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종지부, 호러 게임 진수 ‘바이오 하자드5’
전 세계 3천5백만 장이라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호러 게임이 있다. 첫 시리즈가 발매된 이후에 독특한 연출과 카메라 시점으로 호러 게임 마니아들의 극찬을 받은 시리즈가 있다. 그렇다. 캡콤에서 개발한 '바이오 하자드'(영문명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그것. 이 게임은 공포 게임이 어떤 형태를 가질 때 가장 큰 매력을 주는지, 그리고 액션과 퍼즐의 적당한 배합으로 일본식 공포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런 인기 시리즈의 최신작이 나왔다. 최근 PS3, Xbox360용으로 발매된 '바이오 하자드5'가 그것이다. 그동안 진행됐던 엄브렐러社와의 이야기의 종지부를 다르고 있는 이 게임은 시리즈 첫편의 주인공인 크리스 레드필드가 차세대 게임기로 진화, 모습을 드러냈으며, 시리즈 최초로 협력 모드를 지원해 친구 또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공포를 체험할 수 있다. 드넓은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공포, 그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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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그곳에서 벌어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
게임은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크리스 레드필드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바이오 테러를 제압하기 위해 창설된 'BSAA'의 특수부대 요원인 크리스는 먼저와서 대기 중인 파트너 쉐바 알로마를 만나게 되고, 이 마을에 있는 기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레온 케네디가 남긴 단서와 마을에 있는 스파이가 준 내용에 따르면 마을 자체가 알 수 없는 어떤 현상에 휩싸여 있다는 것. 크리스는 마을 내에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바이오 테러를 찾기 위해 이동한다. 하지만 마을로 진입을 시도했던 다른 팀원들이 하나씩 제거되면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남은 건 자신과 파트너뿐. 서로에 의지하면서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긴 사투가 시작된다.
* 시리즈의 최종작, 그 거대한 스케일에 매료된다
이번 게임은 10주년이 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최종작이다. 캡콤 측에서도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계속적으로 나오겠지만, 지금까지 진행했던 엄브렐러 관련 이야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언급했다. 덕분에 첫 편의 주인공인 크리스 레드필드가 현역으로 참전했으며, 시리즈 중 최초로 협력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재핑 시스템으로 화제가 됐던 '바이오 하자드2'에서도 레온 케네디와 클레어 레드필드, 2명의 주인공이 등장했지만, 게임을 동시에 진행하는 형태는 이번이 최초다.
게임 자체의 그래픽부터 게임의 연출 등은 한 편의 영화처럼 뛰어나졌다. 차세대 게임기답게 사실적이면서도 꼼꼼한 그래픽으로 재현된 크리스와 쉐바의 모습은 입이 벌어질 정도. 배경 역시 매우 탄탄하게 구성돼 있으며, 뛰어난 명암처리로 실제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을 플레이어에 안겨준다. 매우 폭력적으로 변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나, 소름끼치는 보스들의 모습을 보면 '역시 캡콤'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보스 캐릭터들의 거대한 모습은 최근 캡콤이 보여주는 연출의 끝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들이 가진 재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방식은 단순히 총을 많이 써서 잡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나, 특정 상황을 만들어낸 후 제압해야 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덕분에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보스전은 일반적인 전투보다 큰 압박을 안겨주고, 이는 플레이어에게 공포감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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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너, 쉐바 알로마가 있어 든든!
