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스타는 잊어라! - 5부. 테란 건물편

스타 크래프트2 비공개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어 오면서 테란 사용자들의 불만이 가장 큰 듯하다. 각 커뮤니티 게시판의 이슈와 실제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은 '사신'과 '벤시' 제외하고는 쓸만한 유닛이 없다는 것이다(상대방 테란의 해병 러쉬에 GG치곤 하는 필자는 뭐란 말인가…). 실제로도 골드 리그와 플래티넘 리그에서 유독 테란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결과가 있으니(블리자드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내용), 이들의 주장이 그냥 흘려 넘길만한 얘기는 아닌 듯하다. 아직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이니 추후 어떻게 바뀔지는 그 누구도 쉬이 예상할 수 없다지만, 지금 당장 배틀넷에 접속해서 매 경기 어렵게 승부를 펼치는 테란 사용자들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과연 전작에 비해 테란은 얼마나 많은 것에 변화가 있었길래 이러한 소식이 들려오는지 궁금하다. 전작의 건물과 유닛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새로 추가된 기술과 유닛은 무엇이 있으며 그 기능들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가 보도록 하자.

< 새로 추가되거나 변경된 테란의 건물 >

테란의 건물들을 얘기하기에 앞서, 먼저 부속 건물에 대한 것을 얘기할까 한다. 전작부터 이어져 내려온 테란의 특징인 부속 건물은 해당 건물이 확장되는 개념이었다. 예를 들자면 과거에는 팩토리를 건설한 이후 그 상태에서는 벌쳐만 생산할 수 있었지만, 부속건물(머신샵)을 건설하고 난 이후에는 시즈 탱크를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되며, 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유닛의 관련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그 외의 커맨드나 스타 포트의 부속 건물 역시 비슷한 기능을 해주었다.

스타 크래프트2에서 부속 건물은 전작에 비해 한층 더 강화되고 발전하였다. 기존 해당 건물의 확장개념이라는 것은 유사하지만, 각 부속 건물의 종류가 2가지로 늘었으며, 어떠한 부속 건물을 붙이느냐에 따라 해당 건물의 용도가 판이하게 달라지게 되었다. 이제부터 스타 크래프트2 테란의 건물들을 설명하면서 이 부속 건물에 대한 것을 좀더 집중적으로 알아보자.

1. 사령부(커맨드 센터)

전작의 커맨드 센터는 단순한 일꾼 생산기지와 부속 건물로 컴셋 스테이션을 달아 초반 정찰과 상대방의 은신 유닛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다(뉴클리어 사일로도 있긴 했지만, 과연 테란 사용자 중에 매 경기 이 부속 건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스타 크래프트2의 사령부는 과거에 비해 부속 건물이 한 가지 늘어나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또한, 사령부에 건설되는 부속 건물은 부속 건물이라 하기에 조금 거리가 있고, 기존의 사령부를 업그레이드 건설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병영(배럭)이 완성된 이후 건설할 수 있는 궤도 사령부는 전작의 컴셋 스테이션과 유사한 부속 건물이다. 궤도 사령부에는 총 3가지 기능이 있는데, 정찰되지 않은 지역을 잠시 동안 볼 수 있게 해주는 스캐너 기능(전작의 기능과 거의 동일하다)과 지게로봇 투하, 추가 보급품 투하 기능이 추가되었다.


지게로봇 투하는 일반 건설로봇(SCV)보다 자원을 채취하는 속도가 빠른(한번 채취시 30의 광물을 얻는다) 지게로봇을 소환하는 기능으로 이 지게로봇은 90초 동안 유지된다. 자원의 채취 속도라는 것은 스타 크래프트2와 같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으로 경기 초반부터 후반까지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추가보급품 투하 역시 경기 후반부까지 가장 유용한 기능이다. 이미 건설되어 있는 보급창(서플라이 디팟, 인구수 8증가)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해당 보급창의 인구수를 추가해 영구적으로 늘려준다(인구수 8증가). 즉, 전작에서는 인구수를 늘리려면 무조건 서플라이 디팟을 건설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 기능으로 손쉽게 늘려줄 수 있다. 더구나 건설 타임이 없는 순간완성되는 기능이라 더욱 활용도가 높다(꼭 필요한 유닛을 생산하려 할 때, 인구수에 막혀있다면 바로 이 기능을 사용하면 해결된다. 예전처럼 보급창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


