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온라인 게임, 바뀌어야 산다' [3부] QA 강화 정책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태동지이자 종주국으로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여러나라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을 찾아오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예정보다 2년이나 빠르게 수출 10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중흥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이 호평만 받고 있는 것 만은 아니다. 한 장르가 '돈이 된다'고 하면 이듬해 해당 장르의 게임이 쏟아지는 편중 현상, 그리고 탄탄한 기획력 없이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의 풍토로 비롯된 퀄리티 저하 게임의 난립 등 문제점은 산재해 있다. 한국 온라인 게임, 어떻게 발전하고 바뀌어 가면 세계 1위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까. 본지에서 살펴봤다. 세 번째 주제는 품질 관리(QA : Quality Assu-rance) 분야다.
< 버그테스트로 통용되는 한국의 QA 분야>
국내 게임산업은 점점 규모가 커지며 동시에 각 분야 별로 분업화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초창기에는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프로그래머 혼자서 모든 것을 다 담당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같은 프로그래밍 팀에서도 UI만은 담당하거나 엔진을 담당하는 등 점점 세분화 되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생성된 것 중 하나가 바로 QA다.
QA는 게임을 게이머에게 선보이기 전의 마지막 점검 단계로, 버그 테스트와 함께 게이머가 게임을 즐겼을 때 나올 수 있는 의견들을 미리 전달하는 것이다. 게임 개발 경력이 많은 해외 개발사들 일수록, 성공한 게임이 있는 개발사 일수록 이러한 QA의 체계화가 잘 되어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출시한 블리자드의 경우에는 개발팀에 소속된 QA 담당자들이 전문 기획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게임을 조율한다. 또 일본 코나미의 경우에도 QA 팀원들이 개발팀에 소속되어 마지막까지 게임성에 대해 관여하며, 마이크로소프트게임즈 또한 상시 60명 정도에서 최대 100명까지 인원이 배급되어 QA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들 게임사들에서 나오는 게임들은 플랫폼에 상관없이 전 세계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대부분의 한국 개발사들은 QA에 대해 '버그테스트'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버그가 있는 지 없는 지의 여부만을 중시하고 기타 건의사항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QQA팀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회사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또 한국 개발사들은 QA에 대한 시스템적인 지원이 전무하다 시피 하다. 해외의 경우 ISTQB(International Software Testing Qualifications Board)나 CSTE(Certified Software Tester)와 같은 전문화된 자격증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며 'QA프로그래머'라고 하는 전문적인 QA용 툴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가 따로 있을 만큼 시스템적인 지원이 있지만 한국은 아르바이트 성 업무라는 인식으로 '전문화' 하는데 전혀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있다.
< 한국의 온라인 게이머는 테스터?>
이렇게 한국 개발사들이 QA를 중요성을 적게 보는 현상은 전국의 온라인 게이머들을 '테스터화'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버그 투성이에 이치에 맞지 않는 게임 시스템이 넘쳐났고, 이는 게이머들의 이탈을 초래했다. 콧대높은 개발자들은 QA 인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사정없이 콧대가 꺾여 나갔다. 최근 상용화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제외하고는 근 3~4년간 신작 온라인 게임 중에 성공을 거둔 게임이 거의 없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완성해가야 하는 진행형 제작 게임이기 때문에 완전할 수는 없지만, 체계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QA를 진행해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알파 테스트, 3번에 걸친 클로즈 테스트 등 게이머들을 테스터로 써먹는 행태는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QA의 비중이 높고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 주류를 이루는 일본에서는 한국 온라인 게임을 가리켜 쵼게 게임(버그가 많고 레벨만 올려야 하는 게임)이라 일컫는 속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이렇게 신작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자 뒤늦게 게임 포털들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게임의 QA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게임 퍼블리셔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초창기 시절에는 개발사가 게임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게임을 출시해도 게이머들이 저절로 다가왔지만, 이제는 아니다. 게이머들은 이미 충분한 고급 게임 콘텐츠들에 익숙해졌고, 완성도가 높지 않은 게임을 쳐다도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퍼블리셔)들의 눈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털어놨다.
< 한국, 2세대 게임을 위해 QA 업무 중요성 깨달아야>
게임은 놀이문화인 만큼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은 '재미'다. 그 재미 요소를 구체화 하는 게 기획자라 한다면 그 결과물을 평가하는 것이 게이머이고 그 게이머의 입장을 대변하는 분야가 QA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도 QA를 해외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며, 버그 테스트 뿐만 아니라 게임의 재미요소, 그리고 게임의 마케팅에 관련해서 까지 폭넓게 전문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방식의 마케팅은 게이머 입장에서 접근성도 어렵고 너무 소수를 대상으로 한다' 등의 의견을 내며 평가를 할 수 있는 마케팅 QA, '기획 단계에서 이 기획은 다른 게임에도 존재하므로 어떤 식의 변형이 들어간다' 혹은 '이 기획에 추가적으로 어떠한 아이템이 있으면 한다'는 식으로 개발과정에서 계속 서로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기획QA 등이 그 예다.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지만 개발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이제 10여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또 게임 QA는 타 업무에 비해서 신규 인력들도 철저하게 검증된 인원이 요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낮은 문턱을 넘어온 인력이 많아지면서 QA인원의 재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의 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게임성에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QA는 국내에서 오래되지 않은 직업이고, 현재는 게임 QA가 전문직종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한국 게임이 수출이 잘 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국내만큼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숙된다면 게임성이 떨어지는 게임은 결국 도태되고 말게 된다. 게임사들은 QA 인력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 궁극적으로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고 상품성을 극대화 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