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지연과 이지연'은 나, 또는 우리의 이야기


기자의 이름이기도 한 김동현이라는 이름은 흔한 이름 중에 하나다. 배우, 테니스 스타, 심지어 이종격투기 선수까지 김동현이라는 이름은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동현이라는 이름이 왜 그렇게 많이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이름에 애착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흔한 이름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런 부분에서 '이지연'이라는 이 흔하디흔한 이름은 기자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이지연'이라는 이름이 좀 더 동질감을 느끼게 됐다. 내 주변, 또는 우리 주변에 있는 '지연이' 라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름이 같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잖아요. 소설 속에서처럼 '지연아~' 라는 이름을 길거리에 부르면 왠지 2~3명은 돌아볼 것 같은 그런 느낌, 그 느낌처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가을의 끝자락에서 소설 '이지연과 이지연'을 쓴 안은영 작가를 만났다. 전국 40만 여성들을 매혹 시킨 '여자생활백서'와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의 작가이기도 하며, 무료일간지 메트로의 생활 파트 팀장이면서, 한 사람의 여성인 안은영 작가는 이번 소설 '이지연과 이지연'으로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솔직하게 썼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한 것 같아요. '여자생활백서'와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이라는 책을 쓰면 그런 열망이 좀 더 강해졌죠. 그래서 일부로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모든 것'에서는 소설과 흡사한 에피소드를 넣어봤어요. 일종에 '저 소설 써도 될까요?'라는 일종의 자기 암시 또는 테스트 정도였죠"

40만부가 넘게 팔린 '여자생활백서'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칭이 부담스러웠을까. 처음에 안은영 작가는 소설을 쓰는 것을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러는 와중에 '여자생활백서'를 본 독자들에게 받은 메일 중 30대 여성에 대한 감정에 대한 물음이 많아 '그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는 일과 작가를 병행하면서 뛰어오게 됐다.

"27살의 '이지연'과 34살의 '이지연'은 이름이 같지만 전혀 다른 생각과 모습,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이름이 같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점 자체가 흥미롭잖아요. 이 소설 속에서는 그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20대와 30대, 그 아슬아슬한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소설은 요가 강사로 살고 있는 27살의 '이지연'과 홍보 담당자 일을 하는 34살의 '이지연'이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각자 걸어온 길이 다르듯, 사랑 하는 방법도 다른 두 여성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게 되고, 열정적인 20대를 보낸 후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30대에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조용하게, 그리고 대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여자생활백서'를 쓸 때도 그랬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죠. 그래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온라인 게임이나, 커뮤니티 공간에서 많이 찾아봤어요. 온라인 게임 속, 그러니깐 가상의 자신만 보이는 곳에서 사람들은 좀 더 솔직해지잖아요"

안은영 작가는 여성들에게 경험이나, 이야기, 그리고 생각에 대해 알기 위해 여러 온라인 게임을 즐겨봤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가식적인 이야기가 아닌 속에 있는 담백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소설을 쓰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 같아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기에는 우리의 하루가 너무 짧잖아요. 온라인 게임 속이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그녀들의 삶이나 이야기, 그리고 드라마를 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두 '이지연'에게 도입하게 된 거죠"

온라인 속에서 만난 그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안은영 작가는 그녀들이 가진 더 많이 이야기를 소설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때는 '이지연과 이지연'이 아닌 좀 더 불친절한 책,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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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신 같은 책을 쓰고 싶어요. 공감대를 형성하고,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 그런 소설로 다시 한 번 독자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두 '지연이'가 보여주는 드라마를 좀 더 느끼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인터뷰 막바지에 안은영 작가에게 두 명의 '이지연' 중 자신과 닮은 '이지연'은 누구라는 질문을 던졌다. 기자에게 돌아온 답변은 27살의 '이지연'. 안은영 작가는 "30대에 있는 여러 고비들을 넘어갈 때마다 무언가를 버리고 가는 여성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가는 30대가 아닌 고비 때마다 자신을 추스르고, 뒤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그런 27살의 '이지연'이고 싶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 27살의 '이지연'을 응원하는 언니의 대사가 있어요. '아가씨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게 옳은 거예요'라는 이 말은 소설 속 '이지연'에게도, 책을 읽고 있는 수많은 '이지연'씨들에게도, 그리고 제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세상 속 모든 여성들이 '이지연'만큼 열정적이고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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