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븐소울즈' 중국 게임 제치고 입지 다질까

무협 MMORPG '디오 온라인'으로 게이머들을 주목을 받은 씨알스페이스의 신작 MMORPG '세븐소울즈'가 사전 공개 테스트를 무사히 끝내고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첫 테스트 이후 두 달도 안되는 시간 동안 사전 공개 테스트까지 진행하면서 게이머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은 '세븐소울즈'는 '워해머 온라인' '테라' 등의 대작을 준비 중인 한게임의 상반기에 가장 중요한 타이틀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반기 신작 대결에 빠지지 않으면서 야심작들이 나올동안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븐소울즈'는 기존의 거창한 MMORPG 노선 대신 좀 더 라이트한 게임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느낌을 준다. 복잡한 퀘스트나 끊임 없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그런 게임성 대신, 간단한 진행과 빠른 성장, 그리고 부수적인 즐길꺼리로 채워뒀다.

자신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7혼 시스템부터 전투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한 잭팟 시스템과 추가 액션 시스템은 그 동안 MMORPG에서 사라지고 있는 초반의 탄탄함을 느끼게 해준다. 사냥 자체가 재미있으면 다른 것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잭팟 시스템은 성인 게이머들을 위한 적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흔히 도박 게임처럼 무언가 손해를 보거나 갑작스러운 부자가 되는 형태는 아니지만 전투를 진행하면서 얻은 포인트를 활용해 보상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신선하면서도 묘한 중독성을 게이머들에게 전달해준다.

전투 자체에서도 거창한 액션보다는 적이 뒤로 밀려나거나 날아가 터지는 등 결과에 충실한 형태다. 사실 사냥에서 어떤 스킬을 사용하는 것은 전부 결과를 얻기 위함, 즉 내가 사냥에 성공했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한 준비고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세븐소울즈'는 이런 게이머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 결과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액션 시스템을 넣었다.

게시판의 반응도 적절하다. 2차례의 비공개 테스트와 한 번의 사전 공개 테스트 이후에도 게시판에는 불만보다는 게임 출시를 기다리는 게이머들의 긍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이는 씨알스페이스에서 그만큼 많은 콘텐츠와 탄탄한 준비를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본다면 올해 불고 있는 MMORPG의 열풍을 이끌 수 있는 주역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븐소울즈'의 돌풍은 의외의 복병에 의해 무너질 확률이 높다. 바로 중국산 MMORPG들의 국내 입성 때문이다. '세븐소울즈'의 특징은 중국 MMORPG 들과 많이 흡사하다. 물론 그래픽이나 여러 가치 측면에서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븐소울즈'의 주요 타겟층이 성인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큰 매력 요소로 보기 어렵다.

중국 MMORPG들의 특징은 바로 쉽다는 것이다. 대충 진행해도 성장하고 마우스 몇 번 만 클릭하면 진행되는 퀘스트와 전투는 게임을 하지 않고 구경하고 있어도 될 정도로 쉽다. 이에 비해서 '세븐소울즈'는 어느 정도 게이머와 타협은 있지만 중국산 MMORPG처럼 편리하진 않다.

지난해 등장한 라이브플렉스의 '천존협객전'이나 올스타의 '적벽'만 봐도 중국산 MMORPG가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잘 엿볼 수 있다. 이 두 게임은 매달 5~8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당 수의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대부분은 성인층이다. 이들은 중국 MMORPG가 주는 친절함에 익숙해지고 있고, 국산 게임에서도 이 같은 친절함을 바라는 눈치다.

최근 '아저씨 게임'이라는 불리는 온라인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다 이 같은 조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세븐소울즈'의 오용환 부사장도 이런 중국산 MMORPG와의 경쟁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많은 업체들이 중국산 게임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씨알스페이스의 이런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게임성을 버리는 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확실히 중국 MMORPG가 거세긴 하지만 '세븐소울즈'의 개성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븐소울즈'가 중국 MMORPG에게 걱정이 대상이 될 정도로 지금이 개성을 더욱 살리고 강화할 수 있는 노선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한게임 측과의 확실한 연계도 필요하다. '세븐소울즈'는 한게임과 씨알스페이스가 각각 나눠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개발과 마케팅 / 서비스로 구분되는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계가 이 둘 사이에서는 다소 애매하게 규정돼 있다. 양사가 확실히 노선을 확립하고 공동 이벤트부터 양측이 차별화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 게이머들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세븐소울즈'가 중국 게임들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개성을 더욱 강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초반 경쟁에서 중국 게임들을 넘겠다는 생각보다는 차근차근 개성을 확보한 후 이를 강화해 꾸준히 충성 고객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개발자들이 중국 MMORPG의 기세에 눌려 외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과 타협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세븐소울즈'는 개성이 넘치는 게임이고, 충분히 매력적이다. 괜한 중국역풍에 말려 개성을 잃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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