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게임, Mod의 세계
대학가의 한 PC방, 한 무리의 학생들이 워크래프트 3의 영웅 캐릭터를 조작하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얼핏 보면 워크래프트 3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들이 즐기는 게임의 방식이 본래 워크래프트 3의 게임 방식과는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바로 대표적인 Mod (Modification의 약자) 게임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 3 카오스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본래의 게임을 게이머들이 임의로 수정해서 또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 낸 결과물을 Mod 게임이라고 한다. 작게는 게임의 맵을 새롭게 만드는 것부터, 크게는 새로운 캐릭터와 무기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 심지어는 게임의 엔진을 이용해 아예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
* 생각보다 오래된 Mod의 역사
게임의 사소한 부분을 수정하고 추가하는 것도 Mod의 일부로 본다면 Mod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된 편이다. 80년대 초, 애플 IIe용 게임인 캐슬 울펜슈타인을 각색해 만든 캐슬 슈머펜슈타인을 Mod의 시초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슬 슈머펜슈타인 이후에도 게이머들은 다양한 게임들에 맵이나 캐릭터 등의 게임 콘텐츠를 추가하는 방식의 Mod를 제작해, 알음알음 이를 배포해가며 즐기고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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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게임의 엔진을 이용해 아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수준의 Mod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이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1990년대 후반에 와서야 시작됐다. 정확한 시기는 FPS 시리즈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는 id소프트의 퀘이크의 출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퀘이크 시리즈의 제작자인 존 카멕(John Carmack)은 당시 게이머들이 자신들의 게임을 수정해서 즐기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고, 결국 id소프트는 퀘이크의 편집 툴을 공개했다.
덕분에 퀘이크는 본격적으로 게이머들에 의해 게임의 밸런스가 수정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공개된 편집 툴을 통해 퀘이크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Mod 게임인 팀 포트리스(Team Fortress)가 공개됐으며, Mod 게임으로 시작된 팀 포트리스는 결국 정식 시리즈로 제작되어 본편이라 할 수 있는 퀘이크 시리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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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d의 역사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하프라이프와 카운터스트라이크
게임을 새로 만드는 수준에서 행해지는 Mod의 시초를 퀘이크라고 한다면, 이를 본격화 시킨 게임은 밸브사의 하프라이프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국내에서도 넥슨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시리즈가 바로 하프라이프의 Mod 게임이기 때문이다. SF 요소를 지니고 있는 FPS 게임인 하프라이프에서 파생된 카운터스트라이크는 게임의 엔진만 제외하고는 본편의 느낌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은 현대 밀리터리 FPS 게임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결국 현대 게임사에 큰 획을 그었다.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밀리터리 FPS 게임들이 택하고 있는 게임 방식인 폭파 미션의 골조를 최초로 성립한 것이 바로 카운터스트라이크이기 때문이다.
하프라이프의 제작사인 밸브 소프트웨어는 자신들이 만든 오리지널 게임인 하프라이프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Mod인 카운터스트라이크의 판권을 구입하고 Mod 제작자들을 영입해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자사의 콘텐츠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밸브 소프트웨어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이외에도 많은 인기를 얻은 Mod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하프라이프-카운터스트라이크'를 내놓기도 했다. 이 패키지가 게이머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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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들과 제작사 모두 Mod에 대해 호의적
밸브 소프트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 Mod를 두고 게임 제작사들은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편이다. 게임에 대한 열기는 언젠가는 식기 마련이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게이머들이 계속해서 생산한다는 것은 게임의 생명력을 연장 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매 신장을 이끌어 내는데 이를 반대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또한 게임의 Mod를 즐기기 위해서는 오리지널 게임의 정품을 구입해야만 하기에, 게임의 꾸준한 판매에도 도움이 되는 Mod의 제작을 오히려 돕는 기업들도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언리얼 시리즈로 유명한 에픽 게임즈와 앞서 언급한 밸브 소프트다. 밸브 소프트는 매년 하프라이프 엑스포를 개최할 정도로 새로운 게임 Mod의 제작을 장려하고 있으며, 언리얼 시리즈로 유명한 에픽 게임즈 역시 총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언리얼을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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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의 열정이 게임을 변화시킨 좋은 예
국내의 Mod는 최근 들어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해외의 유명 사례에 비한다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농구나 야구, 축구 같은 스포츠 게임에 있어서 선수를 추가하고, 인터페이스를 바꾼다거나 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결과물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에 데이터를 추가하는 맥락이지 게임의 틀을 바꿔버릴 정도의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Mod는 게이머들의 열정과 욕심이 게임에 반영된 예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Mod 게임은 아직 그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게이머들의 열정 만큼은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므로 앞으로 해외 사례 못지 않은 대작 Mod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