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게임의 획 그은 '스맥다운' 시리즈의 발자취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레슬링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게이머들에게 한다면 대부분은 '스맥다운' 시리즈를 떠올릴 것이다. 스맥다운 시리즈는 미국의 프로 레슬링 단체인 WWE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의 선수와 각종 설정을 이용해서, 일본의 제작사인 YUKE'S가 제작을, THQ가 발매하고 있는 게임으로 현재 시리즈 9번째 작품인 '스맥다운 대 로우 2008'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스맥다운 시리즈는 그동안 혁명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매 작품마다 새로움과 놀라움을 선사하기로 유명한데, 그렇다면 스맥다운 시리즈가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올랐는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까 한다 .
* '스맥다운'의 발매로 프로 레슬링 게임의 혁명이 시작되다.
어클레임과의 관계를 청산한 WWF가 선택한 새로운 파트너는 THQ와 YUKE'S였다. THQ는 AKI와 함께 WCW의 게임을 만들어 E3 최고 격투 게임상을 2회나 수상했던 퍼블리셔였고, YUKE'S는 TOMY를 통해 신일본 프로레슬링 투혼열전 시리즈를 내놓던 제작사였다. 이들이 처음 내놓은 기념비 적인 작품이 바로 PS1으로 등장한 '스맥다운'이다. 이 게임에서는 WWF ATTITUDE까지 유지되어 오던 기존의 커맨드 입력식의 기술 사용법을 버리고, 새로운 입력 방법을 도입했다. 이 게임의 실질적인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신일본 프로레슬링 투혼열전'의 시스템을 개선해 방향 버튼과 잡기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게이머들에게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파츠를 이용,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CAW(Create-A-Wrestler)모드, TV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즌 모드, 언제나 난투가 벌어지는 백 스테이지, 기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카메라 컷 기능, 새로운 선수의 등장에 소요되는 로딩 시간이 2초밖에 걸리지 않아 게임을 즐기는 많은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던 로얄 럼블 모드 등 이전까지와는 다른 게임에 게이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
* PS1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스맥다운2 : 노우 유어 롤'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등장한 두 번째 작품은 전작이 발표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발표된 작품으로 서둘러 내놓았기 때문인지 그래픽에서는 신작보다는 확장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지만, 사다리매치, 테이블 매치, TLC 매치 등 다양한 종류의 경기가 추가됐고, 크리스 제리코의 라이언 설트와 같이 로프를 이용한 공격, 태그팀의 합체 피니시 무브를 구현하는 등 내용물에 있어서 만큼은 전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최고의 발전을 보여주었다. 또한 시즌 모드를 50시즌 플레이시 딱 한 번 플레이 가능한 생매장 매치 등 숨겨진 요소로 PS1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평을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았음에도 '스맥다운2+'라는 정체 불명의 에뮬레이션 게임이 등장한 것을 보면 이 게임의 인기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
* PS2의 첫 작품이지만 부족한 점 투성이였던 '스맥다운 : 저스트 브링 잇'
콘솔 게임 하드웨어의 중심이 PS1에서 PS2로 넘어가면서 그에 맞추어 PS2로 처음 등장했던 게임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던 드림캐스트용 'WWF 로얄 럼블'의 영향으로 링이 넓어지고 동시에 8인의 선수가 경기를 벌일 수 있었으며, 숨겨진 캐릭터로 인기 그룹 림프 비즈킷의 보컬 프레드 더스트가 등장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전작으로 인해 한껏 높아진 게이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발매 당시 TV에서는 WWF와 WCW/ECW 연합군 간의 대립이 한창이었지만, 게임 내의 등장 선수들은 WCW/ECW에 관련된 선수들은 거의 추가되지 않은 반쪽짜리였고, 시즌 모드 대신 등장했던 스토리 모드는 전작에 비해 너무 빨리 끝나버렸다. 또한 PS2의 수준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할 수 없었던 그래픽과, 세이브 데이터가 메모리 카드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CAW 캐릭터의 수는 여전히 10개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불만을 넘어 게임의 인기까지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 스맥다운 시리즈 정식 발매 1호 '스맥다운 : 셧 유어 마우스'
한글로는 번역하기 조금 어려운 부제의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정식 발매된 작품이자, 케이블 TV의 방송과 더불어 WWE의 인기를 80년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신이다. 이 게임이 발매되었을 당시 WWF와 WCW/ECW 연합군 간의 전쟁은 WWF의 승리와 WCW/ECW의 해체로 막을 내리고, 로우와 스맥다운의 로스터가 분리되었으며, 야생 동물 보호 기금(WWF)과의 소송으로 인해 회사의 이름이 WWE로 바뀌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적절히 이용해서, 전작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만큼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 발매된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수의 선수들이 게임에 등장하고 있고, 전작에서 게임의 인기를 떨어뜨린 주범 중 하나였던 스토리 모드 대신 시즌 모드가 제 자리로 돌아와 예전의 재미를 다시 안겨줬다. 특히 기본 골격이 비슷한 이벤트가 너무 많기는 했지만, 예전 실제 이벤트와 동일한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많아 꾸준히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또한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선수들과 마주쳐서 생기는 이벤트 역시 호응을 얻었다.
