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조작, 나가는 큰 기술
드래곤볼 Z 진무도회 2
아직도 기억난다. 세뱃돈 받은 걸로 드래곤볼 단행본 30권을 샀다가 비오는 날 먼지 나게 두드려 맞았던 일을. 지금 친구들이 유캔도,
유희왕, 디지몬 등과 함께 자랐다면 필자 세대에겐 드래곤볼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릴 때면 서로 베지터, 손오공 역할을 하겠다며 싸웠고
열심히 수련하면 언젠가는 에네르기 파를 쏠 수 있을지 알았다. 갑자기 이렇게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에 리뷰를 맡은 게임이 바로
드래곤볼 Z 진무도회 2(이하 진무도회2)이기 때문이다. 필자와 함께 진무도회2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드래곤볼 Z 진무도회 2
외전, 그 역할에 충실했다
진무도회2는 본편에서 조금 벗어난 외전격의 게임이다. 우선 트랭크스가 드래곤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손오공을 밀어내고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했으며, 스토리의 시점도 트랭크스가 미래에서 과거로 넘어온 부분이다.(본편과 달리 마인부우가 침공한 시점에 미래에서 온다)게다가 만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적으로 등장한다. 스토리 모드만으로도 손오공 vs 베지터, 손오공 vs 손오반 등의 꿈의 대결은 물론, 손오공 vs
프리더, 손오반 vs 셀 등 원작의 대결들도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원작이 있는 게임의 경우 원작을 얼마나 잘 게임으로 이식
했느냐를 중요시 여기기도 하지만, 드래곤볼과 같은 경우엔 이미 게임으로 많이 출시가 돼 이젠 원작을 따라가기보다는 이렇게 외전 격으로 나오는
게임도 괜찮은 것 같다.

니가 주인공이냐...?
누구와도 함께 파티 플레이
원작 드래곤볼에서 보스급의 적은 항상 2, 3명이 힘을 합해 싸워 이겼다. 셀을 이길 땐 손오반과 손오공이, 마인부우와 싸울 땐 오천크스,
베지트 등 드래곤볼의 거의 모든 캐릭터가 등장해 손오공과 함께했다. 이러한 드래곤볼 정신이 게임에 아주 잘 녹아들어갔다. 게이머는 스토리
모드에서 다른 2명과 조를 이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마치 온라인 게임의 파티 플레이와 같이 이들에게 전투를 통해 얻는 기술을 장착시켜주고,
같은 지역에서 함께 적들과 싸워야 한다. 이러한 동료들은 처음엔 손오공과 손오반, 베지터와 같이 기본 캐릭터들 뿐이지만 스토리 모드를
진행할수록 더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할 수 있으며, 나중엔 거의 모든 캐릭터와 조를 이뤄 플레이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본으로 조종하는
캐릭터도 바꿀 수 있어 스토리 모드이긴 하지만 아무런 강제성 없이 자유롭게 플레이를 해 나갈 수 있다.(스토리 모드 중간에 마인부우로
손오공, 베지터와 싸우기도 한다)

