쳐지는 '신한은행 마스터즈'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관계자들은 오는 3월17일 결승이 예정된 '마스터즈'에서 다시 한번 이윤열과 마재윤이 대결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