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위기의 계절?' 게임산업 외풍(外風)에 휘청
가을 들어 국내 게임 산업이 흉흉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의원회가 게임사들의 불공정약관에 대해 시정조치를 판결한데 이어, 웹보드게임의 간접충전금지법, 게임사들의 이벤트 금액 규제 등 다양한 악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 게임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 이러한 영향으로 게임 상장사들은 최대실적, 해외수출 등 다양한 호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다른 유망산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평가 절하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 <바다이야기 이후 사행성 오명 못 벗는 게임 산업의 한계성>>
바다이야기 이후 국내의 게임 산업은 언제나 '사행성'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되었고 과몰입, 사행성에 대한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가장 먼저 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슈들 또한 게임 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두 손 두 발을 놓고 방관한 것은 아니다. 건전한 게임문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100여 개 이상의 업체들이 '클린 캠페인'을 펼치며 한목소리를 냈고,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게임의 긍정적인 기능도 부각시켰다. 또한 웹보드게임의 대표명사로 알려진 NHN의 한게임 등 게임 포털들이 자체적으로 웹보드게임의 결재 상한도를 정하는 한편, 보드게임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퍼블리싱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가을만 되면 게임 산업은 외풍에 휘청이고 있다. '반 교육적'인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규제와 홀대에서 자유롭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가장 큰 영향은 국정감사로 요약된다. 지난해 게임계를 뒤흔든 '셧다운제'도 국정감사 시기가 가까워오면서 논의되기 시작했고, 올해의 '간접충전 금지법' 역시 국정감사에 맞춰 산업의 어두운 부분만을 들춰내기 좋아하는 몇몇 정치인들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전 발의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아직도 상정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이번 금지법이 입법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사행성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게임 산업을 뒤흔들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 산업 흔들기에 게임 업계는 매우 취약하다. 아직 10년밖에 되지 않은 산업의 기반 구조상 국민 전반적으로 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부의 지원도 미비해 외부의 압박이 있을 때마다 심하게 흔들린다. 지난해 10억 달러라는 수출 금액 달성이 '바람 앞의 등불'이 되는 이유다.
< <'위기를 기회로' 시련이 있으면 희망도 있다>>
시간이 약이란 말이 있다. 현재 국내게임계도 이런 시련을 견디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여 진다.
게임 산업과 자주 비교되는 문화산업인 영화도 한때 해외영화에 시장 점유율을 내주고 제작편수가 줄어드는 등 고사 위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시련을 겪었으나, 최근 화려하게 부활해 영화 '해운대'가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부산국제영화제 2009도 성대하게 치러내는 등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게임 산업도 하반기 지스타라는 성대한 게임쇼를 앞두고 있는 만큼 10월에 찾아온 큰 위기는 11월이 되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모할 가능성은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국내 최대게임쇼로 알려진 올해 지스타는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제 2의 붐'을 예고하고 있으며, 참가 업체들도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보여 산업/경제적으로 큰 부가가치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행사가 열렸던 일산보다 편리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들 및 관계자들의 방문이 늘어나 글로벌게임쇼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게임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알려진 겨울방학과 맞물려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게임즈, CJ 등 대형 퍼블리셔들은 굵직굵직한 게임들을 선보일 것으로 밝혀져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수만 명의 체험자 모집에 성공한 '드래곤볼 온라인'을 비롯해 해외로 발 빠르게 뻗어나가는 '아이온' 등 연말은 또 다른 게임 산업 급등의 효과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의 한 게임전문가는 "최근 게임 산업이 다양한 악재에 휩싸이고 있으나 이는 앞으로 발전하고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국내 게임 업계가 외풍에 버텨내야 한다. 외풍을 이겨내고 국내게임 산업에 연차가 쌓여 가면 '차세대 먹거리'로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