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천, 파격적인 콘텐츠로 MMORPG 시장에 출사표 던지다
약 16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고, 4년여의 개발 기간이 걸린 한빛소프트의 야심작 삼국지천이 오는 2월 22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돌입한다.
삼국지천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읽어봤을 중국의 역사 소설 '삼국지'를 소재로 한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으로 위, 촉, 오 3개국의 대립을 무협과 판타지의 느낌을 적절히 배합해 제작한 게임이다.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지난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한빛소프트는 삼국지천의 사전 공개서비스를 실시했으며 게임의 콘텐츠 및 안정성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사전 공개서비스 초반만 하더라도 불안정한 서버 상태 때문에 원활히 게임을 즐길 수 없어 테스트 참가자들로부터 성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수 차례에 걸친 점검 이후 이러한 게이머들의 불만은 꽤나 호의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불만에 가득 찬 게이머들이 호의적인 태도로 돌아선다는 것은 게임 업계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현상. 삼국지천이 갖고 있는 매력이 이러한 결과를 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삼국지천을 설명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웅 시스템'이다. '영웅 시스템'은 게이머들의캐릭터를 삼국지하면 떠오르는 관우, 장비, 하후돈, 허저 같은 유명 장수들로 변신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 지스타 2010을 비롯해 3차례에 걸친 비공개테스트에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는 '영웅 시스템'은 삼국지천의 핵심 콘텐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사실 MMORPG에서 변신 시스템을 강조한 게임은 삼국지천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삼국지천의 '영웅 시스템'이 기존 MMORPG의 변신 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정 영웅의 경우는 각 서버에서 한 명의 게이머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다른 게임이었다면 한 서버에 여러 명의 관우가 존재할 수 있겠지만, 삼국지천에서는 한 서버에 단 한 명의 관우가 존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물 시스템을 통해 삼국지에 등장하는 특정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들 특정 무기 역시 영웅과 마찬가지로 종류는 다양하되 수량은 각 서버마다 단 한 개씩으로 한정되어 있다. 또한 유명 영웅으로 변신한 게이머가 유물까지 손에 넣게 될 경우에는 장판교의 장비마냥 몬스터들을 쓰러트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삼국지천의 특징이다.
삼국지천이 게이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된 또 다른 이유로는 이 게임이 선보인 경험치 거래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MMORPG를 통틀어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삼국지천의 경험치 거래 시스템은 말 그대로 게이머가 자신의 캐릭터가 보유한 경험치를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시스템이다.
자신의 성장에만 사용되던 경험치를 거래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과감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대도 꽤나 높은 상황이다.

경험치 거래 시스템은 게이머가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경험치 중 거래에 사용할 경험치를 따로 설정해 두고, 이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물론, 거래에 사용할 경험치도 게이머가 사정에 맞춰서 자신의 레벨업에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꽤나 다양한 목적으로 경험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레벨이 낮은 게이머들은 고레벨 게이머들로부터 경험치를 구입해 보다 빠르게 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레벨이 높은 게이머들은 자신의 경험치를 팔아서 부족한 게임머니를 확보하거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게이머가 처한 상황과 용도에 맞춰서 게임 플레이 방식을 보다 다각화 할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삼국지천의 경험치 거래 시스템에 기대를 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두고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면 게임 캐릭터 자체가 아이템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를 표하는 게이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러한 위험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삼국지천의 경험치 거래 시스템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악용되지 않도록 한빛소프트 측에서 운영의 묘를 선보인다면, 경험치 거래 시스템은 게이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는 콘텐츠이다.
또한 앞으로 실시된 공개서비스에서는 삼국지의 유명 전투인 황건적의 난, 오장원 전투, 적벽대전 등을 인스턴스 던전에 접목한 게임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삼국지천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개선되야 할 사항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전 공개서비스 초기에 문제가 됐던 서버 렉 현상과 게임의 그래픽이 그것이다.
비록 재빠른 조치를 통해 상황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게임에 렉을 호소하는 게이머들의 수가 적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점은 게임의 콘텐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렇기에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개선 속도가 느리다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런 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공론화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그래픽에 대한 지적은 개발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삼국지천의 전체적인 그래픽 수준은 크게 나쁜 편이 아니다. 그동안 등장한 국산 MMORPG의 그래픽 수준과 비교한다면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게임의 그래픽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테라의 등장 이후로 MMORPG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게임 그래픽에 기대하는 수준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의 색감이 화사함보다는 조금은 탁한 느낌을 전해준다는 것 역시 게이머들이 이러한 느낌을 받게 하는 이유이다.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시기적인 문제와 색감의 문제라고 봐야 하겠지만,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삼국지천은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새로운 느낌을 전해주는 게임이다. 게임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콘텐츠와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삼국지천의 콘텐츠가 주는 새로운 느낌은 삼국지라는 소재가 익숙하다 못해 질린 게이머들도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월 22일, 삼국지천이 선보일 새로운 삼국지의 세계를 기대해보자.