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드래곤볼’, 그 시작과 게임에 대한 이야기
1984년 일본 만화 잡지 '소년점프'에서 연재됐고, 1985년 후지TV와 도에이 애니메이션社에서 합작해 전격 TV 애니메이션화 돼 일본 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시장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있다.
별이 새겨진 구슬 7개를 모으면 소원을 빌어준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만화는 '닥터슬럼프'로 잘 알려진 도리야마 아키라와 요시후미 유키를 일약 최고의 만화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만화-애니메이션-극장판까지 점령하며 가히 '드래곤볼'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 저력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억5천만부가 팔린 이 대단한 만화는 유행에 민감했던 청소년이나 어린아이들로 하여금 '에네르기파'를 외치게 만들었고, 매주 나오는 잡지를 사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게 했다. 바로 '드래곤볼' 시리즈가 이 주인공이다.
< 드래곤볼, 시대를 움직였던 장편 만화>
지금 아이들에게 '드래곤볼'은 그리 익숙한 존재가 아니다. 이미 '드래곤볼'의 판매 부수를 넘어선 장편 만화 '원피스'는 물론 거의 비슷한 컨셉이지만 닌자라는 설정으로 주목 받았던 '나루토' 등 대단한 작품들이 많기 때문. 고전 작품인 '드래곤볼'을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80~9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드래곤볼'은 명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바람의 검심'이나 '슬램덩크' '유유백서' '시티헌터' 등이 5천만 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만 봐도 '드래곤볼'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를 가늠할 수 있으며, 최근에 나온 많은 일본 작품들이 '드래곤볼' 식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 봐도 '드래곤볼'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는지 알 수 있다.
'드래곤볼'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본 내 전문가들은 '제한되지 않은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무한함'이라고 '드래곤볼'의 가치에 대해 표현했다. 이는 어떤 한계점이나 시대적 배경으로 만들어지는 도중 멈춰버리는 형태가 아닌, 스스로의 제한 없이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드래곤볼'은 의례 통과절차처럼 게임화 되는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여러 가지 시각과 형태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수십 종의 게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그때 당시에는 이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이렇게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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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으로 만나는 '드래곤볼', 이제는 온라인까지..>
현재까지 알려진 '드래곤볼' 게임 시리즈는 약 40여종. 패밀리로 알려진 패미콤 시절부터 차세대 게임기 Xbox360과 PS3, 그리고 휴대용 게임기 PSP와 NDS 등까지 이어진 '드래곤볼'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등장했다.
캐릭터들의 특징을 한껏 살린 격투 게임부터, 사양의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카드 배틀' 게임, 손오공을 이용해 돌아다니며 목적을 달성하는 롤플레잉 게임까지 그야말로 안 만들어진 장르가 없을 정도.
물론 대부분의 게임을 반다이가 제작했기 때문에 우려먹기가 아니라는 상술도 들었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멈춰버린 '드래곤볼' 시리즈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시리즈로는 4편 이상 출시된 '초무투전' 시리즈나 메가 드라이브로 나온 '무용열전', 아케이드로 나온 '천하제일무술대회' 시리즈 등을 들 수 있다.
플랫폼만 따지면 거의 모든 게임기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때 당시 성능의 한계를 보여줬던 '원더스완'이나 '게임보이' 등에도 어김없이 출시됐다. 그래픽이나 특징들을 지금 보면 당황스러울 정도지만, '드래곤볼' 자체를 느끼기엔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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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볼'이 게임이 된 이유,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렇다면 '드래곤볼' 게임이 유독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내 게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간단한 답변을 한다. 아직까지 '드래곤볼' 자체를 확실하게 표현한 게임이 없기 때문이라고. 다시 말해 '드래곤볼' 자체를 게임화 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세대 게임기까지 나왔지만 아직도 '드래곤볼'을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한 게임은 없다.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할 수는 있지만, '드래곤볼' 자체의 황당하면서도 거대한 스케일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그러다보니 게임기나 플랫폼이 한 단계 발전하면 그에 맞춘 '드래곤볼' 시리즈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드래곤볼'스러운 게임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미 한 차례 테스트로 주목 받은 '드래곤볼 온라인'과 특유의 빠른 전투를 실감나게 재현한 '드래곤볼 레이징 블래스트'가 그것이다. 이중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으로 처음 출시되는 '드래곤볼 온라인'은 오리지널 스토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다.
CJ인터넷에서 서비스 되는 이 게임은 '드래곤볼'의 스토리가 끝난 후 100년 후를 그리고 있다. 이는 원작자인 도리야마 아키라가 참여해 게임 진행부터 스토리 등을 모두 감수하고 있어 더욱 기대가 된다. 특히 게이머들이 과거로 돌아가 손오공을 도와주거나, 이야기를 진행하는 듯 원작의 특징을 살린 요소들도 대거 존재해 팬들은 물론, 원작을 모르는 팬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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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 Xbox360용으로 나오는 '드래곤볼 레이징 블래스트'는 PS2로 나온 '드래곤볼 스파킹' 시리즈를 계승하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중 가장 원작에 근접한 전투를 보여준다고 평가 받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필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해 적과 싸울 수 있는 이 게임은 그동안 최소한으로만 표현된 지형의 파괴부터,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필살기 등이 더해져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