궤도 사령부 외에 사령부에 추가된 부속 건물은 행성 요새이다. 행성 요새는 사령부에 적군의 지상군을 공격하는 공격력 40을 가진 일종의 미사일 포탑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라 이해하면 쉽다. 얼마 전에는 이 행성 요새를 건설한 사령부를 띄워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용도로 쓸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었는데(생각해보라. 경기 초반 체력 1500에 달하는 막강한 공격력의 건물이 날아온다고), 이는 패치되면서 사라졌다. 행성 요새를 건설한 이후에는 사령부를 아예 공중으로 띄울 수가 없게 되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사령부는 주변의 건설로봇을 벙커처럼 행성 요새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기능도 있다. 본진이나 멀티 기지에 적군이 건설로봇을 파괴하기 위해 견제를 올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며, 사령부 한 군데에 최대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기본 5기이며 공학 연구소에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사령부 안에 건설로봇을 들여보낸 후, 집결 지점이 광물 지대에 설정되어 있다면 추후 건설로봇을 내보냈을 시에 마치 하나의 건설로봇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별 것 아니지만 다수의 적군이 사령부 주변을 둘러쌓을 경우, 이 건설로봇 뭉치기 기능을 통해 비비기를 하면 뭉친 상대방 유닛을 흐트러뜨릴 수 있으니 활용해 보자.


사령부를 궤도 사령부나 행성 요새 중 어느 것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것은 게이머의 몫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행성 요새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보다 궤도 사령부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더욱 나아 보인다. 지게로봇의 빠른 자원 채취 기능과 영구적인 인구수를 늘려주는 추가보급품 투하 기능이 행성 요새의 기능보다 실제 경기에서 좀 더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성 요새 업그레이드가 아예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주 공격 지점으로 예상되는 멀티 지역은 행성 요새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2. 보급창(서플라이 디팟)

기본적으로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 건설하는 보급창에 추가된 기능은 땅 속으로 숨길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폭이 좁은 지형에 보급창을 건설해 길을 막아 버리는 일종의 심시티 형식의 전술을 전작에 비해 좀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테란은 저그나 프로토스에 비해 경기초반 방어하는 것이 조금 불리한 측면이 있는데, 이 보급창으로 본진의 입구를 막아버리고 그 뒤에 해병과 같은 기본 유닛을 세워두면 초반 방어하는데 있어 상당히 유용하다.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나 병력을 모은 후에 방어가 아닌 공격을 하는 시점에는 입구를 막아놓은 보급창의 내리기 기능으로, 보급창을 땅 속으로 숨기고 쉽게 밖으로 유닛을 이동시킬 수가 있어 테란의 전략에 큰 도움이 된다.

3. 벙커

벙커가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졌을까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꽤나 유용해졌다. 테란 사용자라면 초반 방어할 때, 벙커 건설을 하느냐 마느냐라는 중대한 고민에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초반 미네랄 100이 지니는 의미가 상당히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큰 고민할 필요가 없다. 벙커는 건설이 완료된 후에 회수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여기서 회수란 해당 건물을 제거하면 건설에 소요된 자원을 100% 돌려받는 것. 자, 이제는 벙커 건설에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인 활용을 하도록 하자. 또한 벙커 명령어 중 스팀팩이 아예 있어 예전처럼 유닛을 꺼내고 스팀팩을 사용한 후 다시 넣을 필요가 없어졌다.


4. 반응로와 기술실

반응로와 기술실은 테란의 모든 병력 생산 건물에 추가할 수 있는 부속 건물로 그 기능은 어느 건물에 건설하건 상당히 유사하다. 기술실은 해당 건물이 기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닛 외에 좀더 강화된 유닛을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과 해당 건물에서 생산되는 유닛들에 관련된 업그레이드를 해줄 수 있는 부속 건물이다. 예를 들어 병영을 건설했다면 해병만 생산할 수 있지만, 병영에 기술실을 부속 건물로 건설하면 불곰과 사신, 유령과 같은 한 단계 높은 유닛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유령은 유령사관학교라는 추가 건물이 또 필요하긴 하지만).


