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카'는 추억의 게임을 집대성한 게임
<누구에게나 인상 깊거나 기억에 남는 게임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이 인터뷰는 국내 개발사의 개발자들을 만나 그들이 기억하고, 그리고 그들을 게임 업계로 이끈 게임을 알아보는 연재 코너다.>
거상, 군주, 아틀란티카 등 정치와 경제, 역사를 잘 활용한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세대 게임 개발자 중 한명이다.
1992년 고등학교 동창들과 HQTEAM이라는 개발팀을 설립한 그는 1996년부터 충무공전, 임진록 등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만들다가 2002년 거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계속 온라인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다양한 게임을 개발을 해왔기 때문인지 그의 게임 경력도 참 다채로웠다. 과거 MSX 시절부터 게임을 즐겨왔다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엇을 먼저 얘기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여러 게임이 있지만 그 중에서 이스 시리즈에 대한 기억은 참 특별하네요. 그래서 지금까지 롤플레잉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겠죠"
새로운 몬스터를 만났을 때의 긴장감과 버튼을 누를 때마다 변화하는 상황. 이것이 이스 시리즈가 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이유다. 그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탓에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느껴졌다며, 지금 캐주얼 게임에는 눈돌리지 않고 롤플레잉 게임에만 집중하는 이유가 이스 시리즈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외에도 삼국지2와 과거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출시됐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기억에 남네요. 영어를 해석해가며, 열심히 플레이했던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의 행동에 따라 전황이 바뀌는 전략성,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흥분. 이것이 김이사가 이 게임들을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다. 특히 인디아나 존스, 킹즈 퀘스트 등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 감탄이 나온다고 말했다.
"특별히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지금까지 만들었던 게임들이 전부 이 게임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네요. 전략 시뮬레이션도 많이 만들어봤고, 제가 만든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다양한 세계 문명을 탐험하는 내용이니까요"
실제로 김태곤 이사가 자신의 게임을 모두 집대성한 작품이라는 말을 자주 했던 아틀란티카에는 이 모든 요소가 담겨 있다. 퀘스트 위주의 스토리 성이 강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총 9명의 캐릭터를 함께 조종하는 턴방식의 전투를 통해 전략성을 살리고 있으며, 세계 각 문명을 찾아다니는 모험의 재미도 담고 있다.
특히 곧 업데이트될 '아틀란티카2.0' 업데이트에서는 소규모 인스턴트 던전이 아니라 국가별로 참가하는 대규모 던전이 추가돼 더욱 전략성이 강화될 예정이다. 국가별 던전에서는 몬스터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게이머들이 이에 맞서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마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듯한 재미를 맛보게 된다.
"임진록의 후속작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싶지만 워낙 게임 시장이 편중돼 있다보니 당분간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틀란티카'에는 제가 즐겼던 즐거운 게임에 대한 기억을 모두 담으려고 노력 중이니 앞으로도 발전해가는 '아틀란티카'의 모습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는?
1992년 HQTEAM으로 게임 개발을 시작해 충무공전, 임진록, 이스트, 임진록영웅전쟁, 임진록2, 천년의 신화, 임진록2+ 조선의 반격, 거상, 군주, 타임앤테일즈, 아틀란티카 등 많은 게임을 만들어 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 개발자다. 특히 온라인 게임에 현실적인 정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거상, 군주가 학교 교재로 사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이스 시리즈는?
이스 시리즈는 일본 팔콤사의 대표적인 롤플레잉 게임으로 PC88로 처음 등장해 PC98, MSX2, 패미콤, IBM-PC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됐다. 특히 빨간머리의 주인공인 아돌과 각종 히로인들의 애정어린 스토리 라인과 몸통박치기라는 독특한 전투 방식으로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최근에는 CJ인터넷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삼국지2는?
현재 11편까지 발매된 삼국지 시리즈는 코에이에서 제작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 특히 삼국지2편은 적절한 인공지능과 속도감 있는 전투로 시리즈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90년대 초반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입소문을 타고 빠른 속도로 퍼져 삼국지 시리즈가 지금의 인기를 얻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인디아나존스 시리즈는?
인디아나 존스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개발됐지만 그 중 영화의 명성에 걸맞는 성공을 올린 것은 루카스 아츠의 SCUMM 엔진을 사용해 제작된 3편과 4편이다. 이 게임들은 명령어와 사물을 커서로 선택하는 것 만으로 원하는 동작을 지시하는 전형적인 포인트 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특히 4편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도입해 인디아나 존스를 활용한 최고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