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설레게 만드는 게임.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
1980년대, 드래곤볼이 미처 등장하기 이전에 수많은 청소년들을 열광시킨 만화가 있다. "넌 이미 죽어있다"라는 대사만 들어도 그 당시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떠올리게 될 작품. 그 주인공은 바로 북두의 권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기록했던 이 만화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만화에서 북두의 권의 주인공인 켄시로를 패러디할 정도로
만화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큰 인기를 얻었던 만화답게 다양한 기종으로 북두의 권을 원작으로 삼는 여러 게임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북두의 권: 세기말 구세주 전설이나 북두의 권: 심판의 쌍창성 권호열전 같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들은 이렇다 할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이런 연이은 실패 때문인지 북두의 권을 소재로 한 게임들의 등장은 최근 몇 년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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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두의 권의 외전 격 작품인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의 방영이 종료된 이후 북두의 권을 소재로 하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했다. PSP로 발매된 대전 액션게임 북두의 권 라오우 외전: 하늘의 패왕(이하 라오우 외전)이 그것이다. 과연 이 작품은 지금까지 발매된 북두의 권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게임처럼 그대로 묻혀질 것인지, 아니면 몇 없는 성공작으로 이름을 남길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다양하지 못한 게임 모드, 길지 않은 플레이타임
대전 격투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 타임을 길게 가져가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대전 격투게임이 오락실에서 사람과 사람의 대결을
위해서라는 태생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전 격투게임이 가정용이나 휴대용 게임기로 이식될 때는 스토리 모드나 연습모드와
같은 다양한 모드로 게이머가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의 도장 모드나 철권의 스토리 모드가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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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라오우 외전에는 이러한 배려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스토리 모드가 준비되어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대전 액션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금은 어색한 방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제일 처음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 무조건 주인공 캐릭터인 라오우의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며, 라오우로 스토리 모드를 한 번 클리어 하면 또 다른 스토리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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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각각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해당 캐릭터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스테이지마다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뀐다는 것이다. 즉 게이머가 즐길 수 있는 스토리는 라오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하나의 스토리와, 여러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또 하나의 스토리, 이 두 가지 뿐이라는 의미다. 원작을 재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스토리모드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 한 이후에 얻을 수 있는 추가요소도 부족하다. 스토리 모드를 두 번 클리어 하면 숨겨진 캐릭터인 켄시로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외에는 전혀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켄시로를 얻고 난 이후에는 스토리 모드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서바이벌 모드와 타임어택 모드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것으로는 최근 가정용, 휴대용으로 이식된 대전 격투게임으로 눈이 높아진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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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인 조작법으로 인한 천편일률적인 게임 진행
라오우 외전은 대전 격투게임이면서도 원작의 캐릭터를 게임으로 재현한 캐릭터 게임이기도 하다. 액션 그 자체는 화려하며 카툰 렌더링으로
이루어진 캐릭터 덕분에 마치 원작 만화를 보는 듯한 캐릭터를 즐길 수 있는 점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런 점을 제외하면 안타깝게도 라오우
외전은 이 두 가지 장르의 특징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작품이다. 대전 격투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각자 다른 캐릭터를 이용해서 각자 다른 기술과
게임 운용으로 적을 쓰러트린다는 점이다. 개성 있으면서도 각자 다른 성능의 기술과 그 때문에 발생하는 심리전이 대전 격투게임의 묘미인
것이다. 하지만 라오우 외전은 각 캐릭터마다 고유의 기술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커맨드가 없고 모든 액션이 버튼 연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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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특정 방향을 누르면서 버튼을 누르면 상황에 맞는 기술이 연출되기는 하지만, 어떤 캐릭터로 해도 동일한 성능을 지닌 기술이 발동된다는 것은 게임을 상당히 심심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물론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고유한 초필살기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 모든 기술의 커맨드 역시 R버튼 + O버튼 또는 X버튼 아니면 L버튼 + O버튼 또는 X버튼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상당히 심심한 대전을 즐길 수 밖에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은 자연스럽게 캐릭터 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모든 캐릭터가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에, 겉모습만 다를 뿐이지 모두 같은 캐릭터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해준다. 이런 류의 캐릭터 게임에서 게이머가 기대하는 점은 원작 캐릭터를 얼마나 재현했는가 하는 점이지만, 라오우 외전은 원작의 캐릭터가 내 손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 이외에는 어떤 현장감도 게이머에게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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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애니메이션의 팬, 대전 격투게임의 팬 모두에게 아쉬운 작품
원작 자체가 사나이들의 액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북두의 권을 소재로 한 게임은 자연스럽게 박력있는 액션에 그 기대가 기울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라오우 외전은 그런 게이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전반적으로 미완성의 게임을 서둘러서
게이머에게 선보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조금만 더 다듬어서 각 캐릭터의 개성을 부각시키고 더욱 화끈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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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의 권이라는 만화는 소년 만화의 공식을 성립한 전설에 가까운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이기에 게이머들은 이를 소재로 한 게임에서 원작에 버금가는 만족감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음에 등장하는 북두의 권을 소재로 한 게임은 이런 게이머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완성도로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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