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용산전자상가, 생존을 위해 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전자 메카, 용산이 흔들리고 있다. 전자 제품의 메카이면서도 조립PC 하면 떠오르던 용산이 인터넷쇼핑몰의 유통채널 다양화와 소비자의 인식 변화로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용산의 위기는 오픈라인 매장의 가격 경쟁 심화와 인터넷 쇼핑몰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더욱 심화됐다. 굳이 돈을 더 주고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말이다.
선인상가의 한 관계자는 "상가끼리도 가격 경쟁이 심해 예전처럼 도와주거나 가격을 일체화 시키는 모습을 볼 수 없다"며 "그나마 하루에 몇 십 명오는 손님도 그냥 가거나 물건만 보고 매장을 뜨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용산을 뜻하는 요소인 '용팔이'(물건을 비싸게 파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에 대한 인식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용산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문제다. 특히 여성 고객들의 경우 '용팔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많이 해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자가 만난 한 여성 고객은 "매장의 직원들이 자신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과도한 호객 행위를 시도한 것 때문에 부담스럽고 겁나서 접근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리뷰를 읽은 후 구매를 하는 것이 며칠 걸리더라도 싸고 부담 없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오프라인 게임 매장의 경우 더욱 심했다. 도깨비 상가의 경우 평일의 경우 한적한 모습을 보였으며, 전자랜드 게임 매장들의 경우 몇몇 손님들만 보일 뿐 전체적으로 조용해 보였다. 게임매장의 한 직원은 "평일에는 손님 보기 어렵고, 구매를 하려고 하는 손님은 더욱 없다"며 "그나마 주말에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인터넷보다 비싸다고 구매를 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용산에는 약 800여개 매장이 존재하며, 이중 수익을 보는 매장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도 인터넷 쇼핑몰과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수익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용산의 변화를 위해 2010년, 용산 재개발이 예정돼 있지만 업체 관계자들은 지금 당장 먹고 살기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때까지 매장이 제대로 남아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 역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정기적인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용자들 및 일반인들에게 용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업체 관계자들이 스스로 호객 행위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현재 용산에서 부족한 음식점과 카페 등을 추가로 건설해 물건 구매가 아니더라도 용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손님들도 믿고 방문할 수 있는 용산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매장들이 노력하고 있다. 인식 전환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상가를 생각해서라도 용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