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박수 받는 승자는 언제 나올까?
올해 최고의 게임을 뽑는 게임 대상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반적으로 암울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까지 갖춘 게임들이 많이 등장한 만큼 예년에 비해 훨씬 뜨거운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대상을 수상한 게임이 한국 게임인 모두에게 진정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작품들의 순위를 가린다는 것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서운함을 낳는 일이지만 유독 게임분야에서는 그것이 심하기 때문이다.
게임대상이 매년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는 선정 기준 때문이다. 매년 폭발적인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게임 산업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기준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그 때 그 때 달라요"를 외치는 게임대상 선정기준을 보면 원칙이 아예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까지의 게임 대상에서 애매모호한 기준 덕분에 문제가 됐던 사례는 한두건이 아니다. 국산 게임과 외산 게임의 명확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탈락한 길드워와 피파 온라인은 첫 사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쳐도, FPS 게임은 대상을 줄 수 없다는 어이없는 선정 기준에 희생당한 서든어택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특히 그 다음해 게임대상이 FPS게임 '아바'인것을 생각하면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이다. 물론 그해 대상을 수상한 작품들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떨어진 입장에서는 억울함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상기하자는 얘기다.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모호한 선정 기준의 문제는 더욱 커진다. 게임 대상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그해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 분류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말은 상용화에 들어간 게임과 아직 개발단계라고 할 수 있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 게임이 함께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을 말한다.(응모 요건에는 표기되지 않았지만 잠정적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가 기준이라는 얘기는 있다) 게다가 게임 평가 기준에는 상업성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 기준도 없다.
그동안의 많은 실패로 인해 게임인들이 "게임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건만 유독 게임 대상에서만 게임이 작품임을 부르짖고 있는 셈이다.
물론 게임 전문 기자단과 게이머들의 투표를 통해 흥행성에 대한 점수를 배정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기자단, 네티즌, 모바일 투표까지 모두 합쳐 30% 밖에 안되는 점수가 대상 선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매년 많은 게임인들이 이 같은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게임인들을 대표하는 전문가를 뽑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운 심사위원 선정 기준(한국게임산업협회 3배수 추천인 중 문화체육관광부 확정)도 문제고, 빈틈이 너무 많고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평가 기준도 문제다.
당장 국내에서 창작, 개발된 게임이라는 응모 기준만 봐도 문제가 되지 않는가?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 업체가 핵심 인력을 이끌고 해외에서 게임을 개발하면 그 게임은 게임대상에 응모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현재 외산 콘텐츠를 온라인화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자체가 외국에서 창작된 것이고, 핵심 기획도 외국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게임들이 등장했을 때도 게임대상 측이 이 같은 기준을 확고히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에서 개최되는 유명 게임 행사인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서는 매년 최고의 게임을 선정하고 있으며, 그것에 전세계 게임인들이 주목을 한다. 그리고 그 때 어떤 게임이 선정되더라도 그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폄하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게임을 선정하고, 선정된 게임은 누구나 인정할만한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어서다.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게임 대상에 이같은 권위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것은 기자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아닌 억울함을 느끼는 경우는 분명 없어져야 한다.
과연 언제쯤 모든 게임들이 박수를 보내는 진정한 승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