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문만큼 뜨거운 지옥의 문, '헬게이트:런던'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 게임을 플레이 한 후 리뷰를 작성 했을 때,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 진행된 '헬게이트:런던' 런칭 페스티벌 중 인기가수들의 축하 공연 중간에 무대에 올라 멋지게 노래를 부른 빌로퍼의 모습을 볼 때 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15일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 후, 각종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등록되고, 일부 저녁시간 중 많은 게이머들로 인해 원활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헬게이트:런던'의 인기를.
* '디아블로'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리뷰를 위해 '헬게이트:런던'을 플레이하며 기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디아블로'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고, 이는 많은 게이머들도 공감했다. 퀘스트를 중심으로 액트를 클리어 해 나가는 게임 진행 방식, 다양한 등급으로 나눠진 아이템 등의 게임 요소들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개발에 참여해 이전엔 블리자드 소속의 개발자로 방한했던 빌로퍼와 함께 '디아블로'의 향수를 느끼게 했다. 물론 많은 부분에서 두 게임은 서로 다르고, 플레이 해 나가며 '헬게이트:런던'만의 재미를 느끼게 되지만 머릿속에 계속 '디아블로'가 떠오르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헬게이트:런던'은 단순히 '디아블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아니었다.
*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
많은 게이머들이 꼽는 북미, 유럽 게임의 단점 중의 하나는 예쁘지 않은 캐릭터에 대한 것이다. 화려하고 예쁜 색감으로 꾸며지는 아시아권 게임 캐릭터에 비해 개성은 넘치지만 어딘가 투박해 보이는 북미와 유럽 게임의 캐릭터는 미적 요소가 덜하다. 예전에 등장했던 '에버퀘스트2'의 경우에는 아시아 서비스 당시 고심 끝에 이스트 버전을 따로 제작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헬게이트:런던' 역시 마찬가지다. 캐릭터의 얼굴, 머리 스타일, 피부색, 키, 체형 등 다양한 부분을 설정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시되는 샘플이 모두 서구틱해 캐릭터의 모습 자체는 예쁘거나 멋지다고 하기 힘들다. 하지만 성장을 거듭하며 갑옷을 착용하고 컴퓨터 사양이 허락해 다이렉트X 10까지 적용한다면 '헬게이트:런던' 특유의 뛰어난 광원효과와 맞물려 흔히 얘기하는 '뽀대와 간지가 좔좔 흐르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검기사, 수호기사, 기술요원, 전투요원, 암흑술사, 악마술사로 나눠지는 직업은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각각의 특색과 플레이 방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다른 어떤 게임보다도 큰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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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를 자극하는 수집욕
'헬게이트:런던'의 아이템은 일반, 진보, 희귀, 전설, 고유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아이템은 단계가 높을수록 특정 부가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해당 직업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 많은 게이머들이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특히 단계가 높은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미지나 부가 능력치가 더 좋지 않고, 아이템 업그레이드 및 조합을 통해 어느 정도는 등급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 캐릭터의 스탯 및 스킬 특성 등에 따라 전략적인 아이템 구성이 필요하다. 암흑술사로 게임을 플레이했던 본 기자는 초반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화염분사기를 주로 사용하고, 스킬의 효과가 커지면서부터는 환영과 독공격을 하는 총을 양손에 각각 들고 플레이하며 나름 전략적으로 게임에 임했다.
* 다음 콘텐츠 등장은 언제?
오픈 베타 테스트 첫 날, 게임을 플레이 하던 중 어떤 게이머가 채팅을 통해 올린 글은 기자를 충격에 빠트렸다. 서버가 오픈 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건만 그 게이머는 현재 공개된 액트3까지 모두 클리어하고 이후는 진행할 수 없는지를 궁금해 했다. 그리고 그러한 게이머의 수는 서서히 많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액트1도 클리어하지 못해 쩔쩔매는 게이머들도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열정적으로 게임에 임하는 국내 게이머들의 특성상 현재 공개된 콘텐츠는 너무 적다. 조만간 액트4와 함께 신규 지역 스톤헨지를 업데이트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 게이머들의 플레이 속도를 맞출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스럽다.
또한 '헬게이트:런던'은 퀘스트를 중심으로 액트를 클리어 해 나가는 방식의 게임인데 반해 퀘스트 자체는 그리 재미가 없다. 어느 지역에 가서 어떤 몬스터를 처치해라, 무엇을 가져와라, 어디까지 다녀와라 등 기존 온라인 게임들의 퀘스트와 큰 차이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조금 아쉬웠다. 또한 스토리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 퀘스트를 수행하는 맛이 떨어지기도 했다.
* 파티는 어떻게 하나요?
현재 '헬게이트:런던'은 자동 채널입장 방식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는 게이머들은 선택 없이 각각의 채널로 흩어지게 돼있다. 이는 게이머들이 한 서버에 집중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는 점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만 게이머들 간 커뮤니티가 소원해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기자가 플레이한 바에 의하면 분명 '헬게이트:런던'은 다른 게이머들과 파티를 맺고 게임을 플레이 할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지만 파티를 맺는 방식부터 함께 플레이하는 것 까지가 어려워 많은 게이머들이 솔로잉 플레이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특히 같은 장소에 있음에도 채널이 달라 만날 수 없는 현상에 많은 게이머들이 혼란해했다. 물론 P 버튼을 누르면 현재 구성된 파티 목록이 뜨고 이 중 원하는 파티를 선택해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채널이 달라 만날 수 없거나 게이머 간 진행 상황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의미가 없어져 모르는 사이인 게이머들끼리 파티를 맺는 일이 거의 없다. 이에 대해 한빛소프트 측은 조만간 채널 입장 방식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하니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 보도록 하자.
* 2008년을 열어가는 게임, '헬게이트:런던'
'헬게이트:런던'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 때 까지만 해도 '기대만큼의 대작이 아니다' '빌로퍼의 이름에만 기댄 게임' 이라며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보인 모습은 지속적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빠르게 피드백 해 확실히 재미있어졌다. 현재도 커뮤니티 부재와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를 위해 개발사와 한빛소프트 측 모두가 노력하고 있으며, 게이머들 역시 게임에 적응해가며 '헬게이트:런던'만의 재미를 하나하나 짚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라면 '헬게이트:런던'을 2008년을 열어가는 MMORPG로 불러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