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지만 잘 만든 진짜 야구 게임. 실황 파워풀 메이저 2009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의 기염을 토한 한국야구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은 지금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2009년 한국 프로야구는 지금 매일 이례적인 관객기록을 달성하며 야구팬들의 사랑과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야구 붐을 예측이라도 한 것일까요? 코나미는 신작 실황 파워풀 메이저리그 2009를 한국시장에 착륙시킵니다. 한국야구와 게임의 흥행성과는 별개로 야구를 좋아하고, 게임을 즐기는 필자로서는 야구게임의 출현이 다른 어느 게임의 등장보다 더욱 더 반갑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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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한 사람은 다 아시겠지만 일본에서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이하 실황)의 인기는 이미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 할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이가와 게이라는 선수가 있는데요, 이 선수 야구를 하게 된 동기가 실황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 야구선수가 된 후 어느 날 동생이 실황야구를 하고 있는데 왜 자신을 안쓰냐고 물어봤더니 "형은 능력치가 낮아서 안 써!"라고 말을 해, 그 해 리그 MVP가 됐다고 하더군요. 실황이 일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거 정말 실화입니다). 어쨌든 정식발매로는 2번째 작인 실황 메이저 2009가 과연 오랜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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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주최국을 의식한 행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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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미국산 버터냄새가 물씬 풍기는 오프닝은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비교적 시니컬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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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했듯이 실황 1994년 발매 이후 1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국민 스포츠 게임입니다. 그런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게임에 대한 완성도는 어떤 게임보다 우수하다 할 수 있습니다. 너무도 많은 시리즈를 통틀어 시리즈 별로 향상된 점, 개선된 점, 나아진 점, 나빠진 점을 일일이 비교하기는 책 한 권 정도의 분량이 나올 것 같으므로, 본 리뷰는 실황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처음 즐기는 게이머들을 위한 리뷰라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

투타 시스템
우선 야구 게임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RPG에서는 전투 시스템만큼 중요한)투타 시스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실황에서의 투타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커서와 패드를 활용하여 작동합니다. 타격을 할 때 공이 날아오면 거기에 맞춰 그냥 휘두르는 게 아니고 왼쪽 방향 패드로 타격 포인트, 즉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조준하고 오른쪽 X버튼을 통해 타이밍에 맞춰 정확히 눌러야 타격이 되는 방식이죠.
공을 던질 때도 마찬가지 코스를 선택하고 코스에 맞춰 키를 눌러 공을 던지게 되고 투수가 공을 놓는 순간에는 방향키를 움직일 수 없도록 구조가 작동됩니다. 그야말로 정확히 치고 정확히 던져야 하는 어떻게 보면 캐릭터 분위기에는 안 맞는 리얼한, 현실적인 투타 시스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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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이나 고수하고 있는 실황의 타격 시스템.
무엇이 강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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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맞았을 때의 쾌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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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황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이 투타 시스템을 적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스윙 하기 바빠 죽겠는데 그 와중에 방향을 조준한 후 정점에 정확히 맞춰야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실황은 몇 십 년간 이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코나미가 15년간 고수해온 투타 시스템의 특징은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섬세한 야구를 즐기는 일본야구, 더 나아가 코나미사가 실제 야구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라 보여집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야구에서 배팅이라는 룰 자체가 왼손과 오른손으로 야구 배트를 잡고 공을 겨냥해 타이밍에 맞춰서 공을 보고 휘둘러야 하는 것처럼 가장 현실에 가깝고, 제대로 된 야구의 타격감을 느끼게 해주려는 의도라 보여집니다. 게임에서도 정말 야구의 손맛을 느끼게 해주려는 배려라 할까요? 실제로도 실황에 익숙해지면 극강의 타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몸쪽 높은 곳을 노려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 그래서 좌측 상단을 꽂는 130미터 홈런을 날렸을 때의 그 기분이란!
투구 역시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통과하면서 타자가 속수무책 스탠딩 삼진을 당했을 때나, 몸쪽 싱커로 땅볼로 유도해 병살을 처리했을 때의 내 모습을 보면, 정말 IMF시절 박찬호 선수의 모습보다, WBC 일본을 가지고 놀았던 봉중근 선수보다 더 자랑스럽고 뿌듯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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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삼진을 잡았을 때 히딩크의 어퍼컷을 날리는 투수. 고개를 떨구는 타자


