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게임들, 2009년 여름 시장 뜨겁게 달군다
버추어 파이터와 철권이 그래왔고, 워크래프트와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가 그래왔듯이 게임업계에는 항상 닮은 꼴 게임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라이벌 대결이 있어왔다. 디아블로2와 녹스의 대결처럼 어느 한쪽이 완전히 묻혀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벤치마킹 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선의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경우도 많다.
2009년 온라인 게임 시장도 이런 선의의 라이벌 구도가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캐주얼 MMORPG부터 화려한 그래픽의 3D MORPG 게임, 독특한 컨셉의 FPS 게임까지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엔플레버의 아이엘:소울브링거는 시리우스 엔터테인먼트의 라임 오딧세이와 여러모로 함께 거론된다. 귀여운 캐릭터와 파스텔톤의 그래픽, 그리고 유명 게임을 개발했던 개발진들이 모여 만들고 있는 신작이라는 점까지 많은 부분이 비슷한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엘:소울브링거는 귀여운 그래픽에서 보여지는 첫인상과 다르게 깊이 있는 육성 시스템이 장점이다. 일종의 펫이라고 할 수 있는 피오는 게이머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종 장비와 결합해 캐릭터의 직업과 스킬에까지 영향을 준다.
피오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캐릭터의 직업이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게이머로 하여금 100여종이 넘는 피오를 활용한 자유로운 육성의 재미를 느끼게 만들며, 게이머가 모은 피오는 진화와 교배를 통해 더욱 강력하게 육성시킬 수도, 다른 게이머와 거래를 할 수도 있어 수집의 재미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아기자기한 판타지 스타일의 그래픽에 어울리는 동화 같은 시나리오와 드라마틱한 이벤트영상 역시 아이엘:소울브링거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주는 요소다. 보스존에 진입하거나 필살기 발동 같은 중요한 순간에 개인화된 시네마틱 영상이 등장해 게이머가 판타지 세계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
아이엘:소울브링거가 피오를 활용한 자유로운 캐릭터 육성을 내세웠다면 시리우스 엔터테인먼트의 데뷔작인 라임 오딧세이는 이것저것 즐길거리가 많은 생활형 RPG 게임이라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게임은 전투가 주가 되고 생산은 보조가 되는 다른 RPG 게임들과 다르게 전투형 직업과 생활형 직업이 동등한 형태로 나뉘어 있다. 게이머는 전투 직업과 생활 직업을 하나씩 선택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전투직과 생활직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모으기, 베기, 캐기 등 생활직 관련된 스킬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MMORPG 게임들처럼 단순 반복의 연속에 불과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SF 게임 장르에서는 KTH의 어나더데이와 게임하이의 메탈레이지가 'SF는 비주류'라는 편견을 벗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나더데이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해 기존 FPS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액션을 선보인다. 부스터를 활용해 갑작스럽게 적에게 접근하거나, 벽을 밟고 점프를 해 정상적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곳으로 올라가고, 무기의 반동을 이용해 점프를 하는 등 독특한 액션 덕분에 기존 FPS의 상식이 이 게임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근미래이기에 가능한 독특한 무기와 캐릭터의 개성을 부여한 병과 시스템도 어나더데이의 독특함을 더해주는 요소다. 이 게임의 스나이퍼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는 클로킹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어설트는 다양한 중화기와 부스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서플라이는 적에겐 대미지를, 아군에겐 회복을 주는 무기를 사용한다.
이렇게 독특한 액션과 무기 덕분에 다른 FPS 게임처럼 벽에 숨는 것보다는 벽을 뛰어넘는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스나이퍼와 돌격형 플레이의 불균형 문제도 어나더데이에서는 다른 나라 얘기다.
기존 FPS 게임에 색다른 액션을 추가한 어나더데이와 다르게 메탈레이지는 캐릭터마저도 로봇으로 변화시켰다. 메탈레이지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소형, 강습형, 정비형 등 총 8가지 종류나 돼 어떤 로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빠른 스피드로 적의 후방을 교란하는 소형과 강습형 기체와 움직임은 둔하지만 강력한 화력과 방어력으로 적을 제압하는 화력형, 아군을 수리할 수 있는 정비형 등 각각의 로봇이 한가지에 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러 병종의 로봇이 모여 유기적인 협동 플레이를 즐기면 실제 전쟁을 즐기는 듯한 기분도 맛볼 수 있다.
차세대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키는 고퀄리티의 그래픽으로 무장한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과 NHN의 C9은 3D 액션의 지존 자리를 걸고 격돌한다.
하프라이프2에 사용돼 유명한 소스 엔진으로 만들어진 마비노기 영웅전은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활용하면서도 정반대로 호쾌하고 거친 액션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적을 상대하면서 투구와 갑옷이 부서지는 것이나, 주위 사물들을 무기로 활용해 거대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은 마비노기가 내세우고 있는 '액션 리얼리티'라는 문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C9은 역동적인 액션을 중점적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살리기 위해 자체 개발했다는 3D 엔진 덕분에 던전을 가득 메운 다양한 트랩과 화려한 콤보 액션이 마치 고퀄리티의 비디오 액션 게임을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여러모로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게임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를 해보면 각기 추구하고 있는 게임성이 달라 전혀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직접 플레이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