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 펫 육성 게임. 아이 러브 펫 무브 에디션
프린세스메이커, 다마고치, 심즈, 스포어, 아이돌마스터, 닌텐독스...게임에 조금 관심을 가졌다면 들어봤을 이 유명 게임 시리즈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육성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란 사실. 마치 모든 사람들에겐 무언가를 키우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지금까지 등장한 여러 수작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들은 준수한 성적을 자랑했다. 동시에 이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육성 장르의 게임들이 개발과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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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도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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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우리 주위에도 자식농사라는 육성 장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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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아이러브펫 무브 에디션
PS3 진영도 예외가 아니라서 이미 2009년 12월 플레이스테이션 아이와 매직카드란 액세서리를 이용하는 사이버 펫 육성 시뮬레이션인 아이러브펫을 내놓으면서 HD기기에서의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 가능성과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0년 10월, 이 아이러브펫이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무브 에디션이란 이름을 달고서 말이다.
새처럼 태어나 원숭이처럼 생긴 개같은 애완동물 한 마리 어떠세요?
아이러브펫 무브 에디션은 기존의 아이러브펫을 PS3의 새로운 조작체계인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이하 무브)를 적용시켜서 다시 내놓은 작품이다.
따라서 기존 아이러브펫과의 차이점이라곤 조작체계와 이에 따른 진행 방식(이제 그림을 그릴 때 종이와 펜이 없어도 된다)의 변화, 추가
콘텐츠의 적용 정도이다. 하지만, 조작체계가 성능이 뛰어난 무브로 바뀌면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에 기존에 아이러브펫을
즐겼던 이들도 얼마든지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보정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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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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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무브 게임의 보정 과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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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해도 마찬가지
처음 시작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난생 처음 애완동물을 분양 받은 것처럼 기쁘면서도 불안하고, 큰 기대를 가지면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브펫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펫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정확히는 가이드라인인 동시에 필수코스이기도 해서 이 프로그램을 완수하지 않으면 펫과 할 수 있는 행동이 적기 때문에 일정 과정은 필수로 거쳐야 하는 게임 스테이지인 셈이다. 또 시시때때로 안내 메시지와 박사님의 조언이 나오므로 이를 따라하면 큰 문제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포켓몬스터의 오박사와 같은 포지션인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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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이 뛰어나 박사님의 입담을 듣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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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할 정도로 건강하라고 붙인 이름. 녀석도 좋다고 웃는 것 봐라
아이러브펫을 조금 하다보면 어디서 이 게임의 재미를 느껴야 할 지 헷갈릴 수 있다. 아이러브펫의 펫은 성장, 사망 개념이 없이 언제까지나
함께 하므로 정해진 목표나 엔딩 같은 지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굳이 찾자면 펫을 돌보고 놀아주면서 시간을 보내는 그 자체가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이자 전부다. 이것은 특정 목표와 끝이 존재하고 여기까지 도달해가는 게임적인 재미를 부여한(프린세스 메이커의 여왕 만들기,
아이돌 마스터의 아이돌과 연애하기 등등) 다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래서 아이러브펫은 펫을 돌보고 같이 어울리는 과정에 미니게임 형식의 미션을 넣었다. 무언가를 지시하고, 일정 조건을 완수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형식이다. 펫을 돌보다보면 펫을 돌보는 일이 단순한 육성 작업을 넘어 펫을 돌볼 능력을 시험 하거나 연습하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펫
진찰, 꾸미기 등 기본적인 육성 콘텐츠가 부족하진 않단 점에서 육성과 게임의 균형을 나름대로 맞추는데 성공했다 볼 수 있다.

펫과 어울리면서 자주 보게 될 지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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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펫에선 펫이 주인에게 먹이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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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재미로는 네트워크를 통한 자료 공유가 있다. 기존 아이러브펫 때부터 호평받은 아이러브펫 온라인은 이번에도 건재. PSN을 통해 아이러브펫에 접속하면 온라인 아이템 구입과 함께 동영상, 사진 공유를 할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최신, 인기, 친구 같은 카테고리로 구분하는데 최신 자료와 인기 자료를 보면서 아이러브펫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배울 수 있고, 여차하면 직접 업로드해서 자신의 펫을 순위권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실제 애완동물을 보여주려면 지인을 부르거나 근처 동네를 돌아다녀야 하지만, 아이러브펫의 온라인 대상은 전 세계다. 지구의 넘버원 아이러브펫 플레이어를 노려보는 건 어떨까?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참고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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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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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이렇게 무난하게 잘 노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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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어도 있다.