|
---|---
* 프로 레슬링 게임의 정점에 오른 '스맥다운 : 히어 컴스 더 페인'
그 동안 스맥다운 시리즈의 부제는 '스맥다운'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더 락의 대사를 따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가 더 이상 풀타임 레슬러가 아닌 상황이 되면서 당시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였던 브록 레스너의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그 결과 역대 스맥다운 시리즈 중 가장 완성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퀄리티의 작품이 탄생했다. 부위별 대미지 시스템과 선수의 무게 개념이 추가돼 더욱 실감나는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고, 6명의 선수가 벌이는 엘리미네이션 체임버 매치 등 팬들이 원하는 매치가 다수 늘어났다. 시즌 모드는 진행 기간이 1년으로 돌아가 전작에 비해 짧아지기는 했지만 육성의 개념이 첨가됐고, 적절한 상황에 배치된 다양한 이벤트로 인해 시즌 모드를 반복해서 플레이하더라도 늘 새로운 시즌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또한, WWE의 레전드 관련 향수 마케팅에 발맞추어 리전 오브 둠이나 서전 슬로터 등의 레전드가 최초로 등장, 올드 팬들을 끌어들이는데도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국내에서는 서울에서 열렸던 WWE투어 'Passport to SMACKDOWN!'이 열리는 날 게임이 발매돼 국내 스맥다운 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
---|---
* 다양한 시도가 불러온 부작용. '스맥다운 대 로우'
양대 브랜드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브랜드 간의 경쟁이 본격화 되자 게임의 제목 역시 양 브랜드의 대결을 모티브로 한 '스맥다운 대 로우'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됐다. 이 게임은 처음으로 시즌 모드에서 선수들의 음성이 나오고 팬들이 바라던 온라인 대전 모드도 추가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CPU A.I의 부실함, 책을 읽는 듯 감정 이입이 전혀 되지 않던 음성, 그리고 좋지 않았던 당시 상황으로 인한 로스터의 감소 등의 문제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스맥다운 : 저스트 브링 잇' 다음으로 만족도가 낮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
---|---
* 게임 내에 경영과 시뮬레이션을 도입한 '스맥다운 대 로우 2006'
전작의 단점을 보완해서 게임 내에 경영과 시뮬레이션 요소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경영 게임의 붐에 발맞추어 게이머가 직접 브랜드를 경영할 수 있는 GM모드가 추가됐고, 챌린지 모드는 난이도와 상황에 따른 다양한 구성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또한, 다른 스포츠 게임들과 같이 CPU나 게임의 A.I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A.I 세팅과, 공격 일변도의 게임 진행에 전략이라는 것을 도입한 스테미너 게이지, 선 / 악에 따른 슈퍼 피니시의 변화를 준 점, 잡기 공격의 다양화 역시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줬다. 기존 방식을 버리고 3-4개의 옴니버스 스토리로 구성을 바꾼 시즌 모드가 가장 약점으로 꼽히지만, WWE 해설자인 성민수씨의 감수로 이루어진 시즌 모드의 완벽한 한글화가 그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다. 그리고, 최초로 PSP로도 발매가 되어 양 기체의 연동을 통한 선수 추가의 특전과 PSP 플랫폼 만의 미니 게임 등으로 다양한 재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
---|---
* 본격적인 플랫폼 확장의 시작. '스맥다운 대 로우 2007'
그 동안 WWE는 플랫폼 별로 다른 제작사를 두어 각 플랫폼에 맞는 게임을 제작해 왔으나, 플랫폼 간 게임의 격차가 심해져, 결국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를 중심으로 통합, 기존의 PS2와 PSP 외에도 XBOX360으로도 발매하게 되었다. 경기장 내의 다양한 구조물을 이용하도록 한 점이나, 게임진행에 있어서의 세밀해진 조작, 그리고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다시 일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들도록 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즌 모드는 전작에 비해 발전됐지만 옴니버스 스토리의 형식이 바뀌지 않은데다 스토리도 대부분 배신에 관한 이야기라 긍정적인 반응은 얻지 못했다, 반면, GM모드는 새로 추가된 '각본'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더욱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게임의 실질적인 중심 모드로 자리잡게 됐다.
|
---|---
* 과연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지금까지 나온 스맥다운! 시리즈를 되돌아 보았다. 몇 번의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그것을 무사히 넘기고 더욱 발전된 형태의 게임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그 기세를 이어 앞으로 발매될 '스맥다운 대 로우 2008'에서는 전작의 3개 플랫폼에서 2가지를 추가, 총 5개의 플랫폼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은 스맥다운과 로우에 이어 ECW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해 ECW의 선수들과 브랜드 고유의 특별 매치를 추가했으며, 선수들의 파이팅 스타일을 다변화해 전작보다 훨씬 사실적인 대결을 펼칠 수 있다. 또한 로우와 스맥다운, 두 개의 브랜드 중 하나의 브랜드의 제너럴 매니저가 돼 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시즌 모드는 전작보다 더욱 폭넓어진 선택폭을 자랑한다. 시리즈 최초로 등장하는 NDS 버전의 경우에는 터치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조작 체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각종 훈련을 미니 게임화 해 시합외의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과연 새로 모습을 드러낼 스맥다운의 신작은 우리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분명한 것은, 스맥다운 시리즈는 '과거에도 최고였고, 현재도 최고이며, 앞으로도 계속 최고일 것이라는 점'이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