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트릭스터,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땅 파봐라, 10원 한 개 나오나"라는 말 있지? 틀린 말은 아니야. 땅 백날 파봐야 돈 안나오거든. 하지만 내 경우는 좀 다르지. 난 땅을 파면 돈은 아니지만 '아이템'과 '재미'를 찾을 수 있어.
난 트릭스터, 땅을 파해치는 여러분에게 재미를 전달하는 게임이지. 한때는 '트릭스터AD' 혹은 '트릭스터R'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이젠 그냥 편하게 트릭스터라고 불러줘. 그게 내 이름이니까.
내 이름이 자칫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래뵈도 이 온라인게임 7년이라는 세월을 견뎌온, 온라인게임 중에서 중고참 급에 속하는 녀석이야. '퀘스트를 부여받고 땅을 파헤치고, 이벤트를 위해 땅을 파헤친다'는 다소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이렇게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 그런 단순함에 매료된 게이머들이 많다는 의미지.
실제로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에 지친 사람들은 나를 즐기면서 즐거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어. 가뜩이나 골치 아픈 일이 많은 세상에서 굳이 게임까지 골치 썩히면서 즐기고 싶겠어? 그런 사람들에게 간단한 조작법을 자랑하는 나란 녀석은 상당히 흥미있게 느껴지나봐.
하지만 단순한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나에게 금방 질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야. 게다가 요즘 나오는 후배들이 워낙 '스펙'이 뛰어나다보니 내가 자칫 구닥다리처럼 보일 수도 있겠더라고.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변화를 할 것이냐 아니면 도태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지.
도태되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나 역시 마찬가지고 말야. 그래서 난 변화를 택했어. 하고 싶은 트릭스터 만들기, 줄여서 '하트'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말이야. '하트' 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나, '트릭스터'의 변신을 도모하는 작업이야. 최근에는 1단계에 해당하는 DNA 업데이트가 실시됐지.
DNA 업데이트는 'Display, Navigation, Advice'라는 세 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업데이트야. '하트' 프로젝트의 시작을 게이머들에게 알리는 업데이트이니 만큼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지.
DNA 업데이트 이후에는 게임 밸런스 조정과 아이템 조정 작업, 콘텐츠 추가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니 DNA 업데이트만 보고 '뭐야? 너무 기본적인 거만 변했잖아?'와 같은 생각은 잠시만 접어둬. 한 번에 확 달라지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으니 달라진 모습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차츰차츰 변신할 생각이니까.
달라지고 있는 내 모습에 사람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정말 다행이야. 타인에게 인정받는 건 언제나 즐거운 법이지. 사람들이 어떤 점을 원하는지, 어떤 점에 불만을 느기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는데, 그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느낌이랄까? 달라진 내 모습에 잠시 나를 떠났던 사람들이 20%가량 돌아왔어.
휴면 게이머들이 돌아오는 수에 맞춰서 가혹한(?) 미션을 수행하겠다고 호언장담 했던 한 GM은 그 덕분에 생마늘을 20개나 먹어야했지. 40%, 60%가 돌아올수록 더욱 힘든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으니 GM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들 돌아오라고. GM이 불쌍하긴 하지만... 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그동안 업데이트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야. 이런 점을 반성하는 차원에서라도 '하트' 프로젝트를 통해 꾸준히 게이머들이 원하는 요소, 즐길만한 콘텐츠를 업데이트 해야겠지.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달라지는 내 모습을 기대해줘. 더욱 많은 조언을 전해주면,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사람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 실망시키지 않을테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