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카닉스, 하나의 이름으로 세 가지 재미를 전한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소설이나 영화, 게임 같은 하나의 문화 상품을 여러 형태로 확장하여 생산,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단어다. 게임에서도 미국의 '아이언 맨'이나 일본의 '.Hack' 같은 게임들이 원 소스 멀티 유즈 형식으로 선보여져 게이머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한 형태의 문화 콘텐츠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각종 영화나 게임을 통해 오래 전부터 활용됐고, 문화 콘텐츠의 기획단계부터 애초에 해당 콘텐츠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제작되는 경우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이런 사례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 이런 판도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 형식을 활용해 제작된 소노브이의 '베르카닉스'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이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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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생부터 원 소스 멀티 유즈, '베르카닉스' 프로젝트 3부작

기획 단계에서부터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에 들어간 '베르카닉스' 프로젝트는 하나의 시놉시스를 만화책, 웹 게임, MMORPG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세 작품 모두 다른 장르를 지니고 있지만 SF 세계관 속에서 행성 루이엔에 정착하는 가델족의 이야기가 이들 프로젝트의 공통적인 근간이 된다.

이들 중, 만화책은 '베르카닉스' 프로젝트 중에서 가델족이 행성 루이엔에 도착하기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공포의 외인구단'의 동명의 원작 만화가인 이현세가 직접 기획과 감수를 맡은 작품으로 한국 만화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 '아마겟돈'에 이어 오랜만에 등장한 이현세식 SF 만화라는 것이 특징이다.

행성 도착 이후의 이야기는 웹 게임으로 다뤄진다. 행성 루이엔 도착 이후 문명의 출발을 그리고 내용으로 RTS(Real time strategy) 장르의 맵 이동과 건설 시스템에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전략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베르카닉스 프로젝트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MMORPG에 못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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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카닉스' 프로젝트 3부작의 마지막은 MMORPG 장르로 선보여진다. 베르카닉스 프로젝트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행성 루이엘에 도착한 가델족이 생존을 걸고 펼치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

프로젝트의 본편인 만큼 많은 공을 들인 것이 특징이다. 2년간의 선행 기획, 3년 간의 개발 기간이 걸린 작품으로 여타 MMORPG와는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클래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MMORPG에서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효율적인 방법이 클래스의 차이에 따라 성능과 외관상의 차이를 주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베르카닉스'의 이런 선택은 상당히 신선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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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제한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복장의 다양한 조합으로 게이머의 취향에 맞춰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각 캐릭터들의 성능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능력치, 스킬은 물론이고 심지어 인터페이스와 퀘스트까지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 할 수 있는 버전이 공개되지 않은 터라 공개 영상만 놓고 판단할 수 밖에 없지만,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베르카닉스'의 그래픽은 상당히 뛰어나다.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해 제작한 게임답게 필드나 몬스터의 모습은 물론이고 대미지를 입은 캐릭터의 외관이 변화하는 등, 게임의 그래픽은 온라인 게임이라기 보다는 비디오 게임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 수준의 그래픽을 게이머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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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총을 이용한 콤보 시스템 같은 요소도 게임을 더욱 비디오 게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요소다. 이런 다양한 움직임을 MMORPG에 맞게 도입하기 위해 '베르카닉스'에는 버튼 하나만으로도 각 기술을 판단해 타겟으로 지정된 적에게 해당 스킬을 사용해 연속공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인 오토 스펠 UI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게이머는 공중으로 떠오른 적에게, 땅에 쓰러진 적처럼 하나의 적에게 다양한 공격을 통해 콤보를 이어갈 수도 있고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호쾌한 공격도 펼칠 수 있다.

*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길 바란다

하나의 문화 콘텐츠를 여러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에 어울리는 탄탄한 원작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뿌리가 썩은 나무에서 뻗어나간 나뭇가지는 말라 죽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작이 부실하다면 파생되는 여러 콘텐츠 역시 고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결과물이 공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베르카닉스' 프로젝트의 면면을 놓고 평가를 하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두고 기획에만 2년이 걸렸다는 것은 프로젝트를 쌓아 올리기 위해 충분한 기반을 닦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르카닉스' 프로젝트가 오랜 시간을 들인 기획만큼이나 탄탄한 기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게이머들에게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를 통해 다방면으로 등장할 '베르카닉스'를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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