반응로는 해당 건물의 기본 유닛을 동시에 2기씩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즉, 병영에 반응로를 건설하면 해병을 동시에 2기씩 생산할 수 있고, 군수공장(팩토리)은 무법차(벌쳐)를 2기씩, 우주공항(스타포트)는 바이킹과 의료선(수송선)을 2기씩 동시에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경기 초반부터 후반까지 가장 오래도록 쓰이는 각 해당 건물의 기본 유닛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보다 전략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반응로와 기술실은 꼭 해당 건물에만 종속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건물과도 호환된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병영에 반응로와 기술실을 건설했다고 해서 그 병영에서만 이 부속 건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추후 군수공장이나 우주공항을 이 부속건물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물을 공중에 띄워 자리를 바꿀 수 있는 테란의 특징을 잘 살린 기능으로 상황에 따라 각 건물의 위치를 이동시켜 원하는 목적을 빠르게 이룰 수가 있다.


각 기술실은 어떤 건물에 붙이느냐에 따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능이 전부다 다르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건물에서 생산 가능한 유닛의 업그레이드를 담당하게 된다는 것으로 만약 병영에 건설된다면 과거 아카데미에서 담당했던 스팀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거나 해병의 체력을 10 증가시켜주는 등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군수공장에 건설된다면 과거 머신 샾이 담당했던 시즈 탱크모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이렇듯 기술실과 반응로의 존재로 테란은 전작에 비해 보다 더 전략적인 종족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도 저그나 프로토스에 비해 상대하는 종족에 따라 준비할 것이 많은 게 테란이었지만, 스타 크래프트2에서는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더욱 맞춤 전략을 생각하고 준비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가 있어, 현재 세 종족 중 가장 나쁜 성적을 거두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뭐, 테란은 스타 크래프트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에도 그리 좋게 시작하지는 못했었다. 그나마 스타 크래프트 브루드워 확장팩이 출시되며, 메딕의 추가와 터렛의 가격 하락 등과 같은 패치를 통해 현재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 테란 종족에 대한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5. 공학연구소, 유령사관학교, 무기고, 융합로

공학연구소는 전작의 엔지니어링 베이와 같은 기능이다. 테란 보병 유닛(해병, 불곰, 사신, 유령)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해주며, 추가된 기능으로 벙커의 공간을 2칸 증가시켜주는 업그레이드와 건물의 방어력을 2만큼 증가시켜주는 업그레이드가 있다. 또한, 밤까마귀 유닛이 사용하는 자동 포탑이나 국지 방어기와 미사일 포탑(미사일 터렛), 행성 요새의 사정거리를 1 늘려주는 업그레이드도 담당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과거의 엔지니어링 베이는 건물을 띄울 수가 있었지만, 공학연구소는 건물을 띄울 수 없다.


유령사관학교는 유령(고스트)을 병영(물론 병영에는 기술실이 달려있어야 한다)에서 생산할 수 있게 해주며, 유령의 은신 업그레이드와 에너지를 늘려주는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핵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는데 전작의 커맨드 센터 옆에 위치했던 뉴클리어 사일로의 기능을 이 유령사관학교가 가지게 된 것이다. 유령사관학교 한 건물당 하나의 핵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완성된 후에는 유령이 핵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


무기고는 전작의 아머리와 같은 기능의 건물이다. 테란 차량(무법차, 탱크, 토르)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업그레이드 해주며, 공중 유닛(바이킹, 의료선, 밴시, 밤까마귀, 전투순양함)의 공격력과 방어력 업그레이드를 담당한다.

융합로는 전투순양함(배틀 크루저)을 생산할 수 있게 해주며, 전투순양함의 야마토 업그레이드와 에너지를 25만큼 증가시켜주는 업그레이드를 담당한다. 전작의 사이언스 퍼실리티 건설 후 커버트 옵스를 부속 건물로 건설해야 생산할 수 있었던 배틀 크루저의 생산 단계가 조금 축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건물들은 유닛 생산 건물에 기술실을 건설하고도 생산 가능할 수 없었던 유닛들을 생산할 수있게 만들어준다. 그와 더불어 해당 유닛의 업그레이드도 담당하고…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전작의 사이언스 퍼실리티가 전면적으로 개편되어 과거보다 빠르게 전투순양함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 그런데 이 것도 그렇게 빠르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재 스타 크래프트2의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져 테크 트리를 올리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다.

전투순양함보다는 핵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는 생각이다. 유령사관학교가 핵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예전처럼 커맨드센터를 건설한 이후에 뉴클리어 사일로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화 되었다. 과거에 비해 더욱 빠른 타이밍과 전략적인 테란의 핵 운용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필자는 프로게이머 임요환처럼 핵을 사용하며 보여주던 퍼포먼스가 그립다.


글 : 권명관(tornados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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