둘째로는 밸런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뒤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실황은 단순한 캐주얼 야구게임이 아닙니다. 시뮬레이션 적인 요소도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방대한 데이터 및 세부적인 AI(인공지능)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에서 단순히 누른다고 홈런. 던진다고 150km가 나온다면? 글쎄요. 처음에는 즐겁겠지만 그런 시스템으로 실황 시리즈가 이렇게 장수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이러한 기본 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부가적인 투, 타 시스템도 하나 둘씩 추가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도입된 YOMI 시스템이 그 중 하나인데요. 야구를 보다 보면 선수들 중 인터뷰에 이런 말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다른 공은 버리고 하나만 노린 코스가 들어왔기 때문에 장타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바로 YOMI 시스템, 일명 노려 치기 타법(또 다른 말로는 복불복 타법)입니다. 상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타석에서 먼저 커서를 통해 예상할 코스를 지정해놓고 그 부분에 투수가 공을 던지게 되면 타격 커서가 빨간색으로 변하게 되면서 바로 장타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이러한 세밀화된 투타 시스템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반 진입장벽은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우니, 짜증나도 좀 하면서 익혀라. 그럼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만 반복했다면 지금처럼 실황 팬들이 많아지지는 않았겠죠?이번 작품은 예전 시리즈에 비해 게이머가 직접 난이도를 조정하는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다소 조작하기 까다로운 수비를 자동으로 설정한다거나, 타격 록온 기능을 통해, 타이밍만 맞추면 커서는 알아서 따라오는 등 초보 게이머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숨겨진 볼거리
세밀화된 투타 시스템 외에 실황에서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잔재미 요소들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각 선수들의 실제 성적을 기반으로 제작된 타율, 홈런, 타점은 기본이요, 선수 하나 하나의 세심한 점을 고려, 선수들의 대한 특성. 세부적인 폼(투구 폼, 타자의 폼, 개인 선수들의 타석에서의 버릇, 습관 등)까지 모두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예를 들면 한국에 박한이가 타석에 들어서기 까지 20초가 걸리는 그 특이한 폼을 보는 재미와 같은 것들이죠. 마치 개그맨이 성대모사 하듯이 그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 잔잔한 재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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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영웅. 우리의 역적 이치로가 등장하는 장면은
관중석의 환호성부터 아나운서의 소개까지
거의 현실에 가깝게 구현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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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코스가 스트라이크로 되면 타자가 화를 냅니다.
실제 야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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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마츠이 히데키. 단지 점 몇 개 찍은 건데
그가 그인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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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시크한 눈빛 하나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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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트레이드 마크인 양귀 하이바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나오겠죠?

정말로 실황을 높이 살만한 건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여타 다른 야구게임과 같이 8등신도 아니고. 모션캡처도 아닌데도 누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게 해준다는 겁니다. 각 선수마다 그 중요한 포인트를 잘 포착한다는 의미라 보여지는데요, 이것은 개발자들의 끝임 없는 관찰 및 남다른 센스. 그리고 그 선수의 애정에 이어진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재미, 멘탈요소
그렇습니다. 야구는 그냥 치고 달리고 던지는 게 야구가 아닙니다. 야구의 진정한 재미는 이러한 미묘한 심리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YOMI 시스템도 그 중 하나고요. 개개인의 기량 외에도 정신력, 집중력, 분위기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뭐 그런 부분들을 통틀어 멘탈 야구다 라고도 하는데요, 실황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선수의 기본 능력치는 타자의 경우 탄도(타구의 각도, 높이), 파워, 미트(타격 커서의 크기), 주루, 어깨가. 투수의 경우 구속 컨트롤 체력, 변화구 레벨의 기본 능력치를 기준으로 측정되며, 최종적인 수치는 그 선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변수의 폭이 존재하게 됩니다. 즉, 선수의 컨디션이 상승세면 그 선수의 최대 능력치로 그날 경기를 치를 수 있고. 컨디션이 최악이면 최소 능력치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컨디션이라는 게 팀 분위기, 경기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노아웃 주자 만루를 무실점으로 막게 되면 선수들의 사기가 극도로 올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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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승부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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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위기를 넘기면 팀원들의 사기가 올라가며
선수들의 컨디션이 급상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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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기의 흐름, 승부처를 막냐 막지 못하냐에 따라 야구는 승부가 좌우 된다는 것을 실황에서는 정확히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야구선수들이 얼마나 머리를 곤두세워야 하는지 실감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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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수의 약점과 강점이 어딘지 아는 것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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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직구만 오기만을 기다리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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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능력
기본 능력치 외에 그 선수의 특성에 따라 부여 되는 특수한 능력치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좋은 투수, 초속이 좋은 투수, 종속이 좋은 투수, 포커 페이스(돌부처)마무리 투수, 찬스에 강한 클러치히터, 힘이 좋은 파워 히터, 테이블 세터. 찬스만 되면 약해지는 타자, 투 스트라익만 되면 타격 존이 좁아지는 타자, 연타를 맞으면 쉽게 흔들리는 투수, 갑자기 공이 들쑥날쑥 다혈질 투수 등 각 선수 개개인의 특징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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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선수들에게는 능력치 외에 상황에 따라 생겨나는 특수 능력치라는 것이 있다


