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은 개발자의 순수함, 그 하나로 겜심 잡는 게임 될 것
게임을 즐길 때와 개발할 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대부분, 하는 것과 만드는 것이라는 간단한 원리를 내세우기 마련이지만, 가끔씩은 엉뚱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답변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막 봄이 온 듯 한 길거리를 지나, 들어온 카페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왠지 무언가 모를 기운이 느껴지는 한 남자. 범상치 않은 외모와 달리 다소 가벼운 듯한 말투. 하지만, 대화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이 사람에게 받은 독특한 느낌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게임이라는 문화는 하나의 프랜차이즈이면서도, 무언가 유지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몇몇의 마니아들의 전유물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유지되려면, 개발자의 마인드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겠죠"
온라인 게임 'iL : Soulbringer'(이하 iL)를 개발 중인 김상근 디렉터는 인터뷰의 시작으로 현재 게임들이 가진 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자신이 처음 게임 개발이라는 곳에 입문하기 전부터, 개발을 만들기 시작하고, 아케이드 시장의 붕괴, 그리고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으로 선회한 후 시작된 또 하나의 개발까지. 꽤 오래전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오고갔다.
"처음에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었지만 판매를 할 수 없었죠. 그때 당시 시작된 아케이드 시장의 붕괴가 진행되고, 사행성 게임기들이 아케이드 시장을 점유율을 높일 때였거든요. 그러다보니 애써서 꺼낸 게임이 별 반응 없이 조용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섭섭한 기억이죠"
김상근 디렉터는 그때 당시를 '공포'라는 짧은 단어로 표현했다. 과감한 도전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허무하게 끝나버릴지 몰랐다는 것. 그래서 한동안은 다른 일에 몰두하는 등 여러 가지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기회는 또 다시 왔고, 그는 개발이라는 것보다 프랜차이즈를 통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가지게 됐다.
"예전 개발에는 아직 '투자자들이 게임 회사 방만함을 알기 전' 이었습니다. 지금은 투자자들이 게임 환경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투자 자체가 조심해졌고, 개발사들 역시 조심스럽게, 성공 포인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들은 익숙한 90퍼센트와 10퍼센트의 새로운 요소를 섞어 게임을 개발하고 있죠. 그래서 최소한의 규모,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의미에서 'iL'은 최소한의 인력, 개발자들의 한계내에서 개발을 하게 됐습니다"

김상근 디렉트는 자신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찾아 시도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말을 했다. 잘하는 것을 추구하고 노력해도 되기 어려운데, 굳이 이걸 시도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 그래서 개발 시간도 넉넉하게 잡고, 그들이 잘 하는 것을 잘 조립하고, 최대한 재미있게 포장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게 됐다. 고집도 없이, 최대한 순순한 재미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특정 장르적인 성향보다는 그냥 자신이 게임을 즐기고 싶은 데로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iL'은 게이머들이 함께 즐기고, 게임 속에서 사용자가 게이머라는 입장에서 게임을 참여하고 싶다는 느낌을 줄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신이 게임 속 어떤 힘에 이끌려 게임을 즐기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에 고맙다는 느낌, 그것을 살리고 싶습니다"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보다 유저라는 표현을 쓴다'라는 점에 대해 섭섭하게 느껴진다고 말한 김상근 디렉터는 게이머라는 문화가 사라지고, 무언가 고집스럽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게이머들이 줄어드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비디오 게임처럼 언어를 몰라도, 뭔가 찾아내고 싶다는 노력 아닌 노력이 나오던 시기가 그립다는 얘기다.
"그래서 'iL'은 커뮤니티 사이트나 여러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일본 웹사이트에서 누군가 주제를 하나 꺼내면, 그게 시, 음악, 뮤직 비디오, 만화 등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요. 이처럼 'iL'이 게이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발전하는 형태를 띄고 싶어요. 물론 이 모든 걸 맞춰주고 모두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게이머들이 즐기고 싶어 하는 게임이 되는 것. 그걸 바라고 있죠"
김상근 디렉트는 이 과정을 단순히 게이머들과 나누는 것 외에도 게임을 활용하고 싶은 업체와도 손잡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이 점이 게이머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좀 더 재미있는, 그리고 살고 싶은 온라인 게임 세계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나 부탁하고 싶은 건 게임을 다양하게 즐겨주는 것도 좋지만, 'iL'이라는 게임 속에 있는 시나리오 자체를 경험하면서, 천천히 다음 이야기를 따라가줬으면 한다는 거죠. 이게 꼭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개발자와 게이머가 의견을 소통하고 주고 받기 위해서는 이만한 소통 요소도 없다고 봅니다. 그 하나의 이야기를 체험하고 그리고 세계 속에 마련된 다양한 도구를 찾고 즐겨보는 것. 그것이 'iL'이 추구하는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게임이 게이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발전하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 김상근 디렉터. 그는 이 모든 걸 맞춰주고 모두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게이머들이 즐기고 싶어 하는 게임 속 세상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을 보였다. 업체와 개발사, 그리고 게이머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통해 게이머들이 함께 생각하고, 업체가 서로 리즈를 나눌 수 있는 그런 형태. 이점을 통해 'iL'이 하나의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상근 디렉터는 'iL'이 일반적인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가진 그런 느낌은 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들은 게이머들에게 '이걸 왜 해야하는지' 어필을 거의 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보였다.
"우리 나라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과정은 꼭 학습 같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지더군요. 한국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도, 어떤 하나의 과정을 누가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장 모범답안을 찾는 것 같아 안타깝죠. 서로의 개성을 생각하지 못하는 과정이 어떻게 게임을 즐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국산 온라인 게임들은 반복적이고,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iL'에는 가능하면 그런 과정을 넣어주고 싶지 않다는 것. 사람들이 게임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무언가를 깨우치게 되는 과정, 그리게 해서 배우는 과정을 넣어주는 점이 온라인 게임이라는 사회를 배우고, 함께 즐기는 과정이 된다는 것이다.
"테스트는 거의 준비가 됐습니다. 아마 3월말쯤에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비공개 테스트답게 많은 사람보다는 이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 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개발해왔지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네요"
너무 많은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iL'이라는 게임을 즐겨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김상근 디렉터. 특히 게이머들이 밖에서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게임 속의 소재로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보였다. 현실에서 느낀 경험을 다른 게이머들과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 너무 좋지 않을까라는 간단한 생각. 색다른 생각으로 시작된 'iL' 개발이 그가 원하고, 게이머들이 원하는 그런 색다른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