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질주하다 멈춰버린 비운의 게임, 전차로 GO! 3D

TAITO에서 개발한 전차 시뮬레이션 게임 '전차로 GO! 3D'가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인 '이오리스'를 통해 GXG 게임폰 전용 게임으로 등장했다.

TAITO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대작 게임인 '버블보블', 플스2용 '식신의 성'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게임업체다. 이러한 TAITO에서 개발한 '전차로 GO'는 PC 및PS2에서도 발매가 되어 잘 알려진 게임이고, 일본에서도 모바일용으로 이미 나왔던 게임이라 특히 관심이 가는 게임 중 하나였다.

단적으로, 이 게임은 GXG로 나온 3D게임 중에서는 가장 깔끔하고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준다. 현재 대응되는 휴대폰은 SCH-G100과 SV360의 두 폰 정도이지만 LG 게임폰 등 향후 계속적으로 대응폰이 늘어날 예정이며, 이들 폰 모두 QVGA(320*240)가 기본사양이기 때문에 가정용 게임기에 비해서도 크게 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된다.

'전차로 고'에 대해서
이 게임의 목적은 게이머가 전차를 움직이는 기장이 되어 승객을 태우고 전차를 무사히 역에서 역으로 운행하는 것이다. 즉, 게이머는 게임상에 구현되어 있는 '마스콘 브레이크'를 사용해 전차의 속력을 조절하면서 운전규칙과 도착 예정시간을 지켜 전차를 운전해야 한다.

운전시에 가장 중요한 점은 역에 도착할 때 정차시키는 위치를 잘 맞춰서 조정해야 한다는 점인데, 조작키는 상/하의 방향키(상은 속도 감속, 하는 속도 증가)와 네이트버튼(마스콘 브레이크의 중립), 슬라이드 아래쪽 자판에서 취소버튼(메뉴), 숫자키 버튼(속도 입력), *표와 #표 버튼(경적)이다.


기본적으로 게임 화면은 1인칭 시점이며 시점 변경은 불가능하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역에서 사람을 태우고 출발을 하는데, 이 때는 방향키를 최대한 내려서 속도를 올리도록 한다. 만약 출발신호가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출발을 하면 감점이 되며 열차가 출발을 하면 나오는 제한 속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잘 조절해가며 운행을 해야 한다.

화면의 상단 중앙에는 열차의 도착시간과 밑에 현재 시간이 나와 있는데, 이 도착시간을 넘기면 곤란해질 것이다. 화면 상단 오른쪽에는 남은 시간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것은 아케이드 게임으로 치자면 체력과 같은 것으로, 나중에 역에 도착하면 평가를 하는데 감점을 당하면 이 남은 시간에서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남은 시간이 0이 되면 게임 오버.

만약에 도착 예정시간에서 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이 초과시간만큼 남은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데 게이머가 안전규칙을 준수하고 정 위치에 도착하는 등 실수를 하지 않으면 이 남은 시간이 늘어나 계속 운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열차를 운행하는 중에는 특정지점에서 경적을 울리는 것을 잊지 말고 제한속도를 넘지 않도록 시간을 잘 보면서 플레이해야 한다. 또한 열차 주행 중에 급제동을 걸어도 감점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


화면 하단에는 왼쪽에 현재 속도가 나와있고 오른쪽에는 남은 거리가 나와있다. 역에는 보통 200~300m를 남겨놓고 역에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이 역에 들어갈 때도 속도가 너무 높으면 감점이다. 그리고 역에서 감속을 하는데 너무 일찍 감속을 하여 거리가 남았을 때 다시 시동을 걸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도 감점이다. 또한 급제동을 걸어서 멈추어도 감점이 된다. 급제동을 거는 법은 방향키를 상방향으로 움직여 속력을 감소시키다가 이것이 최고점에 달하면 급제동이 된다. 합격의 여분거리는 보통 ±3m정도이다. 역에 무사히 도착하면 한 구간을 움직인 평가가 나오게 되며 이 평가로 남은 시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된다.

여담이지만 만약에 당신이 승객의 안전같은 건 깡그리 무시하고 레이서의 기분을 내고 싶다면 속력을 계속 올려서 운행을 해도 된다. 그럴 경우 시속은 100㎞가 조금 넘어가며 확실히 스피드감을 맛볼 수는 있다(크하하 비켜라~). 그러나 이렇게 맹렬한 기세로 역을 그냥 통과했을 때 아쉽게도 ATS가 작동하면서 열차가 자동으로 멈추면서 폭주는 끝나게 된다. 또 평가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잔뜩 받으면서 바로 게임오버가 된다.