이런 특별한 상황에 발생되는 특성에 따라 경기가 좌우되는 진풍경도 연출되곤 합니다. 등판하고 몇 이닝이 지나야 제 컨디션이 나오는 슬로우 스타터 용 투수 때문에 애간장 태우기도 하고, 갑자기 노아웃 주자 만루에 들쑥 날쑥 정신 못 차리는 투수가 존재하는가 하면, 주자 없을 때 홈런 펑펑 치던 타자가 주자만 나가면 타격 커서가 극도로 좁아지는 소심한 남자가 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다양한 변수가 한치도 쉴 틈을 안줍니다. 이러한 세심한 부분들까지 모두 제작이 되었다는 것은 그저 선수의 폼을 모션 캡처 한다고, 팔등신 리얼 캐릭터가 나온다고, 현실과 가깝게 야구장을 구현한다고, 사실적인 야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코나미의 반증이자 수 십 년간의 노하우가 이뤄낸 성과로 보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야구로서 즐길 수 있는 최대한의 콘텐츠
뛰어난 게임의 기본 시스템을 기반으로 실황에서는 야구로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탑재 되어 있습니다. 경기내적인 재미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야구에 대한 모든 것'을 게임으로 승화 시켰다 볼 수 있습니다. 2009 WBC 모드부터 야구 선수의 1인이 되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석세스 모드, 실존하는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되어 그의 인생을 즐기는 메이저 라이프 모드, 실제 MLB - 패넌 트레이스 162경기를 소화며 팀을 관리하는 리그 모드 등 야구를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실황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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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을 열광시켰던 2009년 WBC 로고


WBC 모드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WBC 모드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게 이 감동의 WBC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국내 게이머들을 끌리게 할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무려 몇 십 배나 높은 일본 팀을 상대로 2번이나 코를 납작하게 해준 경기. 9회 말 투 아웃 꽃범호의 동점 적시타. 너무 아깝게 연장 결승전에서 무릎을 끓었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드라마를 쓰고 싶으면 실황 WBC모드를 통해 그 역사를 다시 써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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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 능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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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팀 능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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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 능력치

스크린샷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림픽 금메달, WBC 4강,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비해 한국에 대한 능력치는 엄청 낮습니다. 그렇게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아직 한국을 한 수 아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죠.
암튼 WBC 모드에서는 WBC 대회와 똑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 WBC에 그 까칠하다 못한 개념 조차 없어 보이는 그 룰을 가지고 다시 경기하긴 다소 짜증스럽지만, 충실히 구현한 게 죄라면 죄지. 게임에는 죄가 없지 않겠습니까? 필자가 다시 한국으로 해봤지만 결승까지 가는데 역시 일본을 5번 만나야 했고 5전 전승으로 가뿐히 꺾어 코를 납작하게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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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상에서도 일본과 5번을 맞붙었지만 당당히 우승을 차지 했습니다


석세스 모드
그리고 실황하면 역시 석세스 모드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석세스 모드란 야구를 스포츠 장르로 즐기는 게 아닌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모드인데요, 바로 전작에 이어 이번 시리즈에서도 메이저 리거를 목표로 진행됩니다(예전 시리즈는 일본 고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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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선수를 만들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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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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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육성 시뮬레이션과 같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 개인의 야구선수 되어 메이저 리그 진출의 꿈을 향해 마이너 리그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정해진 기간 내에 연습과 시합을 반복하면서 캐릭터를 육성, 능력치를 향상 시킵니다. 그러면서 라이벌을 만난다거나, 여자친구를 만난다거나 등등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를 진행해가며 다양한 이벤트를 겪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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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나를 무시하는건가...