모두 함께 파티플레이~
간단한 조작, 나가는 큰 기술
액션 게임은 화려한 액션과 화려한 효과를 통해 시원함을 게이머에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조악한 게임 커맨드 입력
능력을 가진 게이머는 복잡한 커맨드로 인해 단순한 액션만으로 게임에 일관하다가 흥미를 잃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진무도회2는 필자가 자신 있게
리뷰를 맡을 만큼 조작법이 쉽다. □, △, ○ 버튼과 십자 패드의 각 방향 입력을 조합해 다양한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다급한
상황에서 이것저것 막 누르다보면 알아서 콤보와 연계기가 나가기도 한다.(필자도 이것 때문에 적을 퍼펙트로 이기고 상당히 놀랐다는...)역시
액션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화려한 액션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도의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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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눈 감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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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오래 플레이해야 하는 이유
온라인 게임은 무분별한 레벨, 아이템 노가다로 인해 오래 플레이하면 지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때문에 필자는 비디오, 휴대용 게임을 더
많이 하는 편인데, 엔딩이야 내 선택에 따라 보든 말든 할 수 있고,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이유가 대부분 게임 전반에 걸쳐 명시되어 '왜
게임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무도회2는 드래곤볼의 스토리보다는 대결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조금 지루해지는 편인데,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함인지 게임 내 수집 요소가 대단히 강조되어 있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스테이지를 끝낼 때
마다 기술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기술은 타격기 LV 1, 2, 3. 장풍 LV 1, 2, 3 등 세분화 돼있어 기술을 모아가며 캐릭터를
성장 시키는 재미가 있고, 이 카드를 얻을 때 여러 장의 뒤집힌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어서 도박성도 느낄 수 있다. 물론 항상 높은
기술의 카드만 얻을 수 없으니 그것도 노가다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조종하는 캐릭터가 3명이니 내 캐릭터가 쓰지 않는 카드는 동료에게 주며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카드를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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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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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 봤다. 이제 단점에 대해 얘기해보자. 딱히 뭐가 나쁘다기 보다는 필자에게 맞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니 편하게 읽도록.
말이 통하지 않으면 무엇도 느낄 수 없다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을 만나면 당황스러워 한다. 게다가 그들이 말이라도 걸어오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한다.(필자는 그러다 오해가 생겨 싸운 적도 있다)무엇보다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니 서로 간에 교감을 느끼기가 힘들다. 진무도회2
역시 무엇보다도 게임 속 언어가 일본어로 이뤄져 있어 어느 정도 일본어를 알지 못하면 메뉴에서도 헤매기 십상이다. 필자 역시 여러 번의 삽질
끝에야 메뉴와 기본 조작에 필요한 것들은 '외워서' 플레이 했다.(스토리는 인터넷 검색과 패키지 뒷면의 게임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물론
액션이 주를 차지하는 게임인지라 일본어로 이루어 졌다고 해도 게임 플레이 자체엔 큰 불편이 없지만 아무래도 게임의 스토리를 알 수 없으니
집중해서 플레이 하기는 힘들었다.(다행히 음성은 일본어가 잘 어울려 기합과 같은 부분은 상당히 좋았다)

뭐라고 하는 거야!!
함께인가, 혼자인가
위에서 진무도회2는 3인 1조 시스템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한다고 했다. '함께'라는 말의 의미는 참 좋다. 하지만 동료들과 같은 지역에만
있을 뿐, 함께 전투를 하거나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다는 느낌이 약해 과연 함께 하는 것인지, 함께 라는 것은 명분뿐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 편이 무지하게 세기 때문에 나는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스테이지의 적들을 제거한다. 자칫하면 굳이 내가 나서서 싸워야 할 이유를
잃기 쉽다. 차라리 우리편을 약하게 해주고, 함께 1:2, 2:1의 전투를 펼칠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분명 '우리편은 왜
있는거야... 차라리 혼자 싸우고 말지'라고 투덜거리기는 했어도 '함께'라는 의미를 더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남자라면 무조건 1:1이 아니잖아!!
외전은 조금 달라져도 괜찮아...
대부분의 게임 드래곤볼은 스토리 대전, 자유 대전, 미션 해결 등의 메뉴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픽이나 게임성의 별 차이가 없다면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똑같다. 부가적으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 하나만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진무도회2 역시 스토리 모드,
서바이벌, 타임어택, 챌린지 모드가 전부다. 기술 카드를 이용해 캐릭터를 장풍에 강하게, 타격기에 강하게 하는 등 내 뜻대로 키워갈 수는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컴퓨터와의 대전이나 네트워크 플레이 뿐이다. 이러한 모드가 시리즈 전통이라거나 게이머들이 언제나 반기는
요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진무도회2는 본편에서 떨어져 나온 외전격의 게임인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요소를 넣거나 같은 요소에도 이전과의 차별화를 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드래곤볼의 캐릭터들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미니게임도 괜찮을
텐데...

이 전에도, 그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진무도회3를 기대하며
오랜만에 별 생각 없이 호쾌하게 적을 두들길 수 있는(?)액션게임을 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글화를 제외하면 큰 불만이 없어 다음
편을 기다리게까지 된다. 스토리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을 만큼의 한글화와 작게나마 미니게임이라도 하나 들어간 진무도회3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