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게임계 맏형 역할…오토 판매사와 '소송도 불사'
지난 해 11월13일 오토 프로그램의 강력 대처를 천명했던 엔씨소프트가 100여일 만에 국내외의 대표적인 오토 배포 사이트 30여 개를 차단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오토 프로그램이란 게임 속 캐릭터가 자동으로 사냥하거나 활동할 수 있도록 조작하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게이머들에게는 '컴퓨터 바이러스'같은 악성 피해를 줘왔다. 현재 국내의 유명한 게임은 대부분 이 프로그램에 노출되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중국 등지에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포사들은 연 수백~수천억 원의 부당한 이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오토 프로그램에 대해 엔씨소프트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삼성동 엔씨소프트r&d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에게 관련 입법추진, 그리고 민형사적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 오토 프로그램 방지 천명 후 100일..성과 뚜렷>
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 측은 "오토 프로그램과의 전쟁을 천명한지 100일이 지난 지금에서는 어느정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우선 오토 프로그램 배포자를 불법화하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11월28일에 국회에 접수됐으며, 12월11일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인터넷기업협회와 함께 오토 근절 MOU가 체결됐다.
또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지난 2월4일에 6개의 오토 배포 사이트가 접근 차단 및 판매 중단이 됐으며, 간담회 날인 26일에는 28개의 오토 배포 사이트가 추가로 접근 차단됐다. 지난 1월과 이번 달까지 '리니지''리니지2''아이온'에서 오토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용자의 게임 계정 6만5852개를 영구 이용 정지시키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기존의 소프트웨어 방식의 오토 배포 사이트들이 주소를 바꿔가며 변칙 불법 영업을 하고 있지만 주소가 바뀐 사이트들도 향후에는 1~2주 정도 지나면 사이트가 정지되게 된다"며 "배포자를 막아 선량한 게이머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의 향후 행보>
엔씨소프트는 "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오토 프로그램'에 유혹된 선량한 분들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안다"며 "오토 프로그램 개발 및 배포 사이트들을 막으면 이러한 분들이 더이상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엔씨소프트는 20개 이상의 게임 전문 미디어와 커뮤니티와 함께 '게임 오토 사이트 근절 캠페인'을 펼치게 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렇게 전문 커뮤니티를 활용하게 되면 수많은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들이 1~2주안에 폐쇄된다고 강조했다.
또 불법 변칙 영업을 하는 배포사와는 민형사 소송까지도 들어가게 될 예정이며, 특히 중국에서 '아이온'을 서비스할 예정인 '더나인' 사와 함께 중국에서의 오토 프로그램 색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게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도 법안심사와 관련해 당위성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엔씨소프트의 활동은 게임 분야 각 영역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만 해도 6년간 오토 프로그램에 대처하기 위해 430억원을 썼다. 다른 개발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엔씨소프트가 강하게 칼을 꺼내든 만큼 다른 개발사 및 업계에서도 힘을 합쳐 이번 기회가 오토 척결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아직도 각종 포털을 보면 하루 평균 350개에 관련한 '오토 판매글'이 올라오고 있다. 게임 분야 뿐만 아니라 포털 등에서도 이러한 시류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