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판 디아블로가 왔다!

PSP로 정식 발매된 '언톨드 레전드'. 슬쩍 쳐다보며 느꼈던 이 게임의 첫 인상은 더도 덜도 아닌 '디아블로'였다. 그만큼 이 게임은 '디아블로'의 분위기와 그래픽을 가지고 있고 또한 진행 방식도 '디아블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역시 조금만 해보면 꽤나 다른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액션RPG 장르가 원래 얼핏 보면 여타 다른 액션RPG 게임과 비슷하게 보이는 반면에 즐겨보면 '다르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도중에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을 보였을 때도, '역시나 제대로 된 액션RPG로군' 하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간에 적절히 클리어 한 후에 이 게임을 돌이켜보면 'PSP의 게임 기능을 부각시켜줄 작품'이라고 할만 하다. 가뜩이나 NDS에 밀려서 게임기로써 기를 못펴고 있는 PSP 진영에 이런 게임이 계속적으로 추가됐으면 하는 바람. 간만에 PSP 계에 할만한 액션 RPG가 등장했으니 즐겁기만 하다. PSP의 작은 불씨가 되어줄 게임, '언톨드 레전드'. 이 게임을 이제부터 차분히 알아보도록 하자.

캐릭터
'언톨드 레전드'에서는 어느 정도 게이머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설정할 수가 있다. 직업은 알케미스트, 드루이드, 나이트, 버서커로서 총 4가지. 4가지라곤 해도 각각의 직업에는 남 / 녀의 성별이 정해져 있고, 임의로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별을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여성 캐릭터로는 알케미스트와 버서커, 남성 캐릭터로는 드루이드와 나이트가 있다).


디아블로와 비슷한 느낌


직업을 선택하고 나면 바로 캐릭터를 꾸미게 된다. 선택할 수 있는 스타일은 피부색, 헤어스타일, 헤어 칼라의 세 가지이다. 이후에 직업당 기본적으로 주어진 능력치에 별도로 마련된 여분의 능력치를 게이머의 마음대로 설정을 해주면 된다. 비록 캐릭터를 약간이나마 게이머의 취향대로 바꿀 수 있다고는 하지만, 스타일이 크게 다양하지는 못하다. 게다가 서양식의 캐릭터 스타일로만 제작이 되어서 동양식의 캐릭터를 원하는 게이머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수도 있을 것이다(여기서 서양식이라는 것은 서양인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서양인이 바라본 관점에서 제작한 캐릭터라는 의미인데, 여튼.. 양키 센스 정도로 이해하면 편할 것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알케미스트는(말 그대로)연금술사이다. 그러나 기본이 되는 특징은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법에 관련된 공격력은 거의 최강이라고 봐도 무난할 정도다. 소환마법을 사용해 뒤에서 원호를 할 수도 있고, 범위 마법 스킬도 다양해 여러 가지 재미를 보고 싶은 게이머에게 추천한다.


다양한 캐릭터들



마법효과도 훌륭하다


다음은 드루이드인데 이 캐릭터도 상당히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마법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소환마법은 물론 범위 공격의 마법이 많은데다가 착용 가능한 무기도 다양해 여러가지로 키울 수가 있는 다양한 재미를 제공해준다(마법이 무시무시한 만큼 소모되는 MP도 무시무시하다는 게 단점이지만)
다음에는 나이트가 있다. 나이트는 뭐,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듯싶다. 대부분의 게이머가 상상하는 그대로의 캐릭터이다. 오로지 체력과 힘으로 모든 적을 무식하게 해치우는 나이트. 하지만 이 '언톨드 레전드'에서는 나이트에게도 원거리 공격을 좋게 설정해 주었다. 원거리 공격이라고 해봐야 활 공격이 대부분이지만 역시 나이트라면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한 근거리 공격이 더 어울리지 않겠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버서커가 있는데, 버서커 캐릭터를 보면 말 그대로 버서커답게 약간 맛이 간 듯한 자세를 볼 수 있다. 또한 그 자세와 표정으로 말미암아 '이 녀석은 상당히 강한 캐릭터일 것이다' 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품게 만든다. 이 기대는 거의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빠른 이동속도와 빠른 공격력이 장점이지만, 무기의 사정거리가 짧다는 점이 단점이다. 그러나 연타와 잦은 크리티컬의 공격력은 게이머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를 도륙낼 준비 OK


