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레인저'야 말로 가짜아닌 진짜 게임'

"색다른 게임, 개성 있는 게임, 게임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냐는 첫 질문에, 리듬액션 게임 '아스트로레인저'를 제작하고 있는 비스킷 소프트의 한정민PD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게임만 나오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를 보면 식상하기도 하고, 구조적으로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것.


그는 그러한 '가짜' 게임이 아닌 '진짜'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고, '아스트로레인저'로 그러한 소망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아스트로레인저'를 처음 해본 분들은 대부분 '이거 한국 게임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흔히 국내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예쁘고 멋진 캐릭터들이 나오지 않는데다 분위기도 이국적이거든요"

한정민PD는 눈이 살짝 내려갔으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동작을 취하는 거인형 캐릭터, 동인틱한 모습을 가지고 새침한 표정을 짓는 여성 캐릭터 등 '아스트로레인저'를 하면 첫 느낌부터 '범상치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 했다.

실제로 그가 보여준 캐릭터들은 심상치 않았다. 지구를 습격하는 두더지, 외계인 등도 개성만점이었으며, 팔다리가 달린 붕어나 근육덩이 할머니 등은 다른 국내 게임에서 등장할 수 있는 식의 디자인이 아니었다.

"상당히 독특하다는 느낌이 드시죠? 하지만 저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꼭 예쁘거나 멋지지 않아도, '퀄리티가 극상이라면 어필할 수 있다'는 거죠. 재미만 있다면, 정말 재미만 있다면 소재는 상관이 없거든요. 그것이 우리의 모토입니다."

'룩앤필(Look and Feel)', 보고 느끼는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다는 한정민PD. 그는 옆에서 구경만 한 번 해보더라도 정말 해보고 싶은, 그런 게임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개발자들의 개성을 게임 속에 최대한 녹여냈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그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그런 개발을 가능하게 한 것이 다름아닌 비스킷 소프트라는 회사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여기에서는 평상시에 저를 PD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다들 형 아니면 무슨 씨, 이렇게 부릅니다. 직책은 있지만 직급은 없지요. 그런 자유스러운 회사 분위기 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건져내고, 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또 팀원들 모두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도 특징이구요"


한정민PD는 자유스러운 회사 분위기가 콘텐츠를 살리는 길이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이 중국의 '요순황제'처럼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태평성세의 세월 속에 사람들이 황제가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때처럼 개발자들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주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싶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은 온라인 게임 강국이지만, 콘텐츠적인 측면은 무척 부족합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말해주듯 해외 게임의 파괴력이 눈앞에 있지 않습니까? 국내의 온라인 게임들이 콘텐츠를 강화하지 못하고 한 발씩 늦게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참 동안 회사 얘기를 하던 한정민PD는 이윽고 국내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 외국 게임의 위협 속에 점점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리고 그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과 같은 개발자들, PD들이 게임을 좀 더 튼튼하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세계를 위협할 만한 게임,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게이머들에게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남도록요. 지금은 미약하지만, 비스킷 소프트를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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