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타령은 이제 그만, 이제는 독특함이다
광고에는 3B 법칙이라고 해서 Beauty, Baby, Beast. 아름다운 미인, 귀여운 아기 혹은 동물이 광고에 들어가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게임 역시 그동안 화려한 그래픽, 사실적인 사운드, 한 편의 서사시를 방불케 하는 장대한 시나리오 등의 수식어와 연예인이 함께하는 마케팅 등 어떻게든 게이머들에게 예쁘고 멋지게 보이려 애써왔다. 하지만 최근 높아진 기술력으로 화려하지 않은 게임이 없고, 게이머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웬만해서는 눈길 한 번 받기 힘들어졌다. 유명 개발자, 엄청난 제작비를 아무리 내세워도 웬만큼 새롭거나 독특하지 않고서는 고만고만한 게임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춰 기존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게임들이 생겨났다.
* 운영자가 전해주는 게임 소식, '라테일'
액토즈소프트에서 서비스하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라테일'의 홈페이지에 가면 '직찍뉴스'를 볼 수 있다. '직찍뉴스'는 '라테일'의 운영자들이 직접 게임 업데이트 및 게임 내 각종 소식을 뉴스 형식으로 전해주는 UCC 영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돼 최근까지 8회가 제작됐다. 전문 방송인 및 장비가 투입되지 않았고, 게임 홈페이지 및 몇몇 게임 매체에서만 볼 수 있지만 홈페이지에서 평균 조회수 1~2만을 기록할 만큼 '라테일' 게이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또한, 운영진들이 직접 등장하는 만큼 개발사에서 게임에 계속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게이머들이 느끼게 해 게이머들이 운영진들은 물론이고 개발사에 대해 신뢰를 갖도록 했다.
* 발로 하는 게임, '아스트로레인저'
아스트랄한 게임성으로 유명한 비스킷소프트의 '아스트로레인저'는 최근 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양쪽 쉬프트 키와 Z, X, 스페이스바의 5개 키만을 사용하는 간편한 조작법을 영상을 통해 직접 보여준 것. 이 영상은 각종 동영상 전문 사이트 및 포털 사이트를 타로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게이머들에게 '아스트로레인저'만의 간편한 조작법을 확실히 인식시켜다. 또한 게이머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게임하는 모습이 담긴 UCC 영상이 인터넷 여기저기에 올라오며 새로운 UCC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이전에는 개발자들이 노래방에서 부른 '어쩌다마주친그대' '텔미'를 음원으로 서비스하며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 신비로운 그녀 티타냥의 '에코온라인'
그라비티에서 서비스하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에밀크로니클 온라인'은 최근 인터넷 배너를 통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게임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한 여성을 훔쳐보는 듯 한 컨셉의 프로모션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게임에 대한 언급은 없이 컨셉에 맞춰 촬영한 사진을 감상하고, 사진을 스크랩하면 게임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 호기심에 배너를 클릭했던 많은 게이머들이 놀랐으며, 기존 게이머들의 경우에는 게임 컨셉과 맞지 않는다며 일본 변태 게임과 비교하는 등 비난을 하기도 했지만 프로모션 자체는 신규 게이머 유입에 효과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 게이머들이 만든 UCC, '울프팀'
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만든 UCC 영상이 화제가 된 경우도 있다. NHN이 자사의 게임포털 한게임을 통해 서비스하는 FPS 온라인 게임 '울프팀'은 게이머들이 만든 '원더울프의 킬미'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는 프린스 길드의 애환' 등의 UCC 영상이 인기가수 원더걸스의 '텔미' 열풍과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야하는 솔로 게이머들의 애환을 타고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뜻하지 않게 '울프팀'의 인기 콘텐츠가 되기도 했다.
* 빌로퍼가 부른 'Unchained My Heart'
최근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 진행됐던 '헬게이트:런던' 런칭 페스티벌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스타 개발자 빌로퍼가 인기가수 소녀시대, 윤하의 축하 공연에 이어 무대에 올라 'Unchained My Heart'를 멋지게 부르며 가수 못잖은 환호성을 받았었다. 그리고 이는 블록버스터, 처절한 지옥의 모습 등 지금까지 '헬게이트:런던'을 수식하던 다른 무엇보다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헬게이트:런던'을 널리 알렸다.
게임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게임을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해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때에는 독특하고 신선한 방식의 홍보 활동이 게이머들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게임의 화려한 그래픽이나 사실적인 전투를 수식하는 문구가 담긴 배너도 좋지만 같은 값이면 게이머들에게 신뢰도 주고 눈길도 잡아 끌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활동을 펼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 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