제대로 진행하면 Good을 받을 수 있다. 힘내서 해보자


필자의 경우 색다르게 게임을 즐겨보려고 속력을 100㎞로 올려놓고 급제동을 건 다음 다시 100㎞를 달리다가 급제동을 거는 식으로 운행을 해보았다. 이렇게 플레이하면 평가에서 감점을 잔뜩 당하게 되지만 운행을 하는 동안에 승객들이 즐거워할 것을 상상하면서 달릴 수 있었다(실제로 이렇게 달려보자. 괜히 재밌다).

이렇게 글을 보면 여러가지 제약 상황이 많아서 어려울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니다. 누구라도 조금만 해보면 감속의 타이밍을 잘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오히려 정말 열차의 운전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실제로 필자 주위에는 이 게임에 빠져들었다가 지하철 공사에 입사한 분도 계시다).

게임의 그래픽과 배경처리 등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매우 깔끔하고 속력에 따른 속도감을 잘 표현했으며 움직임도 부드럽다.

하지만, 좋은 게임성 이후의 치명적인 단점들
그러나 이 게임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단 가장 커다란 단점은 플레이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다는 점이다. 얼마나 짧냐고? 필자가 10분만에 클리어를 했다면 할말을 다 한 거다. 실제로 스테이지는 고작 5구간이 전부여서, 흡사 체험판을 플레이한 듯한 느낌이다.


미션은 단 5개 뿐!


게임을 시작하면 시부야에서 출발하여 에비스까지 1정거장, 메루로까지 2정거장, 고탄다, 오오사키, 시나가와로 이어지는데, 시나가와를 클리어하면 '전구간 클리어'라는 메시지와 함께 스탭이 올라오는 엔딩이 나온다(정말 황당했다).혹시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다른 구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다시 해보았지만 지나온 스테이지를 다시 반복할 뿐이었다(이런 말도 안되는!!).

열차 종류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하다 못해 난이도가 나누어져 있는 것도 아니었고 GXG 홈페이지에 가보아도 추가 패치나 다운로드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게임을 무려 5천원이나 주고 받는다는 것은 좀…(아무리 그래픽이 훌륭하고 게임성이 뛰어나도 10분이라는 플레이는 모든 장점들을 땅속에 묻어버리기에 충분했다. 하다 못해 게임소개에서 이러한 점을 미리 언급하여 게이머들의 기대를 져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키조작이다. SCH-G100의 경우 플레이 시 사용되는 키 중 '경적'이라든지 '메뉴' 버튼은 전부 슬라이드 안쪽에 있다. 기본적으로 GXG의 게임폰이라면 슬라이드를 닫은 상태에서 게임기로서의 환경을 최대한 살려 플레이하는데 그 재미가 있는 것인데, LCD화면의 오른쪽에 있는 게임전용버튼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버튼들은 하나도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다. 즉, 전면부에 사용되지 않는 버튼이 있는데 굳이 슬라이드 안쪽에다 버튼을 만들 필요가 있었는가..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다른 부분으로는 사운드가 매우 단조롭다는 점이다. 열차가 움직일 때 보통 우리들이 알고 있는 덜컹덜컹… 소리는 매우 친근감이 있고 경적소리 등의 효과음이 매우 잘 표현되어 있지만 단순히 계속 반복되는 효과음은 게임을 더욱 지루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게임의 분위기에 미치는 사운드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기에 그렇다.


게임자체는 무척 재미있지만.. 안타깝다


엔딩 역시 상당히 썰렁했는데, 게임을 클리어하면 '전구간 클리어' 라는 메시지 하나일 뿐 바로 엔딩 사운드가 흐르고 스탭명이 올라가면서 게임이 끝나게 된다. 하다 못해 이미지라도 하나 올리면서 간단한 스토리로 끝을 맺었으면 좀 더 부드러운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최고의 그래픽과 최고의 실망이 교차하는 작품
이렇게, 여러가지로 전차로 GO! 3D 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 게임은 GXG의 게임폰에 최적화되어 상당히 깔끔한 그래픽에 간단한 조작으로 원작의 기분을 살렸던 것은 좋았지만 기본적으로 이 GXG 전용폰에서 게임을 하게 될 게이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아직은 게임 전용폰의 시장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많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러한 시행착오 속에서 게이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수정하여 서비스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며 이 글을 마친다.


그래도.. 전차를 몰고 싶은 게이머라면 과감하게 몰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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