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라고 할때는 언제고.. CJ인터넷 마녀사냥에 ‘울상’
2009년 프로야구 공식 스폰서 역할을 맡았던 CJ인터넷의 위상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공식 스폰서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하던 KBO에 손을 내밀어 준 위기의 구원자에서 타업체를 배려하지 않은 양심없는 업자로 전락한 것. 3년 프로야구 공식 스폰서 계약 체결과 동시에 프로야구 선수 라이센스 독점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바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이유다.
2009년 CJ인터넷의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프로야구 스폰서 계약을 줄줄이 포기했고, 프로야구업계는 시범경기 직전까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쩔쩔맸다. 그때 '마구마구'라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일개 게임사가 책임지겠다고 나섰으니, 프로야구 업계의 '받들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각종 언론들 또한 앞 다투어 게임산업의 발전을 증명해주는 결과라며 스폰서 계약을 결정한 CJ인터넷의 결단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CJ인터넷에 대한 프로야구 업계와 언론의 반응은 180도 바뀌었다. KBO의 위기상황을 이용해 스폰서 비용을 싸게 책정토록 했으며, 스폰서 계약을 볼모 삼아 독점 라이선스를 추진, 야구 게임 시장을 독식하려 한다는 비양심적인 업체로 표현되고 있다. EA의 FIFA 라이센스 독점, 테이크2의 MLB 라이센스 독점 등 이미 해외에서는 '독점 계약'이 스포츠 마케팅의 상식으로 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감정적으로만 접근하며 모질게 질타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언론이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CJ인터넷의 도의적인 책임이다. 마구마구, 슬러거로 양분된 국내 야구 온라인 게임 시장이 이번 계약으로 인해 마구마구 독점 시장으로 돌변하고 슬러거는 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모 언론은 마구마구가 올해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는 슬러거의 매출까지 합산한다면 500억에 가까운 매출, 그리고 온라인 게임의 통상적인 이익률인 30%를 적용할 경우 90억원 이상의 독점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사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은 단순 수치 계산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스포츠 게임에서 라이센스가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구마구'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 이는 이미 각종 금융권에서 '독점 라이센스의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놓고 있는 실정과도 맞지 않다.
또 독점이 '스포츠 게임의 총살형'이 아니라는 근거는 어디에든 있다. EA의 피파 시리즈와 경쟁 중인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 시리즈, 모바일 게임인 '2009프로야구'는 라이센스 없이 더욱 훨훨 날고 있다.
결국 CJ인터넷은 그 어느 대기업도 프로야구를 위해 쓰지 않을 만큼 큰 150억 원이라는 돈을 선뜻 쓰고도 언론 매체들에게 '상상 속의 수익'만으로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언론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KBO가 아니라 CJ인터넷이라는 점이다. 최종 계약을 결정한 주체는 KBO 인데도, CJ인터넷만이 목표가 되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다.

또 언론이 문제시 하고 있는 '게임의 독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년, 2008년 지오 인터렉티브가 모바일 야구 게임 라이센스 독점 계약을 맺었고, 그때는 지금같은 반응이 전혀 없었다. CJ인터넷에 대한 언론의 마녀 사냥이라는 의혹을 지우기 어려운 대목이다.
계약의 부당함으로 지적되고 있는 선수협의 수익 감소 문제만 봐도 이 의혹은 더욱 커진다. 사실 확인 결과 CJ인터넷은 기존보다 선수협에게 수익이 더 커지도록 독점 라이선스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지불해왔던 라이선스 금액이 12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3억 원을 더 얹은 15억 원을 미니멈 개런티로 책정했다는 것.
하지만 최근 언론매체에서는 계약서에서 CJ인터넷의 불리한 점만 뽑아서 일제히 보도하고 있으며, 이런 기류가 장기화되자서 최근 매체와 게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마녀사냥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서서히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150억 원이라는 큰 비용을 지불해 정당한 마케팅 활동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안되는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엄청난 비용을 쓰고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 스폰서 활동을 어느 기업이 하겠다고 나설지 걱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