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갈구하는 일본 아케이드 게임, 어디까지 왔나 (1부)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면 알란 그랜트 박사로 열연한 샘 닐 씨가 "직업의 멸종"이라는 단어를 쓴다. 시대가 바뀌어 가고 비즈니스 구조가 바뀌어 가면서 경쟁력이 없는 것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현대 사회에서 아케이드 게임만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것이다.
불과 50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PC가 통합 하드웨어로써 수많은 게임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기기와 한계가 있는 수익만이 예상되는 아케이드 산업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끝없는 생존전략의 갈구 끝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변화를 택한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 시장을 조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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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소되어 가는 아케이드 게임 시장>
국내를 비롯해 일본에서도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고전은 필연적이었다. 아케이드 게임 가격은 100엔. 국내를 기준으로 하면 1300원에 해당하는 큰돈이지만, 80년대 후반 '인베이더'가 처음 등장한 후부터 현재까지 일본에서는 게임 플레이 한 번에 똑같이 100엔을 투입하고 있다. 이만큼이나 오랫동안 가격이 변하지 않는 상품은 드물다. 일본의 경우에도 동 시간 동안 라면 가격은 2배로 올랐고, 음료수 캔도 30엔은 더 올랐다.
이처럼 한 번 플레이 하는데 사용되는 금액이 고정되는, '코인 오퍼레이션' 현상은 전세계 아케이드 게임 업계의 발목을 잡았고, 일본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또 하나 가정용 게임기의 눈부신 발전도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멸종'에 힘을 실었다. 지금도 PS3나 엑스박스360 등의 가정용 게임기는 이미 아케이드 게임과 동등한 퀄리티를 뽑아내고 있다. 아니, 오히려 고급 PC의 경우 아케이드 게임기로는 따라갈 수 없는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굳이 비싼 돈을 내면서 아케이드 게임센터에 갈 필요성이 점점 사라져갔던 것이다.

< 몰락에서 회생의 과정으로, 카드 시스템의 도입>
날이 갈 수록 몰락하는 일본 아케이드 게임 산업업계에서 2000년도 초부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바로 카드 시스템의 도입이었다.
비디오 게임처럼 자신의 기록을 쌓아가는 카드 시스템의 도입은 이를 통해 다른 게이머들과 기록 경쟁을 가능토록 했고, 아케이드 게임 센터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버추어 파이터4'와 '철권5' 등 격투 게임에서, 혹은 '이니셜D'와 같은 레이싱 게임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맞아 떨어지면서 사람들은 다시 아케이드 게임센터를 찾기 시작했다.
2002년도에는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세가에서 발매한 '월드클럽 챔피언십 풋볼 세리에(이하 WCCF)였다. 이 게임은 한 번 플레이에 300엔이지만, 선수 카드를 한장 씩 배출했다. 그리고 '카드를 이용한 배틀'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크게 성공하면서 앞서 언급한 '코인 오퍼레이션'과 '가정용 게임기의 도전'을 물리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 전환기를 맞은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 시장>
한 때 'WCCF'는 한 시간을 기다려서야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했다. 플레이를 하면 할 수록 선수 카드를 획득할 수 있고, 이는 '많이 플레이한 게이머가 더욱 유리하다'는 공식과 수집욕을 동시에 자극했다. 또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카드와 필요한 카드를 교환하는 방식이 유행했다. 낯선 게이머들이 서로 말을 걸어오는 상황이 늘면서 그동안 게임 센터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생겨났다. 또 2004년도에 '삼국지 대전', '퀘스트 오브 D'가 등장하면서 아케이드 게임의 전개는 더욱 흥미진진해 졌다.
그런 경향 가운데 소규모 게임센터들은 몰락했다. 매년 세가, 타이토 등 유명 아케이드 게임회사들이 많게는 50개에서 적게는 10개 내외로 게임 센터의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 반면에 대형화되어 있던 곳들은 더욱 건재해졌다.
-- 2부에서는 2009년에 이른 일본 아케이드 게임 시장을 파악해보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