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좀비의 공포, 바이오하자드의 과거와 미래
여름이 되면 유독 인기가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공포물이다.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리기에는 공포물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TV나 극장가의 스크린을 통해 느껴지는 오싹함은 더위 따위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리게 한다. 요즘에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공포물을 접할 수 있어 공포물 마니아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3D 공포게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PC용 게임 '어둠 속에 나홀로'가 1993년 출시 된 이후 15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게임 시장에는 '사이렌'이나 '사일런트 힐' 시리즈 같은 호러 게임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바이오하자드'가 그 주인공이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인간을 좀비로 변형시키는 바이러스에 얽힌 엄브렐러라는 거대 기업의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으로, 좀비와 이형 생물체라는 요소를 적절히 사용, 전 시리즈 누적 20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3D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 2002년에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북미 제목인 '레지던트 이블'을 따서 제작된 동명의 영화가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정도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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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마저 예상 못한 흥행돌풍, 바이오하자드 1 (1996년作)
바이오하자드 1은 이전까지 록맨이나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액션 게임을 주로 제작하던 캡콤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바꾸며, 캡콤이 후에 제작하는 귀무자나 데빌메이크라이의 기반이 된 게임이다. 게임의 내용은 S.T.A.R.S.라는 부대의 알파 팀이 어느 저택에서 실종되고 그들을 찾기 위해 브라보 팀이 그 저택을 조사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 어두운 복도에서 좀비견이 뛰쳐나오는 부분이나, 타일런트의 등장 같은 연출은 게이머들의 입에서 오랫동안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에 시리즈의 인기를 업고 세가 새턴, PC, 게임 큐브 등으로 이식되며 그 인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특히 2002년에 게임 큐브로 리메이크된 '바이오하자드 리버스'는 더욱 깔끔해진 그래픽, 사운드와 좀비의 소각이라는 새로운 요소의 추가로 바이오하자드 팬들을 열광시켰다.
* 시리즈 최고의 흥행작, 바이오하자드 2 (1998년作)
바이오하자드 1으로부터 2달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바이오하자드2. 이번 작품의 배경은 라쿤시티라는 가상의 도시다. 이곳을 배경으로 신참 경찰 레온과 1편의 주인공이었던 크리스의 여동생 클레어가 이번 작품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2장의 CD를 사용하여 각각의 시디에 레온과 클레어의 에피소드가 따로 제공되며, 여기에 한 명의 주인공이 어떻게 게임을 진행했느냐의 여부가 다른 주인공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재핑 시스템'의 도입으로 게이머들이 더욱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만든 것이 바이오하자드2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외에도 전작에 비해 편해진 조작성과, 대미지가 누적 될수록 주인공의 행동이 둔해지는 요소의 도입으로 판매량과 평가 두 가지 측면 모두 전작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런 흥행에 힘입어 드림캐스트, PC, 닌텐도 64등 다양한 기종으로 이식되었고, 특히 2000년에 닌텐도 64로 이식된 작품은 롬팩이라는 저용량 매체를 사용했음에도 바이오하자드 2를 완벽에 가깝게 이식해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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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과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바이오하자드 3 (1999년作)
이번 작품에서는 1편의 여주인공이었던 질 발렌타인이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왔으며, 바이오하자드 2의 스토리가 시작된 이틀 후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탄약의 조합으로 새로운 탄환을 만드는 조합 시스템과, 게임의 마지막까지 주인공을 추격하는 네메시스라는 강력한 몬스터의 등장 같은 요소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전작의 특징이었던 재핑 시스템의 삭제와 게임의 대폭 하락된 난이도는 게이머들로 하여금 아쉽다는 느낌을 가지게 했다. 판매량은 전작에 미치지 못했지만 게임 자체의 흠이라기보다는 너무 잘 만들어진 전작과 비교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 게이머들의 공통된 평가다. 바이오하자드3 역시 이전 작품들이 그래왔듯이 드림캐스트와 게임큐브로 각각 2000년, 2003년에 리메이크 됐다.
* 정통 시리즈의 외전격인 작품. 바이오하자드 코드 베로니카 (2000년作)
바이오하자드 코드 베로니카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지니고 있는 드림캐스트로 이식된 덕분에 엄청나게 강화된 그래픽과 사운드 효과로 게이머들에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게임 진행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많은 버그들로 인하여 원성을 받았고, 결국 버그와 밸런스가 수정 된 완전판이 이듬해인 2001년에 플레이스테이션 2와 드림캐스트로, 2003년에 게임큐브로 이식됐다. 이 게임은 2편의 여주인공이었던 클레어가 1편에서 실종된 자신의 오빠 크리스를 찾기 위해 록포드 섬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반부에는 클레어, 후반부에는 크리스로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가 기존과 거의 이어지지 않는 외전격인 작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작품을 하지 않았던 게이머들은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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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됐다. 바이오하자드 제로 (2002년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애초에는 시리즈가 아닌 단편으로 기획되었던 게임이었다. 그렇기에 시리즈가 계속 될수록 1편에 잠시 언급되는 알파팀이 어떤 경위로 저택에 들어가게 됐는지 또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발단이 된 T-바이러스의 시조가 무엇인지와 같은 의문들이 팬들 사이에 불거졌다. 바이오하자드 제로는 이러한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바이오하자드1 이전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게임이다. 주인공으로는 S.T.A.R.S 부대 알파팀의 레베카와 이송 중이던 죄수 빌리가 등장하며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 두 명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 유일하게 게임큐브로만 출시돼서,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큐브를 구입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 새로운 스토리와 변화된 시점으로 돌아온 바이오하자드 4 (2005년作)
바이오하자드 2 이후 6년이 지나, 악의 축이었던 엄브렐러가 몰락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바이오하자드 4. 이 게임은 2편의 주인공이었던 레온이 유괴된 미국 대통령의 딸을 구출한다는 색다른 설정 때문에 출시 전 게이머들에게 이질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게임이다. 하지만 출시 이후 전작과의 연관점이 밝혀지며, 역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라는 호평을 받아냈다. 좀비가 아닌 기생충에 감염되어 난폭해진 인간들을 상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변화점.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되던 전작들과는 달리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변경되어 액션성이 강화된 작품이기도 하다. 최초에는 게임큐브로만 발매됐지만 이전의 작품들처럼 타 기종으로 이식이 돼서,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PC로도 즐길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6개의 메인시리즈 이외에도 많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존재한다. 건슈팅 게임인 건서바이버 시리즈나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 된 아웃브레이크 시리즈, 그리고 모바일과 휴대용 기기로 출시된 시리즈들이 그것. 이 시리즈들은 대부분 오리지널 시리즈의 스토리의 외전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차용하고 있지만, 각자의 작품마다 바이오하자드의 세계관과 분위기를 잘 반영하며 독자적인 인기를 구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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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엔 바이오하자드 제로,1,3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Wii용 건슈팅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엄브렐러 크로니클즈'가 발매되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은 Wii 리모콘을 게임의 패키지에 동봉된 제퍼와 결합하면 오락실에서 건슈팅 게임을 즐기는 듯한 기분을 가정에서도 맛볼 수 있게 해줘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바이오하자드 5가 Xbox360과 플레이스테이션3, 두 기종으로 발매된다는 정보와 몇몇 스크린 샷이 공개되자, 국내외 비디오 게임 사이트의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쌓아온 명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무더운 여름, 공포 영화에 질린 사람이라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즐기며 더위를 잠시 이겨내보자. 분명, 여름을 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