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용, '제왕' 마재윤 잡고 MSL 최연소 챔프 등극
"김택용이 마재윤에게 3대0으로 승리?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진짜는 마재윤이 3대0으로 이긴 거지?"
전화로 친구들에게 김택용과 마재윤의 경기 결과를 묻던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결과를 듣고 '그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진짜가 아니라고 내기까지 하자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만큼 김택용의 승리는 이변에 가까웠다. 경기전 김택용의 우승 확률은 무려 2.69%, 특히 3:0으로 이길 확률은 0.38%였을 정도로 김택용이 마재윤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어찌된 일일까, 17세인 김택용은 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펼쳐진 '곰TV MSL' 결승전에서, '제왕'이라 불리우는 마재윤(CJ엔투스)을 3대0으로 꺾으며 MSL 최연소 챔프로 등극하면서 우승상금만 3천만 원을 챙겼다.
마재윤은 최근 '원매치 방식'의 e스포츠 대회 슈퍼파이트에서 9대1의 성과를 보이는가 하면, 온게임넷 리그에도 처음 출전해 '천재' 이윤열을 잡아내고 우승을 거두며 최고의 기세를 보여왔다. 대프로토스전, 대저그전, 대테란전 모두 최고 승률을 보이던 그가 남긴 마지막 숙제란 온게임넷과 MSL의 '양대 스타리그 석권' 정도. 특히 온게임넷을 석권한 후 그동안 MSL에 4회 연속 결승진출, 3회 우승을 일궈냈을 정도로 MSL에 유독 강했던 그에게 양대 스타리그 석권은 이미 낚은 고기나 마찬가지였다.
거대한 마재윤의 힘 앞에 대부분의 e스포츠 관계자들이 김택용을 마재윤의 '양대 스타리그 석권'의 희생양 정도로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저그에 상성상 약한 프로토스인데다 마재윤 보다 경험도 떨어지는 그를 응원하는 건 열성 팬들과 MBC게임 스탭들 정도였지, 아무도 김택용이 이길 것이라곤 상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택용은 예상을 깨고 '자만에 젖은' 마재윤을 현란하게 요리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선수란 없다, '스타크래프트'는 전략 게임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관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가 들고나온 마재윤 전용 '대 3해처리 전략'. 김택용은 다수의 커세어를 모아 마재윤의 오버로드를 한쪽 구석으로 몰아냈고, 그 사이에 다크탬플러 특공대를 투입시켜 아프게 아프게 마재윤의 허점을 찔렀다. 예전부터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할 때 자주 쓰던 전략이었지만 칼같은 타이밍에 톱니바퀴를 물리듯 돌아가는 전략을 보며 김택용이 해온 '무수한 연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3차례나 화려하게 맞물린 전략은 김택용에게 최연소 MSL우승자라는 수식어를 선물로 안겨주었다. 17세라는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최연소 프로토스 우승, 6년 만에 프로포스가 저그를 잡고 우승, 4년 만에 MSL 프로토스 우승 등 그가 이루어낸 것은 '제왕' 마재윤을 잡아낸 것만이 아니었다.
'위대한' 업적을 눈앞에 두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마재윤의 씁쓸한 뒷모습과 '이변'을 일궈낸 김택용의 환호, 이러한 모습을 보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의 역사는 계속된다"는 말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