초기의 캐릭터의 직업은 이렇게 4종류지만 이후에는 직업별로 더욱 세분화가 된다. 따라서 이 게임을 전부 즐기려면 총 8종류의 직업을 클리어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캐릭터 별로 키울 수 있는 레벨은 50이 최대이다. 여기까지 키워온 캐릭터라면 아마도 아이템이나 무기 등도 최강으로 갖추어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정도까지 키웠다면 더 이상의 게임이 무의미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후에는 다른 캐릭터를 키워보는 걸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조작이 편해서 이리저리 다루기 쉬운 편이다. 캐릭터를 움직이는 버튼은 방향키가 아니라, 아날로그 스틱이다. 즉, 아날로그 스틱으로만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다. 또한 R키를 누른 상태에서 방향키를 누르면 카메라 줌 조절 및 시점의 변환이 된다. 하지만 카메라의 줌 조절 같은 경우에는 줌을 크게 하면 캐릭터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효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메라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불편하다면 불편한 점이다. 그 이외에 공격과 액션 버튼, 그리고 아이템과 스킬을 쓰는 단축버튼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래픽
그래픽은 PSP의 게임이 대부분 그렇듯이 상당히 깔끔하고 멋진 그래픽을 보여준다. 동작의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이 잘 되어있으며, 배경의 처리도 멋지다. 다만 이렇게 신경 쓴 그래픽의 부담이 전부 로딩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단점이랄까…


그래픽은 매우 훌륭


사운드
사운드는 솔직히 이렇다 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 배경음을 보자면 게임의 던전적인 분위기에는 잘 어울리는 듯 하지만 약간 단조로운 듯한 느낌이 드는 측면이 있다. 효과음 또한 처리가 잘 되었지만 역시 별 뚜렷한 특징이 없다는 것이 흠이랄까? 그냥 전체적인 평가를 하자면, 사운드 면에서는 보통이라고 말하고 싶다.

게임성
가장 중요한 게임성이다. 이러한 액션RPG는 다들 비슷한 게임 분위기와 흐름을 가지고 있고 '언톨드 레전드'도 역시 크게 그에 벗어나지 않고 있다.


퀘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이 게임은 여러 가지 매우 다양한 퀘스트들이 준비되어 있고, 이러한 퀘스트들을 의뢰받아 해결하기도 하면서 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도시를 지키고 이를 물리친다는 매우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퀘스트와 이로 인하여 생겨나는 다양한 아이템 등은 게이머를 충분히 붙잡고 있을 중독성과 매력이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무선 랜이 지원되어서 최대 4명까지 파티를 구성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4개의 캐릭터가 밸런스도 상당히 잘 조절되어 있고 자유도도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이머가 가장 공감할 만한 부분이 있으니… 바로 로딩이다. 여러가지로 상당히 조율이 잘된 액션 RPG라고 할 수 있으나 이놈의 로딩만큼은 정말 답이 없을 정도다. 게임이 시작할 때 로딩이 긴 편이라는 것은 PSP의 대부분의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니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다 치더라도 맵이 바뀌는 부분마다 걸리는 로딩(최소 10초)이라던지, 하물며 무기점이라던지 자신의 스테이터스 창을 볼 때에도 무기라던가 아이템들이 처음에 공란으로 나오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화면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조금씩 인내심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를 방지하고자 제작사 측에서는 맵 전환시에 로딩화면이 뜰 때 로딩 화면으로 게임의 일러스트가 뜨도록 설정을 해놓았다. 이 일러스트의 종류가 매우 많아서 같은 일러스트를 두 번 보게 되는 경우가 드물 정도이다. 이것은 제작사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최소한의 예의를 담았다고 봐도 되는 것인지 싶다.
이상으로 '언톨드 레전드'에 대하여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디아블로'를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이 '언톨드 레전드'는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또한 4 캐릭터의 전직까지 포함해 8번의 플레이를 하려면 플레이 타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점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여러가지 안 건을 봤을 때 이 게임은 구입해서 플레이 하더라도 크게 손해보는 느낌을 들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액션 RPG 타이틀이 상대적으로 적게 발매된 PSP의 타이틀인 만큼 RPG 종류를 싫어하지 않는 게이머에게는 환영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