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리그 결산, '삼성 우승, 세리모니 붐, 게임단 해체설…'
지난 9일, 삼성전자 칸이 국내 'e스포츠의 성지'로 불리는 광안리에서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짜릿한 승리였다.
삼성전자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2008 프로리그는 개막 전부터 대거 게임단의 코칭스태프가 교체되고 유명 선수들이 이적, 은퇴하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막이 올랐다. 시즌 중반에는 공군 및 한빛의 해체설로 e스포츠 팬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으며, 시즌 막판에는 피를 말리는 접전을 펼치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5개월간 치러진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의 추억을 되짚으며, 어떤 이슈들이 게이머들 가슴에 불을 붙였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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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칸, 광안리는 우리 땅… 2연 연속 광안리 축배
삼성전자 칸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2008 정규 시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변은종, 이창훈, 박성준 등 고참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팀 전력의 공백이 예상됐지만, 송병구, 이성은, 허영무로 이어지는 개인전과 박성훈/이재황은 팀플레이에서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며 1위로 광안리에 직행했다.
광안리에서 삼성전자의 상대는 '온게임넷 스파키즈'였다. 시즌 막판 7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온게임넷은 전력상 우위로 평가되던 STX와 SK텔레콤을 차례로 격파하며 광안리 땅을 밟았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 결승전이었지만 삼성전자의 '관록'은 무서웠다. 개인전 카드인 송병구를 시작으로 이성은, 허영무가 각각 1승씩을 챙겼고 주장 박성훈은 이재황과 팀플레이에서 승리를 거두며 스파키즈를 완벽히 무너뜨렸다. 삼성전자의 전략과 저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승리 기쁨은 독특한 세리모니로… 자제의 목소리도
몇 년 전만 해도 세리모니는 역전승이나 장시간의 경기 끝에 승리한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대를 도발하거나 팀의 사기를 올리고 상대팀의 분위기를 압도할 목적으로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세리모니'하면 생각나는 프로게이머는 단연 이성은이다. 이성은은 광안리 결승전에서도 '빠삐놈' 음악에 맞춰 수영복을 입고 바다로 뛰어들어 화제가 됐으며 시즌 내내 이색적인 세리모니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외에도 누워서 떡먹기, 발로해도 이겨 등 다양한 세리모니들이 e스포츠 팬들의 이슈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자제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거나 자극할 목적의 세리모니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들게 한다"는 이유였다. 게임관계자 역시 "최근 선수들이 승리의 표현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넘는 수준의 세리모니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군, 한빛 게임단 해체설… 서명운동, 시위 등 팬들의 팀지키기 운동
2008 시즌이 시작되고 팀들의 순위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 e스포츠계의 기반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군의 편제가 이뤄지지 않으며 공군에이스가 팀 해체 위기를 맞은데 이어, 한빛스타즈가 모기업의 지원 중단 결정이 내려진 것.
이때 등장한 것들이 e스포츠 팬들이었다. 그들은 아고라와 카페를 통해 해체 위기의 팀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경기가 벌어지는 현장에서도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팀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결국 공군은 전식편제 신청을 받아 팀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나 한빛스타즈는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협회의 위탁운영이 결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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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까지 피 말리는 접전, 게이머들 흥미진진
2008 프로리그는 유래 없는 접전으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쳐야 했다. 삼성전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1위를 확정지었지만 SK텔레콤, STX, 온게임넷, KTF, 르까프 등은 마지막 주차 경기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는 피 말리는 접전을 치렀다. 각 팀의 감독들은 피가 마르는 엔트리 싸움을 펼쳐야 했지만 게이머들은 유래 없는 접전을 관람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흥미로운 시즌을 감상하게 됐다.

벙키-다양한 현장 이벤트, 스포테인먼트 부각
2008 시즌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어인 스포테인먼트가 활발하게 이뤄진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SK텔레콤의 마스코트인 벙키가 있다. 벙키는 2008 시즌부터 SK텔레콤의 마스코트로 등장했는데, 다양한 제스춰와 독특한 동작으로 현장에서 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많은 게임단들이 현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선물을 나눠주고 재미있는 피켓을 선보인 게이머에게 기념품을 선물하는 등의 다양한 이벤트 및 부대 행사를 가졌다.
10월4일 2009 시즌 스타트, 팀플레이 폐지 등 새로운 룰 도입
이렇게 많은 화제 속에 마무리된 프로리그는 오는 10월4일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많은 논란 속에 팀플레이의 폐지가 확정되었고 연간 단일리그로 총 5라운드의 일정 등의 새로운 방식의 룰이 추가된다. 5라운드 중 4개의 라운드는 현리그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3라운드는 과거 승리한 선수가 계속 경기를 펼치는 팀리그 방식으로 치러진다. 12개의 게임단들은 약 1개월간의 오프시즌을 보낸 후 새로운 방식의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9를 통해 게이머들을 찾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