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9, '액션 혁명'으로 RPG의 틀 깨고 싶어'
"어린 시절 저는 대전 게임이나 액션 게임의 마니아였습니다. 동네에선 당할 자가 없을 정도로 실력이 있었죠"
경기도 분당에 있는 NHN게임스의 한 회의실, 'C9(씨나인)'을 총괄하고 있는 김대일PD에게서는 첫 말투부터 '액션 마니아'의 깊은 향기가 묻어났다. 일명 '동네 대장'이라 자부하던 그는 과거에 '릴''R2' 등을 맡아 개발했을 때 감질나서 죽을 뻔 했단다. 너무나 제한이 많아서 그랬다는 게 이유였다.

"게임센터에서, 혹은 비디오 게임기로 게임을 즐기던 제게 있어서 MMORPG란 '제약의 덩어리' 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력도 쌓였고..MMORPG의 틀을 깨는 과감한 액션을 도입하고자 마음 먹고 있죠. 그 노력은 'C9'에서 개화할 것입니다"
'적을 잡아서 하늘로 올라가 쿵!''공중을 두바퀴 돌고 화려하게 베기' 등 액션 동작을 설명하는 김대일 PD의 눈은 빛났다. 다대다 전투라고는 해도 멀뚱히 서서 아이템을 건네기만 하는, '무역' 수준의 MMORPG 전투들은 신물이 난다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가 보여준 'C9' 관련 동영상은 X박스360 전용 게임을 보는 듯이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가득했다.

"'C9'은 일단 MMORPG입니다. 하지만 액션이 전용 액션 게임 뺨 칠 정도로 강화되어 있죠. 액션이 강조 되었음에도 MMORPG의 특성이 잘 살아있는 게임, 아직까지 그런 게임은 나오지 않았어요"
김대일 PD는 'C9'의 주요 타겟층이 '기존의 MMORPG에 지루함을 느끼는 게이머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디아블로'나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게이머 등 지금보다 더 자극적인 온라인 게임을 원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이 게임의 포로가 되지 않을까요'라며 빙그레 웃었다.
"같은 액션이라도 'C9'의 액션은 조금 달라요. 컨트롤 위주로 능력치를 키워서 앞뒤로 회피하면서 전투에 임해도 되고, 아니면 한두 개의 기술만 아주 강하게 키워서 한방 승부를 노리는 등 다양해질 겁니다"
'모든 캐릭터가 똑같이 능력치를 가지면 무조건 컨트롤이 좋은 고수가 승리한다'. 김대일 PD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소위 '초보자 학살'이 게임 내에 성행할 것이라는 점도 예측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 다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밸런스가 맞지 않을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한다. 그래야 하수들도 고수를 잡을 수 있고, 많은 게이머들이 긴장감 넘치는 '전투의 재미'를 느낄 것이란다.

"아직 'C9'은 완성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R2'가 대규모 연합 전투로 게이머들에게 다가갔다면, 이번 작품은 좀 더 완성된 액션 MMORPG로 게이머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한 개발자의 액션에 대한 끝없는 애정, 기억해 주세요"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동안 김대일PD의 눈은 3년 전 'R2' 관련 인터뷰 때와 달랐다. '이제서야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열정과 기대가 인터뷰 내내 풍겨왔고, 그만큼 눈빛은 또렷하고 빛났다.
화려한 액션이 동영상으로 공개되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C9', 올해 상반기에 '한게임'을 통해 공개될 이 게임이 김PD의 말 처럼 액션 게이머들에게 좋은 게임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