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하는 것이라면, 그 길을 가는 것이 맞다
인터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기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쉽게 쌓을 수 없는 아님,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간단하게 비교하면, 시원한 맥주 한잔 정도? 그만큼 인터뷰의 내용은 빠르고, 많고, 그리고 재미있다.
대구의 유명 개발사, 민커뮤니케이션의 김병민 대표와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재미있는 말솜씨, 그리고 오랜 기간 개발에 전념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험담들은 앞에서 언급한 인터뷰의 매력과 맥주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졸업 후에 바로 창업을 했죠. 초반에는 개발과 다른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당시 93년도쯤에 패키지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게임 개발 쪽에는 관심이 가지 않더군요.(웃음) 만들고는 싶었는데, 그때 당시 하던 일에 매진하다보니 여유가 없었습니다"

김병민 대표가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는 97년, 개발사 민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 이후다. 김병민 대표는 '93년부터 게임을 개발했다면 또 달랐을지도...'라고 그때를 떠올리기도 했지만, 97년부터 시작한 게임 개발의 결과들도 나름 만족스러웠다는 말을 했다.
"98년도부터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했죠. 그때 저희가 처음 출시한 게임이 패키지 게임인 '세가지 보석'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르인 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이 대만에까지 수출 될 정도 잘됐습니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더 많은 장르와 게임에 도전하게 됐죠"
이런 게임 개발 도전은 자연스럽게 그때 당시의 추세였던 온라인 게임 개발로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첫 선을 보였던 게임이 바로 '란온라인'. 이 게임은 자체 개발 엔진을 비롯해 그동안 축적된 민커뮤니케이션의 기술력이 모두 더해진 대표작이다.
"국내 시장도 매우 중요했지만, 해외 수출로 활로를 개척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했습니다. 다행이도, 패키지 개발 때부터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죠. '란온라인'은 한 때 해외 동접만 15만명이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외 시장의 성공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김병민 대표는 해외 시장 내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수록 국내 성공에 대한 갈증이 심해져갔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의 메카인 한국 시장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오기를 생기게 만들었고,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후속작 '메르메르 온라인'으로 연결됐다.

"물론 '란온라인'은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 게임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무조건 서비스를 진행해야겠죠. 덕분에 5년 넘게 꾸준히 즐겨주시는 분들이 나오고 있고, 매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메르메르 온라인'을 개발하게 됐죠"
'메르메르 온라인'은 학원을 배경으로 한 커뮤니티 지향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특히 귀여운 캐릭터들과 코믹한 스킬, 그리고 커뮤니티를 강조한 다양한 시스템으로 특히 여성 게이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메르메르 온라인'을 처음 개발할 때, 15세 이하가 즐기기 좋은 편안한 온라인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해서 만들었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을 잘 모르는 게이머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으며, 커뮤니티 시스템이 강화돼 있기 때문에, 편하게 게이머들끼리 파티부터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김병민 대표가 이야기한 '메르메르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친구 사귀기' 같은 커뮤니티기능이었다. 가볍게 즐기고, 체험하는 그런 캐주얼적인 온라인 게임. 그러면서도 누군가 이야기하는 그런 재미가 있는 게임, 그리고 누구에게나 있는 학원에 대한 추억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후속작이 다소 늦게 나온 건 그동안은 '란온라인'에 너무 많은 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란온라인'은 1년에 큰 확장팩 개념의 에피소드를 5회씩 추가했다. 이는 국내 시장부터 해외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이러다보니 후속작 개발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속작이 '란온라인2'가 되지 않고 '메르메르 온라인'이 된 점에 대해서는 "아직 '란온라인'은 더 만들어야하고, 더 다듬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직 '란온라인2'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김병민 대표는 현재 민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고, MMORPG를 두개나 서비스한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마 우리가 뜬금없이 '캐주얼 시장 잘되니깐 게임 하나 만들까'라고 했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가 가장 잘하고,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장르를 꾸준히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에 주력하는 모습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병민 대표는 지금보다 좀 더 노력해서 확실히 MMORPG를 잘 만드는 민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란온라인'은 물론 '메르메르 온라인'까지 모두 좋은 평가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김병민 대표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회사의 목표는 단기적인 것보다는 장기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짧게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생각 날때마다 자연스럽게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게임. 그런 MMORPG를 만들고 싶습니다. 민커뮤니케이션은 꼭 이런 게이머들의 위한 노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박이 나는 게임보다는 인정받은 게임, 그리고 개발사가 되고 싶은게 저희들의 생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