아저씨, 체통 매너요!
아이러브펫이기에 보이는 옥의 티
아이러브펫은 리얼리티와 판타지로 나눈다면 판타지에 중심을 둔 게임이다. 가상의 사이버펫을 가지고 기상천외한 장난감과 도구로 실생활이라면
엄두내기 힘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육성시뮬레이션. 이는 아이러브펫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런 판타지 속에서 펫을 돌보다보면
익숙한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만능 장난감으로 놀아주기, 그림을 그려서 장난감으로 주기, 노래를 불러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가르치기 등
도구만 다를 뿐이지 실생활에서 애완동물과 어울리는 활동의 연장선에서 머무르기 때문이다.
판타지와 리얼리티가 잘 어우러지면 판타지의 신선함과 리얼리티의 익숙함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브펫은 이 연결이
조금 부자연스럽다보니 조금 엇나가 '이 도구들을 가지고 좀 더 기상천외한 놀이를 하고 싶은데'같은 아쉬움이나 '어차피 가상의 펫인데 실제
애완동물처럼 놀아줘야 할 필요가 있나'같은 실망이 생길 여지가 있다. 일종의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간극인 셈이다. 이런 간극은 플레이어의 감정
이입을 방해하는데 플레이어의 감정이입이야말로 육성 시뮬레이션의 뿌리이자 플레이 원동력이란 점에서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경악했던 볼링. 펫이 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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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은 좋다고 웃는데 주인은 웃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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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상층인 아동들이라면 이 간극이 큰 문제는 안 되겠으나 이쪽은 진입 장벽이 문제다. 무브의 인식 능력이 좋아져서 나아지긴 했어도
아이러브펫의 지시와 안내는 음성과 글씨만으로 나와 직관적인 지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은 되어야 아이러브펫의 콘텐츠들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이 연령층 위의 플레이어가 난생 처음 보는 애완동물에 이 감정이입 할지는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이다.
오히려 자기의사와 취향이 뚜렷한 성인들이 앞서 설명한 간극을 감안하고 감정이입하면서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지도 모르겠다(실제로 아이러브펫
온라인의 사진과 동영상 중 절반 정도는 성인이다)
다른 옥의 티로는 3D TV 지원이 있다. 현재 PS3 게임 중 일부는 HDMI 3D 규격에 준거한 3D TV 및 하이스피드 규격에 대응하는
HDMI 케이블이 있을 때 3D 안경을 이용해 입체 영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아이러브펫 무브 에디션도 그 중 하나로 게임의 진행 구조가
3D 입체 영상과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게임을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문제는 PS3의 3D 입체 영상 지원은 장시간 플레이로
메스꺼움, 두통 증상이 일어나는 등 안정성이 아직 부족하고 아이나 미성년자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특히 6세 이하의 시력 발달
과정의 어린이들은 이용 규약에서 플레이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이렇게 3D 플레이에 제약이 많다보니 아동용 게임인 아이러브펫의 3D TV
지원은 양날의 검 혹은 무용지물로 끝날 소지가 있다.
아이러브펫은 아직 건재하다
앞서 적은 단점들이 아이러브펫의 게임성과 퀄리티를 깎아내리지는 않는다. 15일차에 이르는 다양한 펫 프로그램, 여러 동물들의 장점만 모은
듯한 펫의 애교와 행동,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 충실한 펫 관리 콘텐츠까지 아이러브펫의 가치와 재미는 이미 검증 받았다. 여기에 무브는 점을
찍어 화룡점정을 완성했단 것이 아이러브펫 무브 에디션이 가지는 의의겠고. 아이러브펫 무브에디션은 무브의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기존 육성
시뮬레이션과 애완동물 게임과는 다른 재미를 보장할 것이다.

HD 그래픽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애완동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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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브펫의 위치는 한동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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