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게리엇 ''타뷸라라사'는 일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와는 차원이 다른 게임'
게이머들과 토론을 하다 보면 '온라인 게임은 아직도 '리차드 게리엇'의 손아귀에 있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것은 초창기 리차드 게리엇이 개발했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인 '울티마 온라인'이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본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기원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차드 게리엇과 국내 유수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제작사인 엔씨소프트가 힘을 합친다면 어떤 게임이 등장할까? 바로 '타뷸라라사' 같은 게임이다.
"'타뷸라라사'가 미국에 출시한지 이제 일주일 째입니다.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며, 미국 출시를 마치고 아시아 지역을 위해 전념할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쁩니다"
10일 '지스타2007'이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에서 만난 리차드 게리엇은 평소보다 다소 야윈듯한 인상이었다. 출시를 앞두고 타이트한 일정을 마쳐온 듯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리차드 게리엇은 '타뷸라라사'의 긍정적인 평가에 만족한다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타뷸라라사'는 일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와는 다릅니다. 다른 게임들은 캐릭터들이 일렬로 서서 한 턴에 한대씩 때리고, 인벤토리를 관리하는 것으로 끝이지만 '타뷸라라사'는 FPS 게임처럼 은폐, 엄폐물을 활용하는 등 액션성을 높인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요"
리차드 게리엇은 기존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의 정적인 전투는 '타뷸라라사'에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실제로 그가 틀어준 영상에서는 '타뷸라라사'의 캐릭터들이 FPS 게임을 하듯 다른 몬스터(외계인 모양)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Xbox360이나 PS3의 전문 FPS 게임을 보는 듯한 모습에 기자들이 의아해 하는 걸 눈치 챘는지 리차드 게리엇은 연신 '이 게임은 FPS 게임이 아니라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라는 얘기를 연발했다.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심도깊은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스토리를 게임에 적용시키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특히 스토리 마지막 부분에 옳고 그른 행동의 판단을 게이머에게 맡기고 있으니, 부디 옳은 판단을 해주십시요"
리차드 게리엇은 스토리를 강화한 미션을 통해 게이머들이 '타뷸라라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서 게이머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를 게이머가 감당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마디로 스토리의 양상이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타뷸라라사'의 놀라운 점은 일정 레벨을 달성한 캐릭터를 복사해두는 '클로닝 시스템'을 채용했다는 점입니다. 그 클론 캐릭터가 레벨 등의 '캐릭터의 역사'를 그대로 지닌 채로 저장되어 있고, 게이머는 언제든 일정 레벨의 클론을 꺼내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리차드 게리엇은 캐릭터 하나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일정 레벨의 캐릭터를 저장해둔 후 언제든 분기처럼 활용해 다른 캐릭터로 키우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 '타뷸라라사'에 다양성을 불어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시스템을 통해 몇 개든 다른 '체험'과 다른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을 거라 말하는 리차드 게리엇의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강하게 묻어 나왔다.
"미국에서의 시장 반응은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이제는 아시아 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시아 버전의 경우 시장이 원한다면 아시아 시장만의 특징을 부각시켜 개발할 용의도 있습니다"
'타뷸라라사'의 장점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리차드 게리엇은 '타뷸라라사'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우선 일본에서 내년 초까지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그 외의 아시아 지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게임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아바타 등을 특화시키고, 필요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만을 위해 전면 재수정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일본과 한국 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열 배 이상 크고, 또 다른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측정하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타뷸라라사'를 통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니 기대해주세요"
리차드 게리엇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고 성공을 자신한 게임 '타뷸라라사'. 이 게임이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국내에 출시되고, 또 시장에서 어떠한 반향을 일으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