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개발자 버리고 나니, 욕심 대신 게임성 찾게 돼

꽤 성공한 게임을 가진 개발자를 보고 우린 '스타 개발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우선이 되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렵게 된 '스타 개발자' 자리는 꽤 오랜 기간 한 사람을 책임져 줄 정도로 부와 명예를 안겨준다.

"'그랜드체이스'가 잘되고, 인정받게 되면서 지방 언론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죠. 고생해서 개발한 것을 한 번에 보상 받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인정 받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생각도 들었죠. 조금 우쭐해졌던 것 같아요"

현 JCR소프트의 이상훈 대표와 유준영 이사가 개발자로 첫 발을 내민 게임이 바로 넷마블에서 서비스 중인 '그랜드체이스'다. 그때 당시 비디오 게임 못지않은 빠른 조작성과 시원한 타격감, 다양한 즐길 꺼리를 제공해 주목 받은 액션 게임이다.


"이렇게 게임이 성공하니깐, '그랜드체이스'만 계속 개발하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KOG 내에서 '아이즈'라는 콘솔형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때도 유준영 이사랑 함께 진행했는데,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정하게 됐죠"

KOG 퇴사 결정은 '그랜드체이스'를 서비스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좀 더 살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의외로 타격이 컸다. 자신감 하나로 무언가를 하기엔 세상이 만만치 않았던 것. 자신의 프로젝트와 함께 받아줄 개발사도 없었고, 서울로 가지 않고 개발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좀 더 호쾌한 액션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퇴사를 했지만, 단칸방에서 유준영 이사와 단둘이 개발을 시작했을때만 해도 막막하더군요. '내가 게임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존심도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었죠. 그나마 다행인 건 유준영 이사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단칸방에서 1년간 개발이 진행했죠"

이때 가장 먼저 버리게 된 것이 '스타 개발자'라는 착각이었다고 말하는 이상훈 대표. 유준영 이사는 이상훈 대표가 다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들이 꿈꾸는 호쾌한 액션 게임을 구상했다. 개발은 유준영 이사가 그래픽을, 이상훈 대표가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됐다.

"1년쯤 되고 나니 어느 정도의 형태가 나오더군요. 이때부터는 게임의 규모를 생각해 개발자를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퍼블리셔를 물색했습니다. 그때 프리챌을 만나게 됐고, 바로 '카르카스 온라인'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래서 JCR소프트라는 회사도 설립하게 됐고, 지금은 25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죠"


이상훈 대표는 마냥 개발자 상황만을 즐길 수 없었단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회사가 생겨난 후 어느 새 자신은 개발보다는 회사 운영에 좀 더 신경 써야했기 때문. 지금은 유준영 이사에게 많은 부분을 넘기고 있지만, 초창기만 해도 '얼떨떨' 했다고. 유준영 이사는 회사 초기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그때의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개발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도 개발 욕심은 계속 내고 있고, 여러 측면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한 50살까지는 정말 계속 개발만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일단 '카르카스 온라인'을 성공 시키는 것이 중요하니깐, 향후 기회가 된다면 게이머들에게 그 이상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런 유준영 이사의 생각에 이상훈 대표도 동감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상훈 대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최종 목표는 게이머들이 JCR소프트에서 출시되는 게임이라면 믿고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개발하면서 재미를 계속 전달해줄 수 있는 그런 개발자로 남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