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략할, 토종 액션 브랜드가 절실하다

오전 회의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사무실로 발길을 옮겼다. 오전 일찍 잡혀 있는 인터뷰 때문. 입구에서부터 만날 수 있는 깔끔한 사무실 환경보다, 더 눈에 띈 건 이곳에서 개발한 게임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점이었다. 잠시 후 기운이 넘치는 인사말이 들렸다. 개발사 KOG의 이종원 대표였다.

"2000년도부터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들어 갔습니다. 그때 당시에 저희가 가진 물리엔진을 바탕으로, 4X4 랠리라는 레이싱 게임을 개발 중이었죠. 이후에 Xbox를 비롯해 PS2, PC, 온라인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개발을 이어왔습니다"

사실, KOG를 떠올리면, 국내 시장 내 성공은 물론 해외 7개국에 수출된 액션 게임 '그랜드체이스'와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엘소드'가 생각나기 마련. 하지만, 의외로 많은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 도전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초기 멤버들이 북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레이싱 게임이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됐죠. 특히 물리엔진 기반 랠리 게임은 그때 당시 해외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외의 첫 방향은 레이싱 게임 전문 회사가 된거죠"

하지만, '괜찮다'는 해외 시장의 반응에 비해 국내 시장에서 레이싱 게임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KOG는 물리엔진 기반 레이싱 게임 '와일드랠리'로 온라인 시장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범퍼킹 재퍼라는 레이싱 액션 게임 역시, 좋지 않은 결과를 거뒀다. 이종원 대표가 좀 더 국내 시장에 어울리는 장르를 찾고, 고집스럽게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게임이 '그랜드체이스'였죠. 재미있었던 점은 레이싱과 액션 장르가 묘하게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입니다. 빠른 조작을 요구하고, 섬세한 게임 환경을 가지고 있거든요. '액션 게임을 만들자'보다는 '레이싱 같은 빠른 액션 게임을 추구하자'라는 생각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죠"

결과는 매우 좋았다. '그랜드체이스'는 비디오 게임과 같은 빠른 진행과 손맛을 원했던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받으며, 캐주얼 게임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KOG는 이때부터 캐주얼 게임이지만, 정말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금은 웬만한 RPG 처럼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온라인 게임으로 거듭났다.

"캐주얼 게임의 수명이 약 1년 정도라는 의견들이 많았었죠. 하지만, '그랜드체이스'는 단순한 액션 게임 수준을 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자연스럽게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그것이 한 명이거나, 아님 여러 친구들과 함께 하든, 재미 자체가 변하지 않은 게임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종원 대표는 '그랜드체이스'를 계속적으로 강화하면서 후속작에 대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을 때 '엘소드'를 런칭했고, 동시접속자 1만3천명까지 올리며, 안정권에 안착 시켰다. 그리고 또 다른 액션 게임 '파이터스클럽'을 준비, SBSi와 공동 퍼블리싱할 예정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액션 명가'라는 후한 별칭까지 붙여줄 정도로 KOG의 액션 게임 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파이터스클럽'의 가장 큰 의미는, KOG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정통 격투액션이라는 것입니다. '그랜드체이스'를 통해 온라인 대전액션을 추구했으며, '엘소드'를 통해 액션과 RPG의 결합을 만들어냈다면, '파이터스클럽'은 지금까지의 액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정통 격투 액션 게임이라는 거죠"

KOG 입장에서 '파이터스클럽'은 단순히 후속작 런칭이라는 개념을 떠나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종원 대표는 이 게임이 온라인 게임에서 추구하기 어려웠던 정통적인 격투 액션을 표방하고 있다고 했으며, 액션 온라인 게임과 비디오 또는 아케이드용 격투 게임의 중간적인 입장의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액션 명가' 명칭에 확실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저희쪽에서 개발한 '파이터스클럽'은 버튼만 누르고 조합하는 일반적인 액션 온라인 게임과 달리, 게이머가 대전격투 게임을 즐기듯, 상, 중, 하를 선택해 공격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DSK(DIGITAL STICK KEYBOARD)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게이머들은 다양한 공방은 물론, 대전격투 게임이 가진 콤보를 만드는 재미도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독특한 시스템의 재미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특히 다대다 대전격투 게임을 바라는 비디오 게임 개발사들은 '파이터스클럽'을 비디오 게임으로 이식해볼 생각이 없냐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종원 대표는 '파이터스클럽'의 성공적인 런칭과 게이머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될 때까지는 일단 국내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나 버파, 철권 시리즈 같은 대전격투 게임은 게임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저희 KOG의 바램은 이 게임들 못지않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토종 액션 브랜드가 하나 생겼으면 한다는 것이죠. RPG나 다른 장르에 기대지 않은, 순수한 격투 자체로 말입니다. 그게 '파이터스클럽'이 되도록 노력할겁니다"

긴 시간 진행된 인터뷰가 끝날 때쯤, 이종원 대표는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만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랜드체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엘소드'가 많은 시도를 하는 것처럼, '파이터스클럽'이 세계적인 브랜드, 그리고 KOG와 국내를 대표할 액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관심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단시간에 이뤄질 바램은 아니지만, 자신감 넘치는 이종원 대표의 모습과 열정과 노력을 다해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액션 명가'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은 대단한 KOG를 엿볼 수 있었다. 이렇다면 토종 액션 브랜드의 등장도 먼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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