시리즈 최초로 지원하는 협력 모드는 "호러 게임은 절대 안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준다. 사실상 호러 게임은 그동안 공포감을 살리기 위해 협력 모드 등을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둘이 같이 해버리면 공포감도 눈에 띄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호러 게임다운 재미를 주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캡콤은 '바이오 하자드5'의 개발 당시 '협력 모드를 지원해 그동안 호러 게임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말을 했다. 당시의 언론들은 게임 배경이 가뜩이나 밝은 아프리카인데, 협력까지 지원하면 어떤 공포감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캡콤은 당당하게 언론의 의구심을 정면으로 타개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는가. 캡콤의 공포 연출은 극에 달아 있었고, 협력 모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감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그럼 협력 코드의 공포 포인트는 무엇일까. 우선은 전작보다 적들의 강도가 매우 강해졌다는 것. 예전에는 적에게 잡힌 후에도 어느 정도 레버를 흔들면 쉽게 빠져나왔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웬만큼 흔들어도 적을 뿌리칠 수 없다. 그러다보니 파트너의 협력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것. 이런 상황은 보스전에서도 발생하고, 게임 이곳저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실제로 둘이 시작하지만, 파트너와 거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그 점에 더 큰 불안으로 작용하게 만든 것이다.
또 하나는 별개로 겪어야하는 상황들이 존재한다는 것. 예전 시리즈에서는 가끔 주인공이 바뀌는 상황들이 생겼지만, '바이오 하자드5'에서는 쉐바만이 갈 수 있는 길이나, 상황들이 실시간으로 벌어진다. 위에서 언급한 파트너와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이 좀 더 극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나오는 것이다. 특히 사격 정도 말고는 도와줄 수 없는 상황들도 생겨난다. 자신의 아군이 공격을 당하는 모습을 발 구르면서 봐야하는 상황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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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협력 액션 덕분에 좀 더 게임 진행이 수월해진 것도 사실이다. 적의 등장 빈도나 수도 많이 늘어났지만, 아군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대처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반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중간 보스급 적들과의 대치도 좀 더 쉽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총알이나 회복약의 사용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후반부에는 총알과 회복이 부족해 고생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 예전 시리즈의 특징을 그대로 계승, '불편함도 여전'
이 외에도 이번 게임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명암을 활용한 스테이지와 은폐, 엄폐를 살린 총격전, 순간적인 버튼 입력으로 상황을 극복하는 액티브 액션,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보스 캐릭터들의 등장 등 수많은 매력으로 플레이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 뭔가 답답하다.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전작인 '바이오 하자드4'의 특징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조작 체계 방식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FPS 버전 조작이나 여러 가지 타입의 조작 방식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고질적인 조작의 문제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FPS 게임들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자칫 짜증스러운 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
조작에 대한 문제는 어디를 뛰어가거나 건널 때 무슨 행동을 할 때 일일이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부분에서도 표출된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공간들도 이 게임은 버튼을 누르게 만들고, 간단한 턱을 넘을 때에도 버튼을 눌러야 한다. 게임의 그래픽이나 수준은 매우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정적인 옛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귀찮다'는 것. 예전 팬들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지만, 타 FPS 게임보다 더 많은 버튼 조작을 해야 하는 점은 이 게임의 몇 안 되는 아쉬운 부분이다.
인공지능으로 협력 모드를 지원하는 것도 조금 문제로 느껴지는 부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 자체가 총알 한발 한발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함부로 쓰면 나중에 곤란한 문제를 겪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 쉐바 알로마. 사격도 정확하지 않으면서 총알을 마구마구 낭비한다. 물론 총알이 부족해질 때는 일반 적에서도 총알이 나오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지만, 총알 먹고 일일이 쉐바를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 꽤 귀찮다. 도움 받으려고 왔는데, 꼭 도움을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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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멋지다! '바이오 하자드5'
이런 소소한 단점들이 있긴 하지만, '바이오 하자드5'는 시리즈를 좋아했던 팬들은 물론 평소 호러 게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꼭 한 번쯤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이제는 인간이 아닌 알버트 웨스커와의 마지막 싸움, 그리고 공개와 함께 스크린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엑셀라 지오네, 그리고 클리어 특전으로 받을 수 있는 쉐바 알로마의 신규 복장(!) 등 많은 재미가 담겨있다. 10년의 이야기, 그 끝이 담겨 있는 '바이오 하자드5'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