석세스 모드를 즐기다보면 트리플 A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과정을 각기 다른 시나리오로 즐기며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텍스트가 꽤 많이 나옵니다. 일어 텍스트라 대사에서 오는 재미 상세한 설명 등을 읽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물론 매뉴얼이 동봉되어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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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진출에 실패하면 GAME OVER. 역시 집 나가면 개 고생입니다


메이저 라이프 모드
메이저 라이프 모드는 제목 그대로 실존하고 있는 메이저리거가 되어 은퇴할 때까지, 그 선수 야구의 삶을 살아보는 메이저 라이프 모드입니다. MLB 리그 팀 중 좋아하는 한 명의 선수를 선택, 연습과 경기를 반복합니다. 석세스 모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는데, 어떻게 보면 석세스 후속편이라 할 수도 있겠죠. 석세스의 목표가 메이저리거를 향한 도전이라면 메이저 라이프 모드는 메이저 리거가 되어 은퇴할 때까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석세스에서 제작한 캐릭터를 라이프 모드에서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투수면 투수, 타자면 타자. 내 타석. 내 등판 때만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정말 개인이(내가)팀에 소속된 기분으로 게임 빠져들게 되어. 상당한 몰입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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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박찬호 형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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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말 9대9에 상황에 등판한 찬호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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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 경기 호투를 하면 선발자리가 주어집니다

시즌 (페넌트레이스) 모드
실존하는 야구팀을 이끌고 매년 개막되는 패너트레이스를 162 경기를 직접 관리, 운영하는 모드입니다. 사실 모든 야구게임에서의 가장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시즌 모드입니다. 리그를 통해 전 단계에서 설명 드린 대로 실황에서 준비해놓은 야구의 모든 것. 즉, 잔재미부터 심리전, 기록의 중요성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팀을 직접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해 선수를 육성하고 다른 선수를 트레이드 하고 2군에 있는 선수를 부르고 부상 선수를 AAA에 보내야 하고 AAA에 있는 선수 중 성적이 좋은 선수를 데려와야 하고. 전날 어떤 투수가 얼마의 투구를 기록했고. 어떤 선수가 현재 컨디션이 좋은지 등을 신경쓰다보면 실제 야구에 대한 지식도 높아질뿐더러 왜 야구에 많은 골수팬이 생기는 것인지, 야구 감독이 왜 스트레스로 잠을 못 이루는지 등 야구의 참된 재미를 알게 될 것이며 야구의 중독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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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야구를 하는 것과 동시 팀을 직접 매니지먼트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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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로 뽑힌 알렉스 로드리게스.
필자는 특별한 약물 없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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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세한 데이터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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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기록의 경기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
정식발매가 됐다지만 여전히 한글화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예전 시리즈처럼 일본리그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메이저 리그인데다 전국민을 열광시켰던 WBC모드까지 들어가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역시나 일본어에 능통하지 않은 한국 게이머들에겐 검은 건 글씨요, 하얀 건 배경일뿐... 결국에 글을 그림과 같은 형태로 외워야 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또한 앞에도 여러 번 설명 드린 대로 실황이 단순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야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은 더 합니다. 어쨌든 일어를 못 익히면 이 게임은 100% 즐기는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이게임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요즘 시대에 PS2로 발매될 만큼 그래픽이 화려하진 않습니다. 캐릭터는 2등신이고 야구장 전경이라든가, 배경, 연출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프레임이 높은 것도 아니고 선수들의 표정이 실제선수와 똑같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알뜰하게 야구에 필요한 부분만, 핵심만 살린 게임입니다. 실황은 야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야구와 게임의 차이가 뭔지, 야구에서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게 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점을 살려야 이 선수가 이치로 같은지, 알렉스 로드리게스 같은지 잘 알고 있습니다. 타격할 때, 홈런을 칠 때의 느낌, 쾌감을 줄 수 있는지 잘 알 고 있습니다. 실황은 야구로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집어 넣었습니다. 정말 군더더기가 없는 게임입니다. 얄밉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실황 파워 풀 야구만한 푸짐하고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야구 게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의 핵심요소인 공, 수, 주를 몇 십 년 갈고 닦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완성에 가까운 게임성은 앞으로도 그 어떤 게임이 따라잡을 수 없다고 봅니다. 실황의 독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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