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게이머들, 그 참을 수 없는 비겁함
외국 게임 관계자들이 보기에 한국은 '이상한 나라'다.
온라인 게임 분야는 세계적이라고 할 만큼 크고 수요가 많지만, 반대로 콘솔 게임 분야는 '개똥' 취급을 받을 만큼 작고 수요가 없는, 기형적 구조의 게임시장이 한국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균형의 극을 이룬 시장의 형성에는 '콘솔 게임 불법 복제'라는 음성적 문화 행태가 자리잡아 있다. 해외에서 잘나가던 PS2도, NDS도 Wii도 복제라는 이름 앞에서 국내에선 맥을 못췄다. 오죽하면 닌텐도가 미국에 '한국 복제를 막아달라'고 요청을 했으랴.
가난해서 복제를 쓴다고 하면 이해라도 된다. 하지만 한국 게이머들은 가난하지 않다. 가난해서 게임에 쓸 돈이 없었다면, 무료 베타 온라인 게임들만 메뚜기처럼 찾아 다녔을 테고, 온라인 게임 분야도 망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잘나가는 온라인 게임 회사들을 보라. 한 달에 10억~3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 게임이 발달한 이유'가 온라인이 '복사 해방구역'이었기 때문이라는, 씁쓸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나아가 생각해보면 '복사가 되는 게임은 복사로 즐기는 게 경제적이고 현명하다'는 한국 게이머들의 잘못된 인식을 깨닫게 되고, '어쩔 수 없을 때만 돈을 쓴다'는 자멸주의 적 발상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용산이나 마트에 가보라. 한 가정의 부모라는 분들이 어린 아이에게 당당히 복사칩을 쥐어주면서 그 어떠한 교육적인 창피함도 느끼지 못한다. 남의 물건을 몰래 가져다 쓰는 도둑질이라는 인식이 없는 것이다. '게임 같은 건 복사로 써도 된다'는 게임 무시 문화가 팽배한 현 시점에서 콘솔 시장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다만 불쌍한 것은 열심히 게임을 내는 해외 지사들과 국내 유통업자 들이다. 과거에야 '한글화가 안되서' 안 산다, '뭐가 안되서' 안 산다는 등 게이머들의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한글화를 하게 되면 더 안 팔린다. 한글화됐다는 소식이 알려질수록 빠르게 복제가 퍼지기 때문이다.
'한글화가 되었을 때 2천장 정도만 더 팔린다고 하면 무조건 한글화를 하겠습니다'라는 유통업자의 말, 한국 콘솔 시장 전체 보다 일본 아키하바라의 구멍가게가 더 판매량이 많은 작금의 현실, 이 모든 것은 '차린 밥상을 걷어차 버린' 한국 게이머들에게 책임이 있다.
비싸다고 하지 말자. 일본에서 7200엔 하는 게임을 국내에선 4만원에 팔아도 사지 않는 게 한국 게이머들이다. 한국 게이머는 한글화되지 않았다, 늦게 발매됐다 는 등 불평할 자격이 없다.
정당한 돈을 주고 게임을 해야 그 재미도 커지고 그 개발사는 그 돈으로 더 많은 혜택으로 게이머에게 보답한다. 이것은 아주 단순한 진리다.
누군가가 복사로 게임을 할 경우 "저녀석은 가난한가?" 라는 따가운 시선, 혹은 창피하지 않은가? 저러고 게임하면...이라는 차가운 질타가 자연스럽게 공유되고 일반적인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한국의 패키지 게